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삭 동물 (Hemichordata) 은 척삭 (notochord) 와 비슷한 구조와 아가미를 가진 동물로써 척추 동물아문을 포함한 척삭 동물문의 한 아문 (subphylum) 으로 여겨진 적도 있었으나 현재는 독립된 문 (Phylum) 으로 분류되는 동물입니다. 반삭이라는 이름은 거의 절반의 척삭이라는 의미입니다.
원시적인 척삭 처럼 보이는 머리에 짧은 구조물 때문에 반삭동물은 척삭 동물 진화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여겨져 많은 연구가 진행 되었는데 과학자들은 이들이 극피동물 (echinodermata) 와도 연관성이 있는 진화상의 고리 가운데 하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척삭 동물 진화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의미는 결국 척추 동물 진화에 중요한 단서가 있다는 의미이며 이 지렁이 처럼 생긴 바다 무척추 동물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이유입니다. (실제로는 우리 주변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벌레같은 생물체이지만)
(현재 존재하는 반삭동물문 장새강의 바다 동물인 Harrimania planktophilus . 몸길이 32 mm 정도의 관처럼 생긴 벌레인데 서구권에서는 스파게티 모양이라고 보는 모양. 왼쪽에 있는 것이 입. Two individuals of Harrimania planktophilus, a modern enteropneust (harrimaniid) worm. Proboscis to the left. Total length of a relaxed and uncoiled animal is approximately 32 mm. (Credit: C.B. Cameron, Université de Montréal.) )
이 반삭 동물은 익새강 (Pterobranchia) 과 장새강 (Enteropneusta) 의 2 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장새강이 주된 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장새강은 대략 3 억년전 화석이 가장 오래된 것이었으나 과학자들은 이론적으로 이보다 훨신 오래된 장새강의 화석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왔습니다.
이런 화석이야 말로 잃어버린 고리 (missing link) 라고 부를 수 있는 화석인데 최근 토론토 대학의 Jean-Bernard Caron (associate professor of Earth Sciences and Ecology & Evolutionary Biology at the University of Toronto and curator of invertebrate palaeontology at the Royal Ontario Museum ) 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이 발견한 화석은 장새강의 기원을 2 억년 정도 더 오래된 과거로 돌려놨습니다.
새로 발견된 Spartobranchus tenuis 라는 이 고대의 장새강의 화석은 그 구조가 현대의 장새강들과 비슷해서 이들의 진화가 꽤 이른 5 억년전에 이미 진행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생물은 캄브리아기 중기에 살았는데 아가미를 포함한 머리 부분이 매우 큰 형태로 고생대 바다의 진흙 바닥에서 유기물을 섭취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를 분석한 연구팀은 이들이 머리 부분을 일종의 닻처럼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Spartobranchus tenuis 의 복원도 Credit: C.B. Cameron, Université de Montréal. )
이번에 발견된 가장 큰 개체는 10 cm 정도 몸길이를 가지고 있었으며 현대의 장새강과 비슷한 크기의 튜브 모양 벌레 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이언스 데일리에서는 스파게티 처럼 생겼다고 했는데 그냥 봐서는 지렁이 같은 벌레로 보이네요.
아무튼 반삭 동물의 진화가 이미 캄브리아기 중기에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이들이 척색동물 (물론 인간의 조상을 포함한) 의 진화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가설이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내용은 Nature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 Jean-Bernard Caron, Simon Conway Morris, Christopher B. Cameron. Tubicolous enteropneusts from the Cambrian period. Nature, 2013; DOI: 10.1038/nature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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