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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6일 화요일

초파리를 조종하는 곰팡이



(Wild drosophilids killed by Entomophthora muscae Berkeley. A) Cadavers found among sampled flies 65 minutes (above) and 40 minutes (below) after sunset. E. muscae Berkeley has not grown through the host cuticle. B) Cadavers found among sampled flies 120 minutes (above) and 160 minutes (below) after sunset. E. muscae Berkeley has grown through the host cuticle and will soon start to eject conidia. C) Cadavers as discovered in situ in fendel at least 12 hours after sunset. E. muscae Berkeley has grown through the host cuticle and ejected conidia, some of which have landed on the cadavers’ wings. Credit: bioRxiv (2017). DOI: 10.1101/232140)



 자연계에는 숙주의 행동을 조종하는 기생생물이 여럿 존재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번식을 위해 숙주의 양분을 가로채는 것은 물론 숙주의 행동을 조종해서 중간숙주가 종숙주에 잡아먹히도록 유도하거나 아니면 후손들을 퍼트리기 쉬운 위치에서 숙주가 죽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단순한 곰팡이가 중추신경을 포함해 숙주 전체를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인데, 과학자들은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파리와 초파리에 감염을 일으키는 곰팡이인 Entomophthora muscae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을 감염시키고 시간에 따른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사진) 곰팡이는 초파리의 복부에 침투한 후 24시간 정도는 면역 반응 이외에 특별한 반응을 일으키지 않지만, 그 이후에는 체내로 침투해 체액과 뇌에 감염을 일으킵니다. 


 감염 72시간 이후에는 숙주의 몸 곳곳에 퍼져 지방을 비롯한 영양분을 분해해 증식을 시도하면서 신경계에 침투해 행동을 조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96시간 후에는 숙주의 몸을 완전히 조종해 높은 곳에 매달리도록 유도하며, 일단 목적지에 닿은 후에는 접착제와 같은 물질을 분비해 고정시킵니다. 그리고 동시에 날개가 올라가도록 해 포자가 쉽게 퍼질 수 있도록 만듭니다. 


 사고 능력을 갖추지 못한 곰팡이가 하는 행동치고는 꽤 복잡하고 정교한 작업이지만, 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사례가 자연계에 드물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자연 선택이 곰팡이의 포자가 좀 더 잘 퍼지도록 계속해서 유도하면서 더 복잡한 행동을 조종할 수 있게 진화한 것입니다. 


 한 가지 다행한 점은 사람의 뇌를 조종하는 곰팡이는 없다는 점이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톡소플라즈마의 경우 정신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들이 많습니다. 뇌를 조종하는 기생충에 대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참고 



Carolyn Elya et al. A fungal pathogen that robustly manipulates the behavior of Drosophila melanogaster in the laboratory, bioRxiv (2017). DOI: 10.1101/232140 , https://www.biorxiv.org/content/early/2017/12/15/23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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