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초기 역사에서 기상 상태는 아마 지금과는 달랐을 것입니다. 달은 지금보다 훨씬 지구에 가까워서 조석 작용이 더 크게 일어나는 것은 물론 태양은 지금보다 어두워서 하늘은 덜 밝았을 것입니다. 대기 중에서는 산소는 별로 없고 이산화탄소가 많아서 그 온실효과로 인해 그렇게 춥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하늘은 맑았을까요? 아니면 금성처럼 극단적으로 흐렸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우 어렵습니다. 최근 세인트 앤드류 대학(University of St Andrews), 미국의 리즈대학, 메릴랜드 대학, 나사의 과학자들은 초기 지구의 하늘이 때때로 매우 흐렸다는 연구 내용을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24억년 전 지구 역사에서 매우 큰 이벤트인 GOE('Great Oxidation Event')이전의 고기후가 어땠는지를 연구했습니다. GOE는 지구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올라갔던 시기로 이전과는 다른 지금과 비슷한 산소가 풍부한 지구 대기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는 사건입니다.
이 시절의 대기 조성과 기후에 대한 단서는 이 시기 만들어진 퇴적층에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분석해서 고대 지구에 탄화수소가 풍부한 연무(hydrocarbon-rich "haze")가 있던 시기가 주기적으로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고대 지구 대기가 현재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대기처럼 뿌연 탄화수소가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주장이죠.
연구팀은 2억년에 달하는 시기에 걸쳐 형성된 퇴적층에서 이렇게 탄화수소가 풍부한 층들을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고대 지구에 번성했던 메탄 생성 미생물인 메테인 세균(methanogens)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이 주장이 옳다면 지구 초기의 대기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달리 매우 변화가 심하고 역동적이었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시기에도 지구에는 박테리아가 풍부한 생명이 넘치는 행성이었다는 것이죠. 따라서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산소 대신 이산화탄소나 메탄이 풍부한 대기를 발견한다고 해서 이것이 생명활동이 없다는 증거는 전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고대 지구의 상태를 연구한 것이지만, 이렇게 미래의 외계 생명체 탐사에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은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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