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399 - 은하계에서 가장 뜨거운 백색왜성



(Diagram of the Milky Way showing our Sun, the white dwarf, and the gas cloud relative to our neighbor galaxy, the Large Magellanic Cloud (adajcent to it the Small Magellanic Cloud). The white dwarf RX J0439.8-6809 and the gas cloud are between us and the Large Magellanic Cloud. Credit: Philipp Richter/University of Potsdam )


 튀빙겐 대학과 포츠담 대학(Universities of Tübingen and Potsdam)의 천문학자들이 우리 은하의 외곽에서 가장 뜨거운 백색왜성을 찾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백색왜성은 태양과 비슷한 주계열성이 적색거성 단계를 거쳐 가스를 잃고 핵연료가 더 이상 남지 않게 되었을 때 형성되는 것으로써 남은 핵연료 부산물 - 주로는 산소와 탄소 - 가 뭉쳐서 본래 밀도의 100만 배 수준으로 중력으로 압축되는 천체입니다.


 이전 포스트 참조 :  http://blog.naver.com/jjy0501/100129205482
                                
                       http://blog.naver.com/jjy0501/100129253151


 과거 포스트에서 설명했듯이 별의 중심부에 핵융합 반응이 진행하게 되면 점차 중심부에는 수소 대신 헬륨이 축적되게 됩니다. 이 헬륨도 적당한 열과 압력을 받으면 다시 핵융합 반응을 거쳐 더 무거운 원소인 탄소나 산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에는 태양 정도 질량으로는 어렵습니다. 결국 핵융합 반응이 멈추면 지금까지 중력에 의한 압축을 막아주던 힘이 사라지면서 남은 물질이 압축되 백색왜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본래 별의 중심부에 있던 열에너지는 그대로 백색왜성에 보존되게 됩니다. 압축으로 인해 크기가 작아지면서 표면 온도는 도리어 섭씨 수만도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이름은 백색왜성이지만, 막 생긴 백색왜성은 높은 표면온도 때문에 이름과는 달리 파란색으로 빛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태양이 백색왜성이 된 직후 표면 온도는 무려 18만K(켈빈, 이정도 온도에서는 섭씨 온도와 별 차이 없음)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20만K 이상의 고온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백색왜성은 무려 25만K의 고온으로 은하계 외곽의 헤일로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름은 RX J0439.8-6809인데 사실 발견된 것은 20년 전이었으나 지금까지 그 정체를 확실히 몰랐던 것입니다. 


 처음 과학자들은 이 백색왜성이 동반성에서 가스를 끌어당겨 표면에서 수소 핵융합 반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 이 백색왜성은 태양 질량의 5배 정도 되는 별에서 생성된 백색왜성으로 단순히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높은 온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생성시 표면온도는 40만K이고 현재는 조금 식어 25만K 입니다.


 백색왜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열을 잃게 됩니다. 다만 질량이 큰 반면 표면적은 매우 작아져서 열을 뺏기는데 시간이 오래걸릴 뿐입니다. 이 백색왜성도 핵융합으로 새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온도가 점차로 식게 될 것입니다.


 이번 관측에서 천문학자들은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더 발견했습니다. 자외선 영역 관측에서 이 백색왜성과 지구 사이에 있는 가스 구름의 존재가 확인된 것입니다.  RX J0439.8-6809는 우리에게서 초속 220km, 그 사이에 있는 가스 구름은 150km/s의 속도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백색왜성은 보통 죽은별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백색왜성이 되고 나서도 별은 이전보다 훨씬 희미하지만, 밝게 빛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백색왜성은 별의 또 다른 사후 세계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K. Werner et al. Analysis of HST/COS spectra of the bare C–O stellar core H1504+65 and a high-velocity twin in the Galactic halo, Astronomy & Astrophysics (2015). DOI: 10.1051/0004-6361/201527261

P. Richter et al. High-velocity gas toward the LMC resides in the Milky Way halo, Astronomy & Astrophysics (2015). DOI: 10.1051/0004-6361/201527451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