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특히 장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공생하는 박테리아 정도로 생각했으나 최근에는 이들이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인체의 내분비 및 대사 과정에 영향을 주어 당뇨나 비만, 심혈관 질환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사실을 그대로 의료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지닌 장내 세균이 다를 뿐 아니라 각각의 상호작용의 기전이 다 밝혀지지 않아서 특정 유산균이나 유제품, 프로바오틱스를 먹는다고 해서 이것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과는 상관없이 광고는 넘치고 있지만 말이죠.
루벤 대학의 루바인 약물 연구소 (Louvain Drug Research Institute of the University of Leuven) 및 와게닝겐 대학과 헬싱키 대학 (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 and the University of Helsinki)의 연구자들은 저널 네이처 메디슨에 장내 미생물이 당뇨 및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연구한 것은 아커만시아 Akkermansia muciniphila 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장내 미생물로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당뇨와 비만의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세균입니다. 연구팀을 이 세균을 섭씨 70도까지 가열해서 비활성화 상태로 만든 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세균이 정상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이 세균이 장내 염증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Amuc_1100* 을 세포막에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이는 정제한 세포막 단백질을 투여한 실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따라서 세균이 비활성화 상태이거나 혹은 죽은 상태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죠. 이는 앞으로 당뇨 및 비만 치료에 가능한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장내 세균은 앞으로 의료 부분에서 활용될 수 있는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살아왔지만, 이제서야 우리는 그들의 진짜 가치를 알아본 셈입니다.
참고
Hubert Plovier et al. A purified membrane protein from Akkermansia muciniphila or the pasteurized bacterium improves metabolism in obese and diabetic mice, Nature Medicine (2016). DOI: 10.1038/nm.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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