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산업화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해양 수은 오염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현재 전세계 해양의 수은 농도는 표층수를 기준으로 아마도 산업 시대 이전의 3 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 같다고 합니다. 수은은 해양 생명체는 물론이고 먹이 사슬을 통해 새와 포유류, 그리고 인간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해양 메틸 수은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해양 메틸 수은 오염과 우리의 미래 : http://jjy0501.blogspot.kr/2013/08/methylmercury-rising-in-the-future.html

 참치를 많이 먹으면 해롭다 ?  : ​http://jjy0501.blogspot.kr/2012/06/blog-post_2488.html


 수은은 본래 바닷물에도 소량 존재합니다.  하지만 산업 시대 이후 다양한 제품과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 광산에서 다량의 수은을 채취했을 뿐 아니라 석탄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매연에도 소량씩 포함되어 있어 이것들이 바다로 점차 흘러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앞서 포스트에서 설명했듯이 대형 어류의 경우 임산부와 소아에서 섭취를 제한해야 할 만큼 메틸 수은의 농도가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들을 참조)   


 그런데 과연 바닷물에는 현재 산업시대 이전에 비해서 얼마나 많은 수은이 녹아 있는 것일까요 ? 이에 대해서 우즈홀 해양 연구소 (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 (WHOI)), 라이트 대학 (Wright State University), Observatoire Midi-Pyréneés in France, 네덜란드 왕립 해양 연구소 (Royal Netherlands Institute for Sea Research) 의 다국적 연구자들은 대략 산업화 이전의 3 배에 달하는 수은이 바다에 녹아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화산 활동, 광산, 발전소, 기타 화석 연료에서 나오는 수은은 바다로 흘러들어간 후 먹이 사슬을 통해서 메틸 수은의 형태로 점점 축적됨.  ​This figure shows some common sources of mercury, the conversion to toxic methylmercury and the outline of EPA consumption recommendations for certain types of fish based on mercury levels. The original caption stated: "Mercury from coal fired power plants and other sources travels through the atmosphere and water. Some is changed to methylmercury, which can enter the food chain to be concentrated at each step on that chain. Large old predators like sharks and pike, or scavengers like halibut, hold the greatest concentrations of mercury. The mercury is particularly problematic during development, so these limits here are designed to protect women who might become pregnant and children 12 or younger." http://en.wikipedia.org/wiki/Mercury_in_fish#mediaviewer/File:MercuryFoodChain-01.png ) 


 지난 24 년간 수은에 대해서 연구해온 우즈홀 해양 연구소의 해양 화학자 칼 램보그 (WHOI marine chemist Carl Lamborg) 와 그의 동료들은 8 년에 걸친 12 회의 크루즈 샘플링을 통해서 데이터를 수집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실 수은 자체는 반드시 인간의 활동 뿐 만 아니라 암석의 침식, 화산 활동 같은 자연 현상에 의해서도 바다로 녹아들어가므로 정확히 얼마나 되는 수은이 산업화 이후 증가되었는지 알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염도와 온도에 의해서 깊은 바다의 물질 순환은 표층수와 다른 점도 골치거리였습니다.   


 연구팀은 수은과 거의 비슷한 경로로 순환되는 인 (phosphate) 의 농도를 같이 조사해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들은 1000 미터 이하 수심에 있는 인의 농도를 측정해 (이 수심에 있는 인의 농도는 대기나 인간 활동에 의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함) 수은과의 농도비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수은은 순환은 바닷물의 순환 (global ocean circulation) 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나 이 중에서 얼만큼의 수은이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인지 알아내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이미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으면서 인간의 활동에 의해 막대하게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참고하므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합니다. 복잡한 모델링과 방법을 동원해 추정한 결과는 상당히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바다로 흘러들어간 수은의 총량은 대략 6 만에서 8 만톤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바다 전체로 보면 수은 함량의 10% 정도에 해당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물질 교환이 잘 일어나지 않는 심층 해양수를 제외하고 생각하면 표층의 오염은 매우 심해서 100 미터 이내 수심 바다에서는 산업화 이후 수은 농도가 무려 3 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즉 2/3 이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오염) 우리가 주로 섭취하는 어패류의 대부분이 이 수심에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결과입니다.  


 한가지 더 우려스러운 점은 수은 오염이 최근에 더 심해졌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의 추정에 의하면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앞으로 50 년간 추가될 수은의 양이 지난 150 년간 추가된 양과 비슷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주장이 맞다면 해양 수은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공조가 시급하다고 하겠습니다.  


 메틸 수은은 지난 1956 년 일본에서 미나마타병으로 유명세를 탄 중금속입니다. 하지만 이후 수은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져 수은 중독은 매우 특수한 산업재해 정도로만 일반인들에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양에서의 메틸 수은의 증가로 인해 임산부와 소아에서 일부 대형 어류의 섭취를 제한해야 할 만큼 바다가 오염되었습니다. 미래의 안전한 바다 먹거리와 해양 생태계를 위해서 지금 행동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연구는 네이처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 재단 (National Science Foundation (NSF)) 의 지원을 받은 연구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