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447 - 명왕성의 얼음 화산




(명왕성의 라이트 산. The informally named feature Wright Mons, located south of Sputnik Planum on Pluto, is an unusual feature that's about 100 miles (160 kilometers) wide and 13,000 feet (4 kilometers) high.
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뉴호라이즌스가 명왕성에 도달한 후 4개월이 지난 지금 과학자들은 하나씩 들어오는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명왕성의 표면에 거대한 얼음화산이 적어도 2개 이상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처음 명왕성 표면에서 독특하게 생긴 산을 발견했을 때 이것이 화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사 에임즈 연구소의 올리버 화이트(Oliver White, New Horizons postdoctoral researcher at NASA's Ames Research Center in Moffett Field, California.)는 이렇게 수킬로미터 높이로 넓게 퍼진 산은 지구에서는 화산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만약 운석 충돌로 생긴 분화구와 산이라면 방패를 덮어놓은 것 같은 순상화산 형태를 이루지는 않습니다. 대신 움직임이 큰 용암이 흘러나와 산을 형성했다고 생각하면 이런 완만한 경사의 거대한 산을 형성된 이유를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다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얼음 화산인지 여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라이트 산과 피카드 산의 지형도. Scientists using New Horizons images of Pluto's surface to make 3-D topographic maps have discovered that two of Pluto’s mountains, informally named Wright Mons and Piccard Mons, could possibly be ice volcanoes. Click for hi-res version.
NASA/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Southwest Research Institute )


 나사의 과학자들은 뉴호라이즌스호가 보내온 데이터를 3D 입체 지형으로 만들어 비공식적으로 라이트 산(Wright Mons)과 피카드 산(Piccard Mons)이라고 명명된 두 개의 거대한 산의 구조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이 지형은 점성이 낮고 속도가 빠른 용암이 흘러나와 형성된 화산이라고 설명하면 생성 원인을 쉽게 설명가능했습니다. 


 물론 얼음 세상인 명왕성에서 화산이란 얼음 화산 (cryo volcanism)을 의미합니다. 이 얼음은 물, 암모니아, 메탄, 질소 등이 혼합된 것으로 끓는점이 낮은 메탄과 질소는 명왕성의 얼음 용암에서 폭발성이 강한 휘발성 성분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는 지구와 비교하면 꽤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현재 활화산에 해당하는 얼음 화산이 없어 직접적인 증명은 어렵습니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동시에 명왕성의 표면이 1000만년 이내의 매우 젊은 지형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명왕성의 크레이터 분포는 분명하게 이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레이터가 전혀 없는 새로운 지형은 명왕성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얼음 용암을 비롯해서 명왕성 표면에 형성된 빙하에 의해 지형이 계속 새롭게 변하는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절대 영도에 가까운 차가운 천체에 지구처럼 역동적인 지질활동이 생긴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인데, 아마도 카론과의 중력 상호 작용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명왕성 표면의 크레이터 분포  Locations of more than 1,000 craters mapped on Pluto by NASA’s New Horizons mission indicate a wide range of surface ages, which likely means Pluto has been geologically active throughout its history. Credit: NASA/JHUAPL/SwRI)


 그런데 명왕성의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지질학적으로 활발한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을 비롯해서 명왕성의 놀라운 지질학적 특징은 수많은 질문들을 낳고 있습니다. 


 진짜로 명왕성에 있는 거대한 산들이 얼음화산인지, 그리고 이 지질학적 현상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명왕성 아래에는 바다 같은 액체 상태의 물이 있는지 여부 등 여러 가지 질문들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에 잠시 왔다갔지만, 그 과학적 성과는 결코 작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