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인간의 뇌를 서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 First Human Brain-To-Brain Interface)




 워싱턴 대학 (Univsersity of Washington) 의 연구자들이 아주 독특한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 실험이란 한 사람의 뇌의 전기적 신호를 분석한 후 다른 사람의 뇌를 컨트롤하는 것입니다. 진짜 SF 를 소재로한 만화나 영화에서 볼 것 같은 일이 워싱턴 대학의 연구팀에 의해 성공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워싱턴 대학의 라제쉬 라오 교수 (Rajesh Rao, UW professor of computer science and engineering) 는 그의 동료인 안드레아 스토코 교수 (Andrea Stocco,  UW research assistant professor in psychology at the UW's Institute for Learning & Brain Sciences) 와 함께 이 대담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기 앞서 대중에 공개했습니다. 


 이에 의하면 2013 년 8월 12일 라오 교수는 EEG (electroencephalogram) 를 기록하는 기계를 이용해 그의 뇌의 전기 활돌을 모니터링 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좌측에 있는 사람이 머리에 쓴 것 ) 그리고 워싱턴 대학 캠퍼스 다른 곳에 있는 스토코 교수는 이 신호를 받아 특정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 피질 (motor cortex) 를 직접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경두개 자기 자극 (TMS :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코일을 장착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우측 사람이 머리에 장치된 것 )  



(EEG 기록 장치를 머리에 쓴 라오 교수 (좌) 와 경두개 자기 자극 장치 (TMS) 를 머리에 장치한 스토코 교수 (우) 의 모습.     
University of Washington University of Washington researcher Rajesh Rao, left, plays a computer game with his mind. Across campus, researcher Andrea Stocco, right, wears a magnetic stimulation coil over the left motor cortex region of his brain. Stocco’s right index finger moved involuntarily to hit the “fire” button as part of the first human brain-to-brain interface demonstration. (Credit: Image courtesy of University of Washington))  
 
 EEG 는 쉽게 말해 뇌파를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것인지 쉽게 이해가 가능하겠지만 TMS 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간단히 TMS 를 설명하자면 전자기 유도 (electromagentic induction) 현상을 이용해서 두개골을 절개하는 등의 침습적인 방법 없이 신경세포의 탈분극 (depolarization) 을 유도하는 장치입니다.
 
 즉 뇌의 일부를 자극하는데 있어 실제 전기 자극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뇌의 외부에서 전자기 유도를 이용하는 방식이라고 하겠습니다. 대개 두개의 강력한 전자기 코일 (마치 8 자 모양으로 생김) 에 의해 유도된 전류는 1.5 - 2 cm 정도 범위를 투과해서 신경 세포의 탈분극을 유도합니다. 이를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repetitive TMS (rTMS) 는 2008 년 FDA 로 부터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우울증의 치료로 승인 받은 바 있으며 파킨슨 병이나 편두통 등 다른 뇌신경 질환의 치료에도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에서의 치료 목적 외에도 동물 및 인간에서 연구용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를 이용해 라오 교수는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 오른쪽 손가락을 움직이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카이프를 통해 연결된 스토코 교수는 (서로 간에 모습이나 소리는 전혀 들을 수 없는 떨어진 위치에 있었음) TMS 에 의한 자극으로 키보드에 발사 버튼을 눌렀습니다. 즉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뇌를 자극해서 움직이도록 한 것입니다. (동영상 참조)
 

(시연 영상)  
 
 사실 라오 교수는 10 년 전부터 뇌 - 컴퓨터 인터페이스 (Brain Computer Interface  BCI) 를 연구하고 있었으며 2011 년 부터 뇌- 뇌 인터페이스 (Brain - Brain Interface  BBI)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2013 년에는 듀크 대학의 연구자들이 두마리의 쥐의 뇌를 서로 연결하는 BBI 를 구현했고 하버드 대학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뇌와 쥐의 뇌를 연결하는 BBI 를 구현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 대학의 연구자들은 사람 - 사람 간 BBI 구현에 성공한 셈입니다.
 

(사람의 뇌와 쥐의 뇌간에 BBI 실험. 생각만으로 쥐의 꼬리를 움직이게 만든 연구로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이 2013 년 7월 31일 데몬스트레이션 함 )  
 

(듀크 대학 팀의 연구로 쥐와 쥐의 뇌 사이 BBI 를 구현. )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여러 가지 분야에 이 기술이 응용이 가능할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비행기 조정사가 조종을 할 수 없는 긴급 상황에 다른 사람을 컨트롤 하거나 하는 경우를 예를 들었는데 사실 흔히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려운 경우 입니다. 다만 일부에서 우려할 수 있듯이 다른 사람의 정신이나 행동을 그 사람의 의사에 반해서 조절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 지금 단계에서는 아주 단순한 행동 밖에 지시할 수 없긴 합니다.
 
 다음 연구 단계는 좀더 복잡한 행동을 지시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보다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 - 동물 뇌 인터페이스의 경우가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인간이 동물을 조작해서 정찰 수색 등의 임무에 투입하는 경우) 아무튼 SF 에서나 볼 법한 연구가 실제로 진행된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각 기동대가 생각나는 내용이네요.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