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 University of Washington experiment, players were able to navigate through virtual mazes without ever actually looking at them, guided instead by direct brain stimulation(Credit: University of Washington))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게임이나 영화에서는 완벽한 가상 현실 속에서 직접 게임에 들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매트릭스가 있죠. 아직 이 수준은 아니지만, 과학자들은 비교적 단순한 형태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CI)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매트릭스를 현실화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고 사지가 마비되거나 혹은 시력과 청력을 잃은 환자를 위한 것입니다.
워싱턴 대학의 연구자들은 5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자기장 이용해 뇌를 자극하는 장치인 경두개 자기 자극술(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을 이용해 간단한 미로 게임을 수행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화면을 보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는데, 이 게임에서는 앞으로 가거나 아래로 내려가는 두 가지 동작만을 할 수 있습니다. 미로는 단순하지만 매우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참가자는 미로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입니다.
참가자에게 정보를 주는 것은 바로 자기장에 의해 형성된 자극입니다. 안내섬광 (phosphene)과 비슷한 자극을 주는 것인데, 이는 안구를 누를 때 나타나는 불빛 같은 자극을 의미합니다. 실제로는 보이는 것이 없지만 번쩍거리는 자극이 나타나는 것이죠. 연구 결과 자기장으로 정보를 제공할 때 참가자들이 92% 정도 더 빨리 미로를 빠져나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영상)
물론 이 연구는 뇌를 직접 자극해서 게임을 더 수월하게 진행하는 컨트롤러를 만들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닙니다. 기대되는 응용은 시력 혹은 청력을 손실한 환자를 위한 비침습적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입니다. 예를 들어 시력을 잃은 환자에게 섬광의 형태로 장애물이나 위험을 경고할수도 있고 반대로 청력을 잃은 환자에서 큰 소음이나 자동차 경적 소리를 섬광의 형태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기술이 가상현실(VR)과 접목해서 더 현실적인 가상 현실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상 현실 및 증강현실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현재 같은 큰 크기의 장치를 소형화 시키지 않는 한 상용화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 더 연구를 진행해서 단순한 섬광 이외에 매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기기도 소형화 된다면 인간에게 여섯번째 감각을 부여하려는 연구팀의 목표도 가능해질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순간이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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