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ft, myxozoan spores from Kudoa iwatai. Each spore is approximately 10 micrometers in width. Right, the jellyfish Aurelia aurita (moon jelly). The bell is approximately 25 centimeters wide or 2,500 times larger than a myxozoan spore. Credit: Left photo: A. Diamant. Right photo: P, Cartwright )
생물학의 역사에서 종종 분류가 잘못되는 경우는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나중에서야 새로운 속이나 과로 분류된다거나 같은 동물의 유충을 별개의 종으로 잘못 알거나 혹은 아예 큰 집단 자체의 분류가 잘못되었던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하지만 캔자스 대학의 파울린 카트라이트 교수(Paulyn Cartwright, associate professor of ecology and evolutionary biology at KU )가 이끄는 연구팀의 발견은 이 중에서도 가장 기괴한 것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미세한 크기의 기생충인 점액포자충(myxozoan)이 유전자를 연구하던 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1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기생충이 사실은 해파리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전문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들은 자포동물(cnidarians)에 속했던 것입니다.
카트라이트 교수는 이를 동물 몸 구조의 극단적인 퇴화(extreme degeneration of an animal body plan)라고 이야기했는데, 진화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기생은 매우 흔한 생존 전략 가운데 하나입니다. 보통은 기생을 하는 동물은 매우 작은 무척추동물이나 세포 단위의 작은 생물체입니다. 이런 작은 동물들은 기생이라는 생존 전략을 통해 모든 동물의 체내에서 번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래는 그렇게 작지 않던 동물이 크기를 축소해서 이런 생존 전략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연구된 사례는 그 극단으로써 본래 해파리 같은 강장동물에 속했던 점액포자충이 세포 몇 개 수준까지 퇴화해 기생이라는 목적에 최적화된 형태로 변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몸의 크기를 줄이면서 필요없게된 DNA 도 대거 축소를 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의 DNA 염기쌍은 2,000만 개에 불과한데, 이는 평균적인 강장 동물이 적어도 3억개 이상의 염기쌍을 가진 것에 비해 상당히 축소된 것입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크기를 축소했음에도 버리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자포(nematocyst)가 그것으로 이 세포는 먹이를 찔러 독액 등을 주입하는 역할을 합니다. 놀랍게도 점액포자충은 아직 자포를 버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매우 놀라운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진화는 꼭 더 크고 복잡한 생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죠. 다만 모든 점액포자충이 실제로 강장동물인지는 앞으로 더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연구는 PNAS에 실렸습니다.
참고
Genomic insights into the evolutionary origin of Myxozoa within Cnidaria, PNAS,www.pnas.org/cgi/doi/10.1073/pnas.1511468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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