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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없었다면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1.2C 낮았다?



(This graph shows observed global mean surface temperature (GMST) based on three datasets (black curves in degree C), and the new estimates of anthropogenic global warming (AGM). The simulated GMST change without considering tropical Pacific internal variability is plotted as reference (white curve with blue shading indicating the uncertainty). Credit: Nature Geoscience )​ 



 산업 시대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의 이제 거의 섭씨 1도 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이와 같은 온도 상승에서 자연적으로 설명 가능한 부분은 10-20% 이하이며 나머지는 인류가 배출한 온실 가스의 영향이라는 것이 과학계의 주도적인 이론입니다.


 이를 다시 검증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대학 스크립스 연구소 (Scripps Institution of Oceanography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와 도쿄 대학의 연구자들은 지난 1900년 이후의 지구 표면 온도 변화를 시뮬레이션해서 이를 인간에 의한 부분과 자연적인 변동에 의한 부분으로 나눠 설명했습니다.
 인류가 배출한 온실 가스 덕분에 복사 강제력이 커진 만큼 지구 기온이 오르는 현상은 소금을 더 넣으면 국이 짜게 되는 것과 같은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온실 가스를 대기 중으로 배출했으니 농도가 오를테고 그려면 지구 기온은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온이 계속 일정하게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구 기온을 결정하는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다, 이로 인한 자연적 변동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태평양의 엘니뇨와 라니냐는 잘 알려진 기후 변동을 일으킵니다.
 연구팀은 1998년부터 2014년 사이 있었던 온도 정체 역시 이런 자연적인 변동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습니다. 물론 이를 조절하는 큰 힘은 바다입니다. 이전에도 몇 차례 언급했듯이 바다는 많은 열을 저장할 수 있으며 해류의 순환에 따라 지구 기후에 주기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다가 지구 온난화를 저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고 다만 변동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인류의 영향을 제외했을 경우 자연적인 온도는 지금보다 섭씨 1.2 도 정도 낮을 수 있다고 지적한 점입니다. (" much higher anthropogenic warming of 1.2° C after correcting for the natural variability effect.")​ 연구팀은 온난화 정체 때문에 인간에 의한 온난화의 정도를 과소 평가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도 앞으로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더 좋은 기후 예측 모델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도 인간에 의한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일부 사람들은 자연적인 변동에 의한 것을 주장하지만, 이번 연구는 반대로 자연적인 변동에 의했다면 온도가 훨씬 낮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편리할 때 자연을 들먹이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은 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참고


  The tropical Pacific as a key pacemaker of the variable rates of global warming, Nature Geoscience,nature.com/articles/doi:10.1038/ngeo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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