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재정 추계위 (위원장 :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가 2013 년 3 월 28일 공식적으로 국민 연금의 3 차 장기 재정 예측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민 연금법 제 4 조에 의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국민연금 재정 건전성 평가와 발전적 방향 제시를 위해 매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실시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1 차 재정 계산은 2003 년, 2 차 재정 계산은 2008 년에 시행되었고 이번은 3 번째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관련 문서 확인 가능)
당초 급속한 고령화 및 기대 수명 증가, 저성장 등으로 인해 기금 고갈이 2차 재정 추계시의 2060 년 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출산율이 높아졌고 국민연금 가입율도 증가하는 추세라서 2차 예측과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국민연금 재정 추계위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출처 : 보건 복지부 )
이전 2차 재정 계산에서는 가입률을 82.8% 로 추정하고 재정 전망을 발표했지만 실제 2012 년까지 88.5% 의 높은 가입률을 보여 3차 재정 추계에서는 90% 가입률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해 계산이 이루어졌으며 출산율 역시 소폭 상승된 1.42 로 상향 조정한 것이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평균 수명 증가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 3차 재정 계산에서는 2050 년 남자 85.09 세, 여자 89.28 세로 기대 수명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와 같은 기대 수명 증가는 우리 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오래 살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반길만 하지만 고령화로 인한 여러가지 사회 문제도 같이 동반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고령화가 더 심화됨에도 불구하고 출산율과 가입률의 증가로 인해 기금 고갈 예측 시기는 이전과 동일하게 2060 년 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기금이 최고수준에 이르는 것은 이전과 동일한 2043 년으로 2561 조원의 기금 (2010 년 불변 가격 기준으로는 1084 조원) 이 쌓인 후 2044 년 부터는 적자 전환하여 2060 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15년 2천62만명으로 최고수준에 이르게 되며 이후에는 감소하고 (즉 돈 내는 사람이 감소) 2083년에는 1천100만명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노령연금 수급자 수는 2013년 266만명에서 계속 증가해 2063년 1천460만명으로 최대치에 이른 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향후 65세 이상 인구 중 노령연금 수급률은 2013년 29.0%에서 점차 늘어 2060년에는 78.6%에 달하게 되며, 장애연금과 유족연금까지 포함하면 206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의 91.3%가 어떤 형태로든 연금을 받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민연금이 1988 년 이후 거든 기금 운용의 평균 수익률은 연평균 6.69% 수준으로 다른 선진국과 비교시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주로 국민연금 관리 공단이 투자해서 손해 본 것을 크게 보도하기 때문에 의외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사실 기금 수익률은 지금까지는 좋은 편이며 절대 적자가 아닙니다. 하지만 향후 저금리 저성장이 고착화 된다면 과거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기는 합니다.
국민연금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전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빠른 노령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본 블로그에서 여러차례 이야기 한바 우리 나라는 2050 년 이후로는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국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현재 출산률의 극적인 증가가 없는 이상 이는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국민연금을 내는 사람은 적어지고 받는 사람은 많아져 기금 고갈은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현재 국민 연금은 엄밀하게 이야기 하면 내는 만큼 받는 적금 구조가 아니라 내는 것 보다 더 받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는 기대 수명이 점점 길어지기 때문에 노령기가 길어진 탓) 지금 받는 사람은 더 받아가도 나중에 내는 사람은 덜 받아갈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을 기금 방식으로 운용하는데 대해서 국민 연금 재정 추계위는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세금으로 노령 연금을 주는 방식은 현 시점에서는 본인 소득의 3% 수준이면 가능하지만 2045 년에는 15.5%, 2065 년에는 22.5% 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해 사실상 본래 조세 부담률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지금세대에 거둬서 나중에 주는 방식이 그나마 유지 가능한 방법이지만 문제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고령기 자체가 길어져 연금을 받는 기간 자체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다 저출산으로 보험료를 신규로 내는 사람이 적어지면 기금 고갈은 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 보험료를 올리든지 연금을 줄이든지 아니면 어느 시점에서 기금을 세금 처럼 부과하는 방식을 택해야 하는데 어느 쪽이든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계속해서 복지부나 국민 연금 관리 공단 측에서 현재 국민 연금 보험료율이 소득의 9% 수준으로 OECD 평균인 19.6% 에 비해서 낮다고 지적하는 것도 결국 미래의 보험료 인상을 고려한 포석으로 보이지만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료를 올린다고 할 경우 과연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지 의문스럽습니다. 이미 참여 정부때도 한번 크게 곤욕을 치룬 적이 있기 때문이죠.
보건 복지부는 2013 년 9월 까지 이 3 차 재정 추계를 바탕으로 국민 연금 종합 운용 계획을 만들어 10월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만약 여기서 여론이 좋지 않을 것 같은 대책 - 예를 들어 보험료 인상이나 지금 연령대를 높이는 방안, 연금을 줄이는 방안 - 이 포함된다면 다시 국민적인 불신과 반대 여론이 조성될 우려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연금 문제는 노령화와 연계해서 정말 해결이 쉽지 않은 한국의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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