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ted GIF revealing trends in personal health spending in the US from 1997 to 2013. Credit: IHME)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는 미국의 의료비 지출 규모가 2013년에 2.1조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1996년의 1.2조 달러 대비 9000억 달러가 증가한 셈인데, GDP 및 인구 증가 대비 의료비 지출 증가 속도가 다소 빠른 점은 미국 뿐 아니라 모든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서 특별할 것은 없는 내용입니다.
다만 액수가 엄청난 데, 연구팀은 사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입하는 약품이나 개인이 지출하는 집계되지 않은 추가 비용이 대략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총 의료비 지출 규모는 실제로는 2.4조 달러입니다. 이는 WHO 통계인 GDP의 17%보다는 다소 낮은 편입니다. 물론 그래도 엄청난 비용이고 다른 나라 대비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에서도 평균 수명이 크게 증가하면서 인구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로 인해 점차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는 추세인 점은 여러 나라에서 공통된 추세입니다. 특히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는 드물게 국가 의료보험 시스템 대신 민간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비용을 통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 의료비가 비싼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연구는 워싱턴 대학의 보건 계량학 및 평가 연구소의 요셉 딜리만 교수 (Dr. Joseph Dieleman, lead author of the paper and Assistant Professor at the Institute for Health Metrics and Evaluation (IHME) at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가 이끈 것으로 1996년에서 2013년 사이 미국에서 지출된 의료비를 155개 질환별로 분석한 것입니다. 조사 기간 중 지출된 총 의료비는 30조 달러에 달했으며 전체 항목 가운데 1위는 당뇨였습니다. (아래는 순위)
1. Diabetes - $101.4 billion
2. Ischemic heart disease - $88.1 billion
3. Low back and neck pain - $87.6 billion
4. Hypertension - $83.9 billion
5. Injuries from falls - $76.3 billion
6. Depressive disorders - $71.1 billion
7. Oral-related problems - $66.4 billion
8. Vision and hearing problems - $59 billion
9. Skin-related problems, such as cellulitis and acne - $55.7 billion
10. Pregnancy and postpartum care - $55.6 billion
참고로 155개 질환으로 나눴을 때는 당뇨가 1위이지만, 질환군으로 봤을 때는 심혈관 질환이 2311억 달러로 1위입니다. 여기에는 허혈성 심장 질환 (IHD)이외에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포함됩니다. 암의 경우 여러 진단별로 나눠져서 전체 순위는 생각보다 높지 않은데, 모든 암에 지출되는 비용 역시 생각보다는 작아서 1154억 달러 입니다. 물론 전체 비중은 높지 않아도 연간 139조원에 해당하는 돈이 투입되는 셈이니 엄청난 규모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85세 이상 초고령 여성의 경우 연간 31,000달러, 남성의 경우 24,000달러의 의료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간병비가 물론 포함된 것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편안하게 장수하기 위해서는 돈이 좀 많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이기도 합니다. 미국도 점차 기대 수명이 증가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노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이로 인한 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미 미국에서 의료비 증가 문제는 심각한 사회 이슈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마바 케어를 둘러싼 논쟁 역시 그 연장 선상에서 볼 수 있죠.
한국의 경우 의료 종사자들의 불만이 많기는 하지만, 국가의 통제를 통해서 의료비 증가를 효과적으로 억제해왔습니다. 다만 노령화 추세는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의료비를 비롯한 노인 부양비용 증가가 역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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