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262 - 태양계 최대의 화산 폭발



 현재 태양계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활동이 일어나는 천체는 바로 목성의 위성인 이오 (Io) 입니다. 이오는 목성에서 42 만 km 에 불과한 거리를 1.77 일 정도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데 이는 지구 - 달 사이 거리와 비슷하지만 목성의 크기를 생각하면 목성에 붙어서 공전하는 수준으로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목성의 강력한 중력 때문에 이오의 내부에는 그 조석력에 의한 강한 조석열 (tidal heat) 이 생기는데 이는 3600 km 지름의 위성 내부를 녹여 활발한 화산 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화산으로 뒤덮힌 이오의 사진. 갈릴레오 우주선이 촬영한 것. NASA's Galileo spacecraft acquired its highest resolution images of Jupiter's moon Io on 3 July 1999 during its closest pass to Io since orbit insertion in late 1995. This color mosaic uses the near-infrared, green and violet filters (slightly more than the visible range) of the spacecraft's camera and approximates what the human eye would see. Most of Io's surface has pastel colors, punctuated by black, brown, green, orange, and red units near the active volcanic centers. Credit : NASA / JPL / University of Arizona)


 이오의 화산은 그 강력함에서 지구의 화산을 능가합니다. 이오의 화산 가운데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더 큰 것도 존재하는데 한번 분출하면 그 거대한 기둥이 이오의 낮은 중력 때문에 수백 km 까지 치솟아 오르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그리고 이런 활발한 화산활동 때문에 대기나 물의 존재 없이도 이오의 표면은 항상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2013 년 8월, 천문학자들은 이오를 관측하다가 놀라운 것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이 때까지 본적이 없을 만큼 강력한 화산 폭발이었습니다. 이 폭발은 지상의 망원경에서 관측했을 때 이오의 밝기가 변할 만큼 큰 폭발이었습니다. 이를 관측한 천문학자들은 이 화산 폭발이 지금까지 인간이 관측한 것 가운데 가장 강력한 화산 폭발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2013 년 8월 이오에서 목격된 화산 활동. 이오의 지름이 3630 km 정도인 점을 참조.  Jupiter’s moon Io saw three massive volcanic eruptions within a two-week period last August. This Aug. 29, 2013, outburst on Io was among the largest ever observed on the most volcanically active body in the solar system. The infrared was image taken by Gemini North telescope, courtesy of Katherine de Kleer, UC Berkeley. 

Image Credit: Katherine de Kleer/UC Berkeley/Gemini Observatory)


 캘리포니아 대학의 임케 드 파터 교수 (
Imke de Pater, professor and chair of astronom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는 1 년이나 2 년 간격으로 이오에서 큰 화산 폭발을 목격하곤 하지만 이번처럼 밝은 폭발은 처음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화산폭발은 실제로는 3 번의 대분출이 2 주간에 걸쳐 일어났는데 이 정도 대규모 폭발이 가능하다는 것은 이전에 이오의 화산활동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파터 교수의 동료이자 공저자인 화산학자 애슐리 데이비스 (
Ashley Davies, a volcanologist with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in Pasadena, California) 는 이 폭발이 짧은 시간만에 수십 입방마일의 용암을 분출해서 수백 평방 마일의 지역을 용암으로 뒤덮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3 번의 대분출 중 가장 강력한 분출은 2013 년 8 월 29일에 목격되었는데 그야말로 이오에 불의 커튼 (curtains of fire) 을 드리웠다고 하네요.


(2013 년 8월 중순부터 말까지 2 주간 관측된 이오의 화산 폭발. 
These images show Jupiter's moon Io obtained at different infrared wavelengths (in microns, μm, or millionths of a meter) with the W. M. Keck Observatory's 10-meter Keck II telescope on Aug. 15, 2013 (a-c), and the Gemini North telescope on Aug. 29, 2013 (d). The bar on the right of each image indicates the intensity of the infrared emission. Note that emissions from the large volcanic outbursts on Aug. 15 at Rarog and Heno Paterae have substantially faded by Aug. 29. A second bright spot is visible to the north of the Rarog and Heno eruptions in c and to the west of the outburst in d. This hot spot was identified as Loki Patera, a lava lake that appeared to be particularly active at the same time. Image courtesy of Imke de Pater and Katherine de Kleer. )


 지상의 대형 망원경인 10 m 구경 켁 망원경 관측결과는 (주로 적외선 영역에서 관측이 진행됨) 8월 15일 발생한 첫번째 대폭발이 라로그 파테라 (
Rarog Patera) 라는 칼데라 근처에서 발생했는데, 이 폭발로 인해 약 130 평방 킬로미터의 지역이 약 10 미터 두께의 용암으로 덮힌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연이어 발생한 두 번째 폭발은 헤노 파테라 (Heno Patera) 지역에서 약 310 평방 킬로 미터의 지역을 용암으로 뒤덮었습니다.


 마지막 폭발은 29일 발생했으며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이 폭발은 하와이의 제미니 노스 망원경 (
Gemini North telescope) 와 나사의 장비 (SpeX near-infrared spectrometer on NASA's nearby Infrared Telescope Facility (IRTF)) 를 이용해서 관측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놀라운 폭발 광경을 어쩔 수 없이 적외선 영역에서만 관측했는데 지구에서 관측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2011 년 발사되어 목성으로 우주를 항해하는 나사의 주노 (Juno) 가 목적지인 목성 궤도에 도달하는 것은 2016 년입니다. 만약 이 폭발이 주노가 있었던 시기에 발생했다면 태양계 최대의 폭발을 생생하게 관측할 수도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아마 그 시기가 되면 뭔가 또 놀라운 이벤트가 다시 있을 수 있겠죠. 항상 자연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니 말입니다.


 참고


  http://www.nasa.gov/jpl/news/jupiters-moon-io-20140804/index.html#.U-Lk0UBP0md

  http://en.wikipedia.org/wiki/Io_%28moon%29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