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sc-like fossils shown here are the preserved remains of holdfast structures used by the Ediacaran species Aspidella that went extinct about a million years after these individuals died and were preserved. Credit: Simon Darroch, Vanderbilt University)
(Conichnus burrows are trace fossils: the surface bumps represent vertical tubes that were originally occupied by anemone-like animals that may have fed on Ediacaran larvae. Credit: Simon Darrroch, Vanderbilt University)
(Shaanxilithes are odd, annulated and ribbon-like fossils that start showing up near the end of the Edicaran period. In this fossil they are wrapped around Aspidelia holdfasts. Credit: Simon Darroch, Vanderbilt University)
지구 생물체는 등장한 지 오랜 세월 동안 단세포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비록 수십 억년 동안 박테리아에서 진핵생물로의 진화는 이뤘지만, 지금같은 다세포 생물의 전성 시대를 연 것은 지금으로부터 6억 3,500만년 전에서 5억 4,200만년 전인 에디아카라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기묘하게 생간 동물군인 에디아카라 동물군이 바다 밑에서 번성했습니다.
에디아카라 동물군이 갑작스런 멸종을 겪은 후 등장한 것이 바로 캄브리아기 대폭발입니다. 캄브리아시기 첫 수천 만년 동안 현생 동물군의 대부분이 등장해 현재 지구 생물계의 기본을 이뤘습니다. 그런만큼 이 시기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에디아카라 동물군이 멸종하고 그 자리를 새로운 동물군이 채우던 시기에 지구에는 운석 충돌이나 화산 활동, 빙하기 등 특별한 이변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따라서 에디아카라 동물군의 대멸종은 뭔가 다른 이유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유력한 가설 가운데 하나는 바로 새로운 동물군의 출현입니다.
에디아카라 동물군 화석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살아있을 때 뜯어먹힌 흔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바다밑에서 움직인 흔적도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시 동물들은 산호처럼 햇빛을 받거나 혹은 여과 섭식을 통해서 먹이를 섭취하는 수동적인 동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움직이고 포식활동을 하는 동물이 등장한다면 순식간에 생태계는 뒤바뀔 것입니다.
밴더빌트 대학의 사이먼 다로치(Simon Darroch) 교수와 그 동료들은 최근 나미비아에서 발견된 새로운 지층에서 이 전이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단서를 얻었습니다 (사진) 그에 의하면 이 환경을 바꾼 것은 생태학적 엔지니어 (ecological engineer)들이었습니다. 즉 생태계가 바뀌면서 에디아카라 동물군이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죠.
새롭게 등장한 생물체들은 초기부터 크고 날카로운 이빨이나 부속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포식활동이라는 새로운 생존 기술과 일생 중 잠시라도 이동이 가능한 능력을 지녀 기존의 생태계를 바꿔 나갔습니다.
예를 들어 말미잘 (sea anemone) 같은 생물은 겉보기로는 무서운 포식자는 아니지만, 에디아카라 동물군의 유충을 잡아먹을 수 있는 능력은 이미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평화롭던 에디아카라 낙원에 큰 변화를 몰고 왔을 것입니다. 새로 발견된 화석들은 이런 초기의 변화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동물계는 머지 않아 날카로운 이빨, 이동, 단단한 껍질, 눈 같은 새로운 방식을 진화시킨 동물의 등장으로 인해 영원히 바뀌게 됩니다. 덕분에 낙원 같은 환경에서는 멀어졌지만, 이로 인해 우리 인간과 같은 복잡한 동물의 탄생이 가능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첫번째 대멸종은 진화 그 자체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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