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448 - 타이탄의 거대 구름



(As winter sets in at Titan’s south pole, a cloud system called the south polar vortex (small, bright “button”) has been forming, as seen in this 2013 image.
Credits: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This 2012 close-up offers an early snapshot of the changes taking place at Titan’s south pole. Cassini’s camera spotted this impressive cloud hovering at an altitude of about 186 miles (300 kilometers). Cassini’s thermal infrared instrument has now detected a massive ice cloud below it.
Credits: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토성의 위성 타이탄은 태양계에서 가장 두꺼운 대기를 가진 천체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대기는 태양계의 다른 천체에서는 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현상을 일으킵니다. 즉 대기 중 탄화수소 분자가 서로 결합해서 더 복잡한 유기물을 만드는 것이죠. 물론 단순한 메탄이나 에탄 같은 액화천연가스  성분이 구름을 만드는 것 역시 매우 독특한 현상입니다.
 나사의 카시니 탐사선은 2004년 토성 도착 이후 타이탄의 모습을 계속해서 관측해왔습니다. 2012년 타이탄의 남반구, 특히 남극에서 가까운 지역에서는 거대한 구름의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카시니의 카메라가 포착한 거대한 소용돌이는 탄화수소 화합물과 질소 화합물이 응결되어 생긴 거대한 얼음 구름이었습니다.
 타이탄의 적도에서 따뜻해진 공기는 남반구로 내려오면서 온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높은 고도에 있던 대기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이 공기가 품고 있는 탄화수소와 질소 화합물은 온도가 내려가게 됩니다. 그러면 응결되는 것이죠. 이런 현상은 지구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탄에서 독특한 부분은 거대한 덩어리를 이뤄서 침강하면서 성층권 하부에 스모그 같은 구름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2012년 카시니는 타이탄의 남반구에서 거대한 구름 덩어리를 발견했는데, 그 고도는 무려 300km 였습니다. 2013년 다시 나타난 구름은 200km의 높이에 형성되었습니다. 현재까지 태양계의 천체 가운데서 이런 독특한 거대 구름을 형성하는 천체는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나사의 과학자들은 이 구름이 영하 150도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독특한 구성 성분이 메탄과 다른 탄화수소, 질소화합물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독특한 성분이 구름의 특이한 모습과 연관이 있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대기의 하강이 남반구에서 이런식으로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완전히 알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나사의 연구 책임자 스콧 에딩턴(Scott Edgington, Cassini deputy project scientist at NASA's Jet Propulsion Laboratory (JPL))은 2017년 예정된 임무 종료시점까지 카시니가 타이탄의 대기의 모습을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불행히 타이탄의 한 계절의 길이가 7.5년에 달하기 때문에 현재 겨울인 남반구의 모습이 계절에 다라 어떻게 변하는지 알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계절이 바뀌면 북반구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인지 혹은 그냥 사라지는 것인지 알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카시니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탐사를 하면서 이제 연료가 거의 다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후에는 동력이 있어도 궤도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임무 수행이 어렵습니다. 그냥 놔둘 경우 토성의 위성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고 만에 하나라도 박테리아가 숨어 있는 경우 위성을 오염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물론 희박한 경우입니다) 나사는 안전하게 토성의 대기에 충돌시켜 태워버릴 예정입니다.
 그런데 카시니가 퇴역한 이후에는 한동안 토성과 그 위성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탐사할 우주선은 없습니다. 카시니의 후계 우주선은 아직 제작되지도 않았고 발사되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참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결국 언젠가는 인류가 다시 토성을 탐사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