X선 천문학 및 고에너지 천체 관측을 위해 발사된 나사의 Nuclear Spectroscopic Telescope Array (NuSTAR) 우주 망원경이 블랙홀에서 매우 드물게 보이는 현상인 밝은 섬광을 확인했습니다. 블랙홀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무엇이든지 빨아들이는 검은 구멍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강한 에너지를 방출한다고 하면 처음 듣는 분들은 이해가 어려우실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블랙홀은 많은 물질을 내뿜을 수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블랙홀 자체라기 보단 주변 물질이 뿜어져 나오는 것인데 이부분은 이전에 여러번 설명했기 때문에 설명을 생략합니다. (이전 포스트 참조 http://jjy0501.blogspot.kr/2013/01/139.html )
아무튼 나사의 NuSTAR ( http://jjy0501.blogspot.kr/2012/07/95-x-nustar.html 참조) 가 이번에 발견한 현상을 코로나 (corona) 라고 부르는 것으로써 은하 중심의 거대 질량 블랙홀 (supermassive black hole) 에서 드물게 관측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캠브리지 천문학 연구소의 마이클 파커 (Michael Parker of the Institute of Astronomy in Cambridge, United Kingdom) 와 그의 동료들은 NuSTAR 의 데이터를 이용해서 마카리안 335 (Markarian 335.) 라는 거대 질량 블랙홀에서 이 현상을 찾아냈습니다.
(블랙홀과 코로나의 컨셉 아트. The regions around supermassive black holes shine brightly in X-rays. Some of this radiation comes from a surrounding disk, and most comes from the corona, pictured here in this artist's concept as the white light at the base of a jet. This is one of a few possible shapes predicted for coronas.
Image Credit: NASA/JPL-Caltech)
블랙홀의 코로나는 현재까지 잘 규명되지 않은 현상입니다. 위의 개념도 역시 몇가지 가능한 모습 가운데 하나를 그린 것에 불과합니다. 코로나는 블랙홀 주변에 위치하는 고밀도 고에너지 물질로 고온의 물질이 내놓는 X 선을 내놓기 때문에 관측이 가능합니다. 캠브리지 대학의 연구팀은 이 코로나가 강력한 X 선을 내놓으면서 블랙홀 안으로 빨려가는 극적인 장면을 목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블랙홀 안쪽으로 빨려가는 코로나는 강력한 중력에 의해 압축되면서 더 강력한 X 선을 내놓겠지만 점차 사상의 지평면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코로나에서 내놓는 모든 파장의 에너지 (가시광선은 물론 X 선까지) 결국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게 됩니다. 그 마지막 단말마 같은 빛의 비명은 극단적으로 길어지는 파장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는데 이 현상이 매우 세밀하게 관측된 것입니다.
(NuSTAR 가 관측한 X 선 의 번짐 (blur) 현상. This plot of data captured by NASA's Nuclear Spectroscopic Telescope Array, or NuSTAR, shows X-ray light streaming from regions near a supermassive black hole known as Markarian 335.
Image Credit: NASA/JPL-Caltech/Institute for Astronomy, Cambridge)
사실 현재의 기술로 블랙홀 주변의 사상의 지평면 (빛 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의 내부 안쪽) 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세밀하게 관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간접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단서를 제공합니다. Mrk 335 은하는 지구에서 무려 3억 2400 만 광년 떨어져 있지만 태양 지름의 30 배에 불과한 지역에 태양 질량의 1000 만배의 질량이 뭉친 것 같은 거대한 은하 중심 블랙홀이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관측하기에 오히려 용이합니다.
NuSTAR 는 3 에서 79 KeV 에너지 영역에서 이 현상을 관측했는데 아마도 블랙홀의 코로나에서 나오는 빛은 중력에 의해 블랙홀 주변의 고속으로 회전하는 강착 원반 주변으로 끌려와 이 부분을 더 밝게 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마치 손전등으로 블랙홀 주위를 비추는 것 같이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제일 위의 개념도 참조. 블랙홀 주변의 강착 원반이 더 밝게 묘사됨.)
현재까지 블랙홀 주변을 직접 관측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관측 기기들의 도움과 과학의 진보에 힘입어 점차 그 미스테리들이 하나씩 밝혀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무튼 블랙홀 주변이 검기는 커녕 밝게 빛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꽤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참고
http://www.nasa.gov/press/2014/august/nasas-nustar-sees-rare-blurring-of-black-hole-light/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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