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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말 급격한 온도 상승이 영구 동토를 녹였다



(When frozen land thaws, the loss of ice in the soil creates landscapes that can be easily eroded. “This study suggests that similar processes occurred during past warming events with important implications for the land-to-ocean permafrost carbon fluxes,” says lead author Tommaso Tesi. Credit: Tesi, et al. 2016)


 북극권 주변의 영구 동토에는 막대한 양의 식물과 동물 사체가 낮은 온도로 냉장 보관되어 있습니다. 낮은 온도로 보존 중인 유기물이 만약 분해될 경우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한데, 이런 점 때문에 영구 동토의 온실 가스 배출은 과학자들의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최근에만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지구 역사상 여러 차례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자들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빙하기말 있었던 영구 동토의 온실 가스 배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시베리아를 흐르는 레나 강 (Lena River)과 그 하류에 있는 북극해의 침전물을 조사해 마지막 빙하기 말 있었던 영구 동토의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빙핵 연구 결과는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90ppm에서 270ppm으로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이산화탄소의 상당량이 바로 영구 동토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구 동토층 위에 있는 토양은 겨울에는 얼어붙지만, 여름에는 일부 녹게 되는데 이 활성화층 (active layer)가 지난 빙하기말 깊어지면서 방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양성 되먹임 (positive feedback) 효과를 가져와 다시 기온을 올려 이산화탄소 배출을 더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것이 비교적 작은 궤도와 자전축 변화로도 지구에 빙하기와 간빙기를 주기적으로 불러일으키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사실 빙하기와 간빙기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의 차이는 크지 않은데 비해 온도 차이가 큰 것은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연구팀은 해양 침전물 시추 샘플의 동위 원소 비교를 통해 이와 같은 피드백 효과가 당시 급격한 온난화의 원동력 가운데 하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현재 진행되는 온난화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현재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의 영구 동토는 점차 녹는 깊이가 깊어지고 있으며 더 많은 유기물이 분해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과거 빙하기말과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참고 


T. Tesi et al. Massive remobilization of permafrost carbon during post-glacial warming, Nature Communications (2016). DOI: 10.1038/ncomms1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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