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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390 - 26년만에 깨어난 블랙홀




(Source : Oxford Science Blog)

 블랙홀 가운데 가장 잘 연구된 것은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들입니다. 일단 질량이 매우 큰데다 은하 중심이라는 찾기 쉬운 위치에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물질을 흡수하면서 강력한 제트를 방출하기 때문에 관측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랙홀 가운데는 초신성 폭발 이후 남은 잔해가 TOV 한계((Tolman–Oppenheimer–Volkoff limit) 이상의 질량을 가져서 만들어진 항성 질량 블랙홀도 존재합니다. 이런 블랙홀은 사실 단독으로 존재할 경우 거의 찾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진짜 검은 구멍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동반성이 있고 물질을 흡수하는 경우 그 존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는 블랙홀 - 동반성인  V404 Cyg은 천문학자들이 관측 가능한 항성 질량 블랙홀 가운데서 유명한 것입니다. 비록 7,800 광년이라는 거리가 아주 가까운 건 아니지만, 1989년 첫 발견 이후 과학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블랙홀입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대략 12배 정도 되는 블랙홀과 태양보다 약간 작은 동반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둘은 6.5일이라는 매우 짧은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데,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옴직한 구조이지만, 아마도 이전에 초신성 폭발등을 겪었을 점을 생각하면 설령 행성이 과거 있었다해도 지금은 사라졌을 것입니다.
​ V404 Cyg는 연구한 과학자들은 이 블랙홀이 수십년 주기로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일으킨다는 점을 알아냈습니다. 과거 기록을 다시 연구한 결과 사실은 1938년과 1956년에도 발견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신성(Nova)이라고만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 블랙홀이 26년간의 침묵을 깨고 다시 2015년 폭발적인 에너지 방출 증가(outburst)를 시작했습니다. 2015년 6월부터 전세계의 모든 망원경과 천문대가 이를 추적하기 위해 힘을 모았는데, 항성 질량 블랙홀의 드문 현상을 관측할 수 있는 일생의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천문학자들에게 이 현상은 1-2회 이상 겪기 어려운 드문 사건이었습니다.
 저질량 X선 동반성(low mass X-ray binaries (LMXBs))이라고 명명된 이 드문 조합은 2015년 중반 하늘에서 가장 밝은 X선 방출원이었습니다. 나사의 스위프트와 페르미, 그리고 유럽 우주국의 인테그랄 위성은 이를 집중 관측했고 지상의 전파 및 광학 망원경도 여기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비록 영화에서와 같이 웜홀 같은 현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천문학자들은 한 달에 걸쳐 100배 이상 밝아진 V404 Cyg를 상세하게 관측했습니다. 이는 역사상 가장 자세히 관측된 항성 질량 블랙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사실 어떤 이유로 해서 이 블랙홀이 수십년 주기로 밝게 빛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번 관측에서 이 블랙홀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제트를 뿜어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것이 갑자기 많은 물질을 흡수해서인지 아니면 한꺼번에 많은 물질을 분출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 빛나는 순간만큼은 블랙홀은 아주 밝은 천체입니다.
 비록 영화에서와는 달리 인간이 거주할 행성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항성 질량 블랙홀에 대한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이번 관측은 매우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과연 여기서 어떤 연구 결과들이 나오게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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