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년 초 3 차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 이후 북한은 미국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대륙간 탄도탄 미사일 공격이라는 것은 단순히 로켓 발사만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라 대기권 재진입시 엄청난 마찰열을 이기고 정확히 목표한 지점에 떨어져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주위의 관측은 현 시점에서 재래식이든 핵이든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위협의 정도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한가지 주목을 받는 부분은 지난 3월 7일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이 '미국은 북한의 어떤 탄도 미사일 공격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라고 언급하면서 '지상 발사 요격 미사일 (GBI Ground Based Interceptor)' 의 성공을 언급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 (MD) 의 일부인 GMD (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의 요격 미사일인 GBI 는 최근 2013 년 1월 26 일 알래스카 기지에서 발사 실험에 성공한 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MD 나 GMD 가 목표로 하는 국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 언급은 미국이 장차 북한도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GBI 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포함한 대기권 외 및 고고도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만든 미사일 가운데 하나로 탄도 미사일을 중간 코스에서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GBI 는 3 단 고체 로켓에 EKV (Exoatmospheric Kill Vehicle : 대기권외 요격체) 를 탑재한 것으로 현재 개발이 완료된 단계라고는 할 수 없어서 사실 적의 탄도 미사일 공격을 성공적으로 저지할 능력을 현 시점에서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순조롭게 개발이 된다면 수년후에는 어느 정도 자신있게 이야기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GBI 및 EKV 의 개발은 이미 10 여년 전부터 시작이 되었으며 이는 GBR (Ground Based Radars 지상 레이더), UEWR (Upgraded Early Warning Radars 업그레이드 조기 경보 레이더), FBXB (Forward Based X-Band Radars. 이 레이더는 Sea based X band platform 등을 포함 ), BMC 3 (Battle Management Command, Control and Communications ) 같은 레이더, 사격 통제 시스템과 함께 작동해 미국 본토로 넘어오는 적의 탄도 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GBI 의 경우 3 단 고체 로켓으로 무게는 총 12.7 톤, 길이는 16.8 미터, 지름 1.27 미터 정도이며 최대 상승 한도는 2000 km 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각 단의 스펙은
1st stage: Alliant Tech Orion 50SXLG solid-fueled rocket; 441 kN (99000 lb)
2nd stage: Alliant Tech Orion 50XL solid-fueled rocket; 153 kN (34500 lb)
3rd stage: Alliant Tech Orion 38 solid-fueled rocket; 32 kN (7200 lb)
이며 마지막 탄두 부분은 EKV 라는 요격체가 탑재됩니다. 이 요격체는 아래 사진에서 처럼 특이하게 생겼는데 어차피 대기권외에서 요격을 하는 만큼 공기 저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생긴게 특징입니다. 무게 64 kg 에 길이 1.4 미터, 지름 0.6 미터 정도이며 속도는 거의 10 km/s 에 달할 만큼 빠릅니다. 이 EKV 만 액체 로켓입니다. EKV 는 목표물에 자동으로 충돌해서 파괴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일로에서 발사 준비 중인 GBI )
(발사 직후 GBI )
(GBI 와 EKV 의 개념도 )
(EKV 의 실제 모습 )
(Sea Based X band platform. 탄도 미사일을 추적하고 요격하기 위한 레이더 시스템의 일부 US Navy)
(2013 년 1월 26일 GBI 발사 영상 )
지난 10 년간의 실험에도 불구하고 아직 GBI 는 완전히 실전 배치 단계는 아닙니다. 일단 EKV 를 대기권 밖으로 보내는 일은 간단하지만 이 EKV 가 최고 10 km/s 라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면서 역시 대기권 밖에서 비슷한 속도로 반대 방향으로 날아오는 적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과정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0 년 1월과 12 월에 있었던 FTG - 06 및 FTG - 06A 실험은 결국 실패로 끝났는데 전자는 Sea based X band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후자는 표적 미사일의 이상으로 실험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2013 년 초에 있었던 GM CTV - 01 실험 (2013 년 1 월 26일) 에서는 정확히 EKV 가 목표한 궤도를 따라 미리 지정된 우주의 가상 목표에 정확히 도달했다고 합니다. 다만 실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한 실험은 아니었습니다.
GBI 는 2009 년 까지 알래스카 기지에 22 기,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3 기 정도 배치되었으며 현재는 30 기 가량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장 실전에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가동하기에는 다소 불완전한 상태로 볼 수 있는데 이는 물론 EKV 가 hit to kill 방식으로 적의 탄두 미사일을 정확히 요격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해 총알 보다 훨씬 빠른 물체 두개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날라와서 명중하는 정확도가 확보되야 하는 과정이라 이것이 간단치 않은 것입니다.
향후 개발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북한의 새로운 위협이 예산 삭감의 위험에 놓여있는 MD 를 살려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 현재 단계에서 미국이 직접적인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위협에 놓여 있다고 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앞으로 100%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은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점을 생각하면 미국의 MD 구축에 북한이 도움을 (?) 줄 수도 있습니다.
또 북한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강대국의 ICBM 에 대항하는 수단 (SLBM 도 마찬가지) 을 가진다면 미국의 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상대는 미국의 ICBM 공격을 방어할 수 없지만 반대로 미국은 상대의 ICBM 공격을 방어할 수 있다면 왜 유리한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 이점은 무시하기 힘들겠지만 문제는 이 MD 가 꽤 돈을 잡어먹는 다는 점이겠죠. GMD 하나만으로도 300 억 달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예산 삭감의 칼날을 피해가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GBI 를 완성시키는 것 이상으로 MDA (Missle Defense Agency. 미사일 방위청, 미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관장하는 부서) 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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