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midtiellus reetae fossil. Credit: Gennadi Baranov)
(Schmidtiellus reetae fossil's right eye. Credit: Gennadi Baranov)
눈과 이빨, 집게 같은 부속지, 단단한 껍데기를 갖춘 생물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캄브리아기 이후입니다. 이 시기 갑작스럽게 생물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다양한 생물이 등장한 것은 산소의 증가나 포식이라는 새로운 생존 전략의 등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시에 원인이자 결과로 눈의 진화 역시 다양한 생존 전략을 진화시켜 생물상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최근 에딘버러 대학의 연구팀은 무려 5억3천만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눈의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만약 연대 추정이 옳다면 캄브리아기가 시작되고 나서 얼마되지 않아 눈이 진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이 에스토니아에서 발굴한 화석은 매우 원시적인 삼엽충의 화석으로 100개 정도의 원시적인 낱눈 (ommatidia)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현생 절지동물과 마찬가지로 삼엽충 역시 여러 개의 작은 눈이 합쳐진 겹눈(compound eye)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화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겹눈은 매우 원시적인 것으로 렌즈의 증거도 없고 낱눈의 숫자도 적어서 시력이 매우 나빴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원시적인 눈이라도 포식자나 먹이의 존재를 흐릿하게나마 파악할 수 있다면 생존 가능성을 증가시켰을 것입니다. 그리고 점차 눈이 좋은 후손들이 선택되면서 자연 선택에 의해 시력이 점점 우수한 후손들이 등장했을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발트해 연안에서 발견된 이보다 수백만 년 후의 삼엽충 화석과의 비교를 통해서 이와 같은 가설을 옳다는 것을 검증했습니다.
비록 이 눈은 절지동물과 다른 계통인 우리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초기 눈의 진화에 대해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보고 먹이를 잡거나 포식자를 피하는 행동은 더 다양한 진화상의 압력 - 예를 들어 매복이나 위장 같은 - 을 진화시켰을 것이고 이는 우리가 아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참고
Structure and function of a compound eye, more than half a billion years old,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7). www.pnas.org/cgi/doi/10.1073/pnas.171682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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