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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말 오리주둥이 공룡의 성공 비결 - 이빨에 있었다?



(One of the most successful dinosaur plant-eaters, Parasaurolophus from the Late Cretaceous of North America, showing the skull, with long crest, the multiple rows of teeth, and body outline. Hadrosaurs were specialist feeders on confiers and other tough plants, and they were hugely diverse and abundant. Credit: School of Earth Sciences © University of Bristol)


 공룡은 중생대를 지배한 생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생대 마지막 시기인 백악기 후반부터는 이미 쇠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6,600만년 전 공룡에서 진화된 조류를 제외하고 나머지 종류는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6,600만년 전 소행성 혹은 혜성 충돌이 비조류 공룡 멸종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으나 이미 그 전에 공룡의 다양성이 감소된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오리주둥이 공룡 (하드로사우루스류)와 뿔공룡 (케타톱스류) 공룡은 사실 백악기 후반에도 그다지 다양성이 감소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하드로사우루스과에 속하는 공룡은 백악기 후반에 번영을 누렸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연구자들은 그 이유가 이 공룡의 이빨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백악기에 살았던 생물은 공룡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시기 다양한 식물이 진화했는데, 침엽수를 비롯한 속씨 식물이 다양하게 적응 방산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 하드로사우루스과 공룡의 이빨은 별다른 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이 공룡의 이빨 화석 및 분변화석 (coprolites, 배설물이 화석화된 것)을 조사해 이들이 본래 가지고 있던 이빨로도 침엽수를 아주 잘 먹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들은 사실 침엽수 전문가 (conifer specialists)로 단단한 가시와 잎을 지닌 식물을 쉽게 갈아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이 공룡이 예외적으로 마지막 순간에 번성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종종 공룡하면 시대의 변화에 맞게 진화하지 못해서 멸종되었다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지만, 사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 입니다. 수각류 공룡에서 진화된 조류가 현재도 번성하고 있고 일부 공룡들은 백악기 후반에도 꽤 번성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결국 사라진 것은 운이 나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인간을 비롯한 많은 동식물 역시 멸종의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을지 모릅니다. 


 참고 


'Dynamics of dental evolution in ornithopod dinosaurs' by Eddy Strickson, Albert Prieto-Márquez, Michael Benton, and Thomas L. Stubbs, Scientific Reports,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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