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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172 - 가장 낮은 질량의 외계 행성 이미지 촬영




 외계 행성을 찾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대부분은 중력의 영향에 의한 모항성의 흔들림이나 혹은 빛을 가리는 식현상 등 간접적인 현상을 관측하므로써 이뤄집니다. 하지만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속담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실제 외계 행성을 직접 촬영해서 이미지를 분석하는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행성은 모항성에 비해 너무 어둡기 때문에 이런 일은 서치 라이트 옆에 있는 반딧불을 포착하는 것 만큼 힘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몇 외계 행성의 모습을 직접 촬영하는데 성공하기도 했죠. ( http://jjy0501.blogspot.kr/2012/07/94.html  참조) 물론 이것은 행성이 충분히 크고 모항성에서 적당한 거리 (너무 가까우면 모항성의 빛에 가려 안보이고 너무 멀면 모항성의 빛을 반사시키지 못해 어두워서 안보임) 에 위치해 있는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가능했습니다. 아니면 해당 외계 행성의 표면 온도가 높아서 관측이 가능한 특별한 경우였죠.  


 최근 국제 천문학자팀이 하와이에 위치한 스바루 망원경 (Subaru Telescope in Hawaii) 을 이용해 지금까지 직접 촬영된 것 가운데 가장 작은 외계 행성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고 했습니다. 이들이 관측한 것은 태양에서 59 광년 떨어진 GJ 504 (59 Virginis) 이라는 G type (황색 왜성) 별 주위를 도는 GJ 504b 입니다. GJ 504 는 태양과 비슷한 별로 이번에 처음 외계 행성이 보고되었습니다.


 GJ 504b 는 모항성에서 무려 43.5 AU 떨어진 위치에 있습니다. 태양계로 보면 해왕성 궤도보다 멀고 명왕성 정도 위치인데 아직 정확한 공전 궤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꽤 멀리 떨어진 행성으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예상되는 질량은 목성의 4 배 정도 (-1/+4.5 범위) 로 지금까지 직접 촬영 (direct imaging) 으로 관측된 외계 행성 가운데는 가장 작은 축에 속합니다. 지름은 거의 목성과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촬영된 이미지.  가운데 모항성은 마스크로 가린 상태 This composite combines Subaru images of GJ 504 using two near-infrared wavelengths (orange, 1.6 micrometers, taken in May 2011; blue, 1.2 micrometers, April 2012). Once processed to remove scattered starlight, the images reveal the orbiting planet, GJ 504b.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NOAJ)


(컨셉 이미지 Glowing a dark magenta, the newly discovered exoplanet GJ 504b weighs in with about four times Jupiter's mass, making it the lowest-mass planet ever directly imaged around a star like the sun.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S. Wiessinger )  


(참고로 GJ 504 는 육안으로도 관측이 가능합니다.  This chart locates the fifth-magnitude star GJ 504, also known as 59 Virginis, which is visible to the unaided eye from suburban skies.
Image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직접 이미지를 촬영하므로써 천문학자들은 간접적인 현상을 관측한 것과 비교했을 때 정말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확한 공전 궤도와 크기는 물론 표면 온도와 색상까지 추정이 가능합니다. GJ 504b 의 유효 표면온도 (effective temperature) 는 510 K (+30/-20) 로 거리를 생각하면 꽤 뜨거운 편이지만 지금까지 직접 촬영된 외계 행성보다는 차가운 편입니다. 이 행성은 생긴지 얼마 안된 상태로 아직 표면이 뜨거워 적외선 영역에서 촬영이 용이했습니다. 만약 반대로 목성과 비슷한 온도와 거리라면 이 위치에서 직접 이미지 촬영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직접 촬영된 외계 행성에 비해서는 젊은 편인 1 억 -  5 억 년 정도 된 외계 행성입니다. 그 표면 색은 짙은 분홍색이나 혹은 푸른기가 도는 붉은색에  (dark cherrry blossom 혹은 dull magenta)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토성이나 목성을 생각하면 아주 특이한 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색상 보다 천문학자들을 당혹하게 만드는 부분은 그 공전 궤도 입니다. 현재의 행성 형성 이론으로는 어떻게 이렇게 먼 위치에서 큰 행성이 형성되는지 설명하기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행성간의 상호 중력 작용으로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고 보기엔 꽤 초기 단계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가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라고 연구팀은 전했습니다.  


 한편 이 연구는 2009 년 부터 시작된 Strategic Explorations of Exoplanets and Disks with Subaru (SEED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연구입니다. 이 연구는 외계 행성의 이미지를 직접 촬영하는 것을 목표로 일본 국립 천문대의 (National Astronomical Observatory of Japan (NAOJ)) 타무라 모토히데 (Motohide Tamura) 가 이끄는 프로젝트였습니다. 5 년간의 연구 기간을 계획했는데 2011 년 및 2012 년 관측 결과를 토대로 이와 같은 성과를 올려 학회에 보고했으니 연구팀은 꽤 뿌듯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더 언젠가 이런 일이 있어야 할 텐데 말이죠. 이 연구는 The Astrophysical Journal 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M. Kuzuhara, M. Tamura, T. Kudo, M. Janson, R. Kandori, T. D. Brandt, C. Thalmann, D. Spiegel, B. Biller, J. Carson, Y. Hori, R. Suzuki, A. Burrows, T. Henning, E. L. Turner, M. W. McElwain, A. Moro-Martin, T. Suenaga, Y. H. Takahashi, J. Kwon, P. Lucas, L. Abe, W. Brandner, S. Egner, M. Feldt, H. Fujiwara, M. Goto, C. A. Grady, O. Guyon, J. Hashimoto, Y. Hayano, M. Hayashi, S. S. Hayashi, K. W. Hodapp, M. Ishii, M. Iye, G. R. Knapp, T. Matsuo, S. Mayama, S. Miyama, J.-I. Morino, J. Nishikawa, T. Nishimura, T. Kotani, N. Kusakabe, T. -S. Pyo, E. Serabyn, H. Suto, M. Takami, N. Takato, H. Terada, D. Tomono, M. Watanabe, J. P. Wisniewski, T. Yamada, H. Takami, T. Usuda. Direct Imaging of a Cold Jovian Exoplanet in Orbit around the Sun-like Star GJ 504The Astrophysical Journal,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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