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같은 탄산 음료를 포함한 가당음료(sugar-sweetened beverages (SSBs))를 자주 마시면 살이 찐다는 것은 길게 생각해보지 않더라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쉽게 말해 물대신 설탕물을 마시는데 살이 안찐다는 게 더 이상한 이야기죠. 하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으로 살이 얼마나 찌는지, 그리고 어떻게 비만을 예방하면 좋은지 역시 검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가당 음료와 비만의 및 만성 질환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제 책에서도 자세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
유럽 비만 연구 협회 (Europ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Obesity (EASO))의 저널 Obesity Facts에는 지난 3년간 발표된 가당음료와 비만 관련 연구 30개를 분석한 메타 분석 결과가 실렸습니다. 이에 의하면 가당음료는 소아와 성인 모두에서 비만 및 과체중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평균 10년 정도의 기간을 조사한 연구에서 93% (28개 연구) 에서 가당음료가 비만 및 과체중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전향적 연구 한 개와 무작위 대조군 연구 한 개에서는 유의성이 없었는데, 이는 잘 알려진 사실이라도 연구에서 100% 재현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연구 대상자의 특성과 측정 방법의 차이로 인해 연구 마다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그 결과 일부 연구에서는 예상치 않았던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연구자들은 한 개의 연구 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관련 연구를 종합해서 어떤 쪽의 증거가 분명한지를 보고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압도적으로 많은 연구에서 유의한 결과를 찾아냈고 이론적으로 봐도 타당한 결론이므로 가당음료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소개하는 이유는 종종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단편적인 연구 결과를 보고 판단을 내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진짜로 상충되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학계에서 주도적인 가설이 있는데, 가끔씩 이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경우라도 관련 전문 지식이 필요한 언론에서 여과 없이 전달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런 연구 결과가 나중엔 옳은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많은 연구가 이뤄진 내용이 뒤집어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므로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가당음료 대신 물이나 열량이 없는 음료를 마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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