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오래하면서 느끼는 것은 저 역시 이런 저런 실수를 저지른다는 것입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물론 오타입니다. 매일 수많은 오타를 양산하고 있는데 혼자서 많은 양의 포스트를 작성하고 시간에 쫓기면서 쓰다 보니 매번 흔하게 오타가 발견됩니다. 스스로 발견한 오타는 수정하기도 하고 여러 친절하신 분들이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열심히 수정해서 교정을 해오고 있습니다.
오타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내용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부분적인 내용에서 문제가 있다면 포스트 내용을 일부 수정하는 선에서 대응을 했는데 이 역시 스스로 발견하게 되는 경우들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친절한 지적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가능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이보다 더 드문 빈도지만 내용상의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경우들도 발견됩니다. 이 경우 포스트를 완전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번 역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겠는데 내용 자체를 완전히 삭제하고 다시 작성하는 것도 물론 방법이지만 구독하시는 분들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내용의 정정 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1 년전 2 년전 포스트를 수정했다고 그걸 다시 보시는 분은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그렇게 수정된 내용들이 있는데 보신 그 포스트를 다시 보신 분들은 많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최신 포스트가 많이 읽히는 점을 생각하면 정정된 내용을 알리기 위해서는 새 포스트를 작성하는게 더 바람직한 방법 같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사실의 전달이라는 블로그의 성향을 고려하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방식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신문이나 뉴스의 정정 기사 처럼 정정 포스트를 작성할 계획입니다. 신문과 다른 점이라면 짤막한 정정 보도가 아니라 정정하려는 포스트와 맞먹을 만큼 긴 내용이 된다는 점이겠죠.
여기까지 서론이고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지난 2014 년 7월 26일 작성한 "주행거리 600 km, 912 마력 전기 슈퍼카 콴트 e-Sportlimousine" 라는 제목의 포스트에서 구글 분점에 아래와 같은 질문글이 등록되었습니다.
사실 진작에 확인을 했어야 하는데 요즘 정신이 없이 바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결혼하고 새살림을 장만하는데다 여러가지 일도 많이 해서 ... )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죄송합니다. 아무튼 질문의 요지는 나노 플루셀 (nanoFLOWCELL) 이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인 점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지만 이것이 포스트에 있는 것처럼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 (VRFBㆍVanadium Redox Flow Battery) 인지는 확인을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뒤늦게 이 내용을 확인 한 후 다시 구글링을 통해서 문헌 검색을 해보니 역시 출처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본래 인용했던 출처는 국내 사이트인 XX 나라 였는데 ( http://www.bodnara.co.kr/bbs/article.html?num=110461 참조) 이외에 다른 출처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만약 VRFB 를 사용한게 분명하다면 뭔가 좀 이상한 상황이었죠. 당시에는 이와 같은 의심은 하지 못했는데 추가적인 문헌 검색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일단 nanoFLOWCELL AG 홈페이지에는 구체적인 성분은 언급을 피한채 이것이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라는 점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콴트 e-Sportlimousine Credit : Nanoflow cell/Quant)
나노플로우셀의 주장에 의하면 이들이 개발한 플로우 배터리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에너지 저장 능력을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저장 능력은 5 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물론 석유에 비해서는 낮지만 아무튼 상당한 수준의 에너지 저장 밀도 입니다.
Designation/Unit | specific power W/kg | specific energy W/kg | Factor kW/kg compared to lead acid battery |
---|---|---|---|
Lead-acid | 100 | 30 | 1 |
Li-Ion | 300-4,000 | 120 | 4 |
Flow cell, Redox | 10 | 120 | 4 |
nanoFLOWCELL® | 6,000 | 600 | 20 |
Petrol, Diesel | depends on engine | 11,800 | 400 |
참고로 내연 기관은 에너지 효율이 20 - 30 % 수준인 반면 전기 자동차는 80 - 90% 수준에 달합니다. 콴트의 에너지 효율은 80% 에 달하기 때문에 배터리에 저장된 에너지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도 주행거리는 긴편입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저장밀도가 경유 대비 20 분의 1 인 플로우 배터리는 사실 같은 무게당 주행거리는 5 분의 1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죠. 콴트의 경우 600 km 의 주행 거리 확보를 위해 필요한 연료 탱크의 양은 200 리터라고 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이 나노플로우셀이 어떤 물질을 사용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습니다. gizmag 에 의하면 이 회사는 자사의 핵심 기술인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의 레시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핵심 기술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인지 일종의 베이퍼웨어 (Vaporware : 실제로는 개발 가능성이 희박하나 개발 단계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요란하게 광고하는 제품) 인지는 지금 단계에서 알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콴트 내부의 간단한 구조. Credit : Nanoflow cell/Quant)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 행사 )
(nanoFLOWCELL 에 대한 소개 영상.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을 사용했는지는 언급이 없음)
결론적으로 말해서 콴트가 VRFB 를 사용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만한 근거가 현재로써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물론 실제로 사용했을 수도 있고 해당 웹사이트에서 구한 정보가 옳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레퍼런스를 알기 힘들다는 점도 사실 같습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일단 이 전기 슈퍼카가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내용은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회사가 썼다는 플로우 배터리는 현재로써는 뭔지 확실치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전 포스트를 남겨둔채 정정 포스트를 쓰는 방식으로 대체합니다.
독자 분들에게는 혼란을 드려 죄송하지만 내친김에 이런 문제가 있는 부분을 정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정확한 정보의 전달이라는 블로그 주제에 걸맞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포스트들이 있으면 같은 방식을 사용해서 정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블로그 구독자분들에게 이해와 양해 말씀 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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