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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15일 금요일

5천만년 전 극적인 탈출에 성공한 한 벌레 이야기



(This tiny insect, similar to a "walking stick," abandoned the mushroom it had probably been nibbling on and left its exoskeleton, or skin behind about 50 million years ago to avoid being entombed in this amber fossil. Credit: George Poinar, Jr., courtesy of Oregon State University)


 호박은 고생물학자들에게 타임 캡슐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 갇힌 곤충과 식물, 그리고 작은 동물의 화석은 좀처럼 다른 화석에서는 보기 어려운 완벽한 모습으로 보존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고생물학자들은 1억 년전 살았던 곤충과 식물의 미세구조까지 연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외도 있기 마련이죠. 


 보통 나무의 수지는 끈적거리는 액체이기 때문에 여기에 갇힌 곤충은 쉽게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그런데 최근 고생물학자들은 발트해 연안에서 발굴된 호박 속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오레곤 주립 대학의 호박 화석 전문가인 조지 포이너(George Poinar, Jr)와 그의 동료들에 의하면 이 호박 속에는 5천만 년 전 필사의 탈출에 성공한 곤충의 외골격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호박 속에는 아마도 설치류가 버섯을 갉아먹은 흔적으로 보이는 버섯 파편과 함께 작은 곤충 같은 생물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연구팀에 의하면 사실 이것은 표피일 뿐 실제 곤충은 아니라고 합니다. 곤충처럼 외골격을 지닌 동물은 몸이 자라기 위해서는 탈피를 통해 외골격을 벋고 새로운 외골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만큼 곤충의 허물 혹은 껍질이 발견되는 일은 사실 드물지 않습니다. 


 그런데 고생물학자들이 이 화석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오래전 벗은 표피가 아니라 바로 분리된 표피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필라멘트 같은 미세 구조가 모두 보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근거로 포이너는 이 곤충이 바로 표피를 벗고 탈출했다(It appears to have immediately jumped out of its skin and escaped)고 판단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5천만 년전 죽을 뻔한 곤충 한마리가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했던 셈입니다. 아마도 이 곤충은 탈피를 하기 직전 상황이었을 것이고 끈적끈적한 나무의 수지가 둘러쌓자 살기 위해 표피를 벗고 자유를 찾은 셈입니다. 


 이후 이 곤충의 운명이 어찌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한동안은 자유의 삶을 누렸을 것입니다. 물론 그래도 생자필멸의 숙명을 피할 순 없지만, 그래도 삶은 소중한 것이죠. 


 참고 


 George Poinar, A gilled mushroom, Gerontomyces lepidotus gen. et sp. nov. (Basidiomycota: Agaricales), in Baltic amber, Fungal Biology (2016). D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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