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est-tailed Mulgara's population is thought to have bounced back thanks to eradication of introduced predators and pests, like foxes and rabbits(Credit: Katherine Moseby))
과거 호주대륙에는 수천만년 동안 독자적인 생태계에서 진화한 여러 동식물들이 번성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호주 상륙 이후 수많은 동식물이 사라졌습니다. 특히 백인들이 데려온 토끼는 천적들이 멸종한 상태에서 급격히 개체수를 불려 그나마 남아 있던 토착 생물종들이 급격히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그 가운데 볏꼬리물가라 (crest-tailed mulgara (Dasycercus cristicauda))가 있습니다. 마치 쥐처럼 생긴 외형의 육식성 유대류로 외모와는 달리 테즈메니아 데빌(Tasmanian Devil)과 같은 주머니 고양이과의 동물입니다. 볏꼬리물가라는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는 적어도 100년 정도 자취를 감춘 생물이었습니다. 여우 같은 새로운 포식자의 등장과 주변의 풀을 다 뜯어먹는 토끼의 증식 때문에 이 작은 유대류는 삶의 터전을 빼앗겼습니다.
호주 당국은 스튜어트 국립 공원 (Sturt National Park)에 20제곱킬로미터의 보호 구역을 설정하고 이 지역에 울타리를 친 후 토끼와 여우 같은 외래종을 제거했습니다. 그 후 본래 토착생물을 풀어놓으려고 하던 중 발견한 놀라운 사실이 볏꼬리물가라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근근히 명맥을 유지하던 볏꼬리물가라가 경쟁종과 천적에 사라지고 난 후 이 지역에 다시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데, 자연 보호 구역을 관리하던 주 당국은 물론 연구자들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는 결과였습니다.
이 일화는 토착종이 살아가기 위해서 외래종 침입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우리 나라 역시 여러 외래종이 들어오면서 토종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킨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교훈은 낯설지 않습니다. 희귀 동식물을 밀반입하거나 혹은 풀어놓는 행위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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