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쿨링 부분의 혁명? 레이저 쿨링 기술


(As they are cooled by the laser, the nanocrystals developed by the UW team emit a reddish-green "glow" that can be seen by the naked eye. Credit: Dennis Wise/University of Washington )​
 엔진, 냉장고, IT 기기를 비롯해서 여러 영역에서 냉각(Cooling)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효과적인 냉각 장치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기상 천외한 아이디어들이 있지만, 레이저를 이용한다는 아이디어는 사실 처음 들으면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보통은 열을 집중시켜 뭔가를 태우거나 녹이는데 사용되는게 레이저기 때문이죠.
 워싱턴 대학의 피터 파우자우스키 교수(Peter Pauzauskie, UW assistant professor of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가 이끄는 연구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물과 같은 일반적인 물질의 온도를 낮추는 연구를 저널 PNAS에 발표했습니다.
 이 신기술의 가장 놀라운 점은 레이저로 냉각을 한다는 것은 물론이고 아주 작은 지점에 냉각을 할 수 있는 포인트 쿨(point cool)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위의 사진 참조) 원하는 부위만 국소 냉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업 내용에 따라서 온도가 올라가는 부위가 다른 CPU나 GPU에 매우 효과적인 냉각 방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세포 단위의 정밀한 냉각을 통해서 생물학 연구 및 유전자 연구에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연구팀은 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는 적외선 영역 파장의 레이저를 연구했다고 합니다. (다만 표적에 부딪혀 산란되면 적녹색의 점처럼 빛나는 구조)
 가장 흥미로운 것은 과연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한지 인데, 연구팀의 설명으로는 흡수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특수한 파장으로 내놓는 구조의 적외선 레이저("...infrared laser light to excite a unique kind of glow that has slightly more energy than that amount of light absorbed")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물체에 흡수된 적외선 레이저는 다시 적녹색 파장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게끔 유도한다는 것인데 꽤 신선한 방식인 것 같습니다.


 이를 연구하면 만화에서 보는 것 같은 냉동 광선을 가능하게 할 것 같지만, 아직은 냉각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작습니다. 이 레이저는 나노크리스탈과 그 주변의 물을 냉각시키는 능력은 있지만, 사람이나 그보다 더 큰 물체를 한번에 얼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하네요. 하지만 이 정도로도 상당히 여러 분야에서 응용이 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레이저를 이용한 쿨링 기술은 완전히 새로 나온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최초 성공은 1995년 로스 앨라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에서 였는데, 당시는 특수한 진공 환경에서 매우 비싼 레이저를 사용해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합니다. 연구팀은 저렴한 레이저를 이용해서 물 같은 흔한 매질에서 이 작업을 가능케 했습니다.
 실용화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이걸로 CPU를 냉각할 수 있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획기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거대한 CPU와 GPU는 작업 프로세스에 따라 (예를 들어 다중코어를 사용하는지, 단일 코어를 사용하는지) 열이 나는 부위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저로 정밀하게 그 부위를 식힐 수 있다면 꽤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네요.
참고
Laser refrigeration of hydrothermal nanocrystals in physiological media,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www.pnas.org/cgi/doi/10.1073/pnas.1510418112                                        

  http://phys.org/news/2015-11-team-refrigerates-liquids-laser.html#jCp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