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519 - 화성의 위성은 충돌의 흔적이다?




(Chronology of events that may have created Phobos and Deimos. Mars is struck by a protoplanet one-third its size (1). A debris disk forms within a few hours. The elementary building blocks of Phobos and Deimos (grains smaller than a micrometer) condense directly from gas in the outer part of the disk (2). The debris disk soon produces a moon near Mars that moves further away and propagates its two areas of dynamical influence like ripples (3), which over the course of a few thousand years causes the accretion of more dispersed debris into two small moons, Phobos and Deimos (4). Under the effect of the tidal pull of Mars, the large moon falls back to the planet within approximately five million years (5), while smaller Phobos and Deimos take up their current positions in the ensuing billions of years (6). Credit: Antony Trinh / Royal Observatory of Belgium)


 화성의 두 위성 - 포보스와 데이모스 - 는 태양계에서 가장 독특한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렇게 작은 위성 두 개만 거느린 행성이 없기도 하지만, 그 구성이 매우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위성의 생성 원인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화성 옆을 지나가던 소행성이 화성의 중력에 이끌려 우연이 위성이 되었다는 포획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적인 가설도 존재합니다. 지구 - 달과 비슷한 대충돌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으로 최근 두 독립적인 연구팀이 이를 지지하는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프랑스 국립 과학원(CNRS) 및 마르세이유 대학 (Aix-Marseille Universite)의 과학자들은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표면에서 나온 스펙트럼을 분석해서 그 구성이 소행성대의 다른 천체들과는 다소 다르다는 내용을 Astrophysical Journal 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구성 물질은 사실 화성을 구성한 원시 미행성과 유사하다고 합니다. 이는 포획설 대신 충돌설을 지지하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충돌설이 옳다면 왜 이렇게 작은 위성 두 개만 존재할까요. 충돌설이 유력한 이론인 지구 - 달이나 명왕성과 그 위성들의 경우 아주 큰 크기의 위성이 존재합니다.


 벨기에, 프랑스, 일본의 국제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그 이유를 규명했습니다. 이들은 화성의 1/3 정도 되는 크기의 천체가 화성이 형성된 후 1억년에서 8억년 사이 충돌하는 경우를 가정하여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충돌 직후 화성에 고리가 형성된 후 무거운 원소가 많은 안쪽의 고리와 가벼운 물질의 있는 외부 고리가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의 사진) 그런데 이후 안쪽 고리에서 형성된 큰 위성들은 결국 화성에 충돌하고 남은 위성은 외부 고리에서 형성된 포보스와 데이모스라는 주장입니다. 


(Artist's rendering of the giant collision that may have produced Phobos and Deimos along with the Borealis basin. The colliding body would have been approximately one-third the size of Mars. At the time, Mars was young, and perhaps had a thicker atmosphere and liquid water on its surface. Credit: Université Paris Diderot / Labex UnivEarthS)


 이 이론이 맞다면 화성은 초창기에 엄청난 충돌을 겪은 것이 됩니다. 따라서 충돌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이런 충돌이 있었는지 여부를 알아야할 것 것입니다. 이를 증명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로써는 충돌설이 더 우위에 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려워보이는데, 학계의 반응 역시 궁금하네요. 


 과학은 여러 가지 대립되는 가설이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합니다. 과연 어느 가설이 옳은지 언젠가 직접 포보스와 데이모스에 탐사선을 보내 이 비밀을 캐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1. Reconciling the orbital and physical properties of the martian moons, Thomas Ronnet, Pierre Vernazza, Olivier Mousis, Bastien Brugger, Pierre Beck, Bertrand Devouard, Olivier Witasse, Fabrice Cipriani. The Astrophysical Journal, in press.

