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impression of Oesia in the perforated tube that scientists believe it inhabited. Credit: Drawing by Marianne Collins)
지금으로부터 약 5억년 전인 캄브리아기에는 지금과 생김새는 많이 다르지만, 현생 동물문을 대표하는 대부분의 동물들이 등장했습니다. 당시의 기괴한 생물들은 그때까지 지구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생물상을 연출했고 이는 캄브리이기 대폭발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 시기 후구동물(deuterostomes, 척삭동물, 반삭동물, 극피동물 등을 포함하는 생물군으로 원구가 항문이 되고 입은 별도로 생기는 동물)은 이미 각각의 동물문으로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는데, 최근 척삭동물과 가까운 반삭동물 (hemichordates)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기묘한 생물은 처음에는 해조류로 잘못 분류되었던 것이었습니다.
오에시아(Oesia)라고 명명된 이 기이한 생물은 대략 5cm 정도의 몸길이를 가진 튜브처럼 생긴 반삭동물로 바다 밑바닥에서 살았습니다. (평균 53mm 길이에 10mm 지름) 기이한 부분은 바로 집을 짓고 살았다는 것인데, 마치 구멍이 뚤린 튜브를 연상하게 만드는 집입니다. 이 집은 오에시아 몸지름의 두 배 정도 되는 여유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에시아의 화석. Detail of the Oesia fossil remains in margaretia 'tube'. Credit: Karma Nanglu)
이를 발굴한 캐나다 및 영국의 고생물학자들은 이 생물이 주로 물속의 유기 영양분을 걸러 먹는 여과 섭식자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일단 집을 짓고 들어가면 오에시아 역시 나갈 길이 없었기 때문이죠. 여과 섭식은 아주 오래된 생존 기술 가운데 하나로 아마도 캄브리아기 이전에 등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을 보호할 집을 짓는 동물의 등장은 캄브리아기 시기에 등장합니다. 물론 같은 시기에 자신을 포식자에게서 방어할 딱딱한 껍질을 지닌 동물도 등장하죠. 이는 캄브리아기 포식 활동이 진화했고 이제 먹고 먹히는 경쟁이 일어나면서 오늘날 볼 수 있는 형태의 생태계가 등장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살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진화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자신을 보호할 집을 짓고 살았던 오에시아 역시 오늘날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서식지나 껍데기를 만드는 행동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괴하게 생기긴 했지만, 오에시아는 삶은 5억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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