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대개 일정한 체중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지만,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건강과 생존에 중요하므로 이를 조절하는 인체의 메카니즘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20여년 전 체중 및 식욕 조절에 연관된 호르몬인 렙틴 (leptin)을 찾아내 그 기전 중 일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렙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체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몸을 조정합니다. 따라서 렙틴이 발견되었을 때 이를 비만 치료에 응용하려는 연구가 매우 활발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렙틴을 투여하는 방법은 비만치료에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는 비만 환자에서 렙틴이 모자라기 보다는 렙틴에 대한 저항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체중 조절 기전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스웨덴의 예테보리 대학(Sahlgrenska Academy, University of Gothenburg)의 연구팀은 골세포 (osteocyte)가 그 기전 가운데 하나일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PNAS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통해 골세포가 있는 동물과 없는 동물에서 체중 증가와 식욕, 체지방 비율, 대사 변화를 연구했습니다. 보통 정상 동물의 경우 체중이 갑자기 증가하면 식욕이 감소해 다시 본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골세포가 없는 실험군에서는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전 연구를 통해서 골세포가 단순히 뼈와 관련된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대사 기능에 관련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서 체중 조절에도 관여한다는 가설이 제기된 것입니다. 연구의 리더인 John-Olov Jansson은 골세포가 일종의 생체학적 저울로 체중이 증가하면 지나치게 먹지 않도록 신호를 보내 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일종의 생체 저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뇌에 영향을 주는지를 검증해야 합니다. 만약 새로운 경로를 발견한다면 앞으로 비만 치료제의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미 비만한데 많이 먹는다는 것은 뭔가 이상한 일입니다. 이미 축적된 에너지가 많은데 새로운 에너지를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밝힌다면 비만 치료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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