2. Accretion of Phobos and Deimos in an extended debris disc stirred by transient moons, Pascal Rosenblatt, Sébastien Charnoz, Kevin M. Dunseath, Mariko Terao-Dunseath, Antony Trinh, Ryuki Hyodo, Hidenori Genda & Stéven Toupin. Nature Geoscience, 4 July 2016, nature.com/articles/doi:10.1038/ngeo2742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제한적인 효과만을 확인한 렘데시비르

   현재 렘데시비르는 인공 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 등 중증 코로나 19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공급이 부족해서 갑자가 중증 코로나 19 환자가 늘어날 경우 수급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경증이나 무증상은 당연히 치료가 필요없거나 대증 요법 정도) 사용한다는 것은 지금 당장에 급한 연구는 아니지만, 나중에 수급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낮아질 때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연구 결과입니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다아애나 브레이너드 박사 ( Dr. Diana Brainard of Gilead Sciences )는 병원에 입원이 필요했던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 584명을 렘데시비르 5일, 10일 투여 실험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으로 나눠 임상 경과, 사망 등 중요한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 대상자의 40% 이상은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이 있었으며 평균 연령은 57세였습니다.   연구 결과 대조군의 2%, 5일 투여군의 2%, 10일 투여군의 1%가 사망했으나 사망자 수가 4명, 3명, 2명 정도로 통계적 차이를 판단하기에는 사망자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5일 투여군에서 임상 경과가 다소 호전되는 것을 판단했으나 10일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차이를 검증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중등도 코로나 19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확실한 임상적 이득이 없었습니다.     5일 투여량만 해도 가격이 3120달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등도 환자에서 렘데시비르 투여는 설령 공급이 원활하다고 해도 적절한 치료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공급이 불안해 중증 환자 투여 물량 확보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번 연구는 렘데시비르보다 효과가 뛰어나면서 저렴한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필요성을 다시 보여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178Tb/s - 광섬유 통신 신기록 수립

  ( Lidia Galdino, lead researcher on the study. Credit: James Tye / UCL )  현재 가정에 들어오는 초고속 광통신은 10Gb/s 정도가 가장 빠른 편입니다. 그러나 사실 광섬유를 통해서 보낼 수 있는 정보량은 이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술 가운데서는 이미 1Tb/s 이상이 속도를 지닌 것들이 많아 미래에는 테라 인터넷 시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 가운데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UCL)의 리디아 갈디노( Lidia Galdino )가 이끄는 연구팀이 178Tb/s라는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입니다.   광섬유 통신을 위한 주파수는 4.5THz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신기술은 9THz 벽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연구팀은 16.8THz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주파수가 높을 수록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6.8THz의 주파수로도 178Tb/s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사실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Geometric Shaping (GS) 방식으로 레이저 신호의 페이즈, 밝기, 편광 수준을 조절해 여러 신호가 서로 간섭 없이 전달되게 만들어 이런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항상 그렇듯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특히 광섬유는 장거리 정보 전송이 가능해야 할 뿐 아니라 오류 없이 장시간 작동이 가능해야 합니다. 자꾸 에러가 생기거나 고장난다면 아무리 속도가 빨라도 무용지물입니다. 이 단계를 극복하고 경제성까지 갖춰 실용화 되는 경우는 사실 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Tb 급 대역폭을 지닌 광통신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테라바이트 급 정보도 순식간에 전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거 전화선을 이용한 56K 모뎀에서 지금의 광섬유 기반 초고속 인터넷이 온 것처럼 속도는 계속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19 감염 위험성이 큰 동물은?

  ( A new genomic study ranks the potential of the SARS-CoV-2 spike protein to bind to the ACE2 receptor site in 410 vertebrate animals. Old World primates and great apes, which have identical amino acids at the binding site as humans, are predicted to have a very high propensity for binding ACE2 and are likely susceptible to SARS-CoV-2 infection. Credit: Matt Verdolivo/UC Davis )    코로나 19를 일으키는  SARS-CoV-2는 사스 및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박쥐를 자연 숙주로 삼는 베타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입니다. 따라서 본래 박쥐에 살던 바이러스가 중간 단계를 거쳐 사람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SARS-CoV-2 역시 사람에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종을 넘어 다른 포유류나 조류, 혹은 척추동물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경로인 ACE2 수용체는 다른 척추동물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SARS-CoV-2와 ACE2 수용체의 결합 수준은 동물마다 큰 차이가 있어 감염 위험도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 (UC Davis)의 조안나 다마스 (Joana Damas)와 그 동료들은 410종의 척추동물에서 ACE2 수용체 유전자를 조사해 코로나 19 감염 위험도를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ACE2 수용체 전체가 아니라 25개의 아미노산 배열이 특히 결합력에 큰 영향을 미쳐 감염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연구 결과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사람과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 보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