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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가 지금처럼 진화한 건 중생대?



(Belemnoteuthis antiquus NHM OR25966, a 166 million year old exceptionally preserved extinct squid-relative was found near Bristol (Christian Malford). These ancient cephalopods with their large internal shell were not as fast as their recently evolved relatives, which survived until today's squid and cuttlefish. Credit: Jonathan Jackson and Zoë Hughes, NHMUK)


 오징어, 갑오징어, 문어를 포함한 두족류 (cephalopod)는 캄브리아기 말 처음 등장해 그때부터 지금까지 번영을 누리고 있는 연체동물문의 생명체입니다. 나라에 따라 차이는 크지만, 우리 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식용으로도 인기가 좋죠. 


 두족류는 그 역사 만큼이나 매우 다양한 진화를 거친 생물이기도 합니다. 고생대 실루리이기 후기에 단단한 껍질 (패각)을 지닌 암모나이트류가 등장 데본기를 거쳐 두족류의 중심에서 번영을 누렸습니다. 페름기 말 대멸종 때는 물론 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중생대에 들어 암모나이트류는 다시 번영을 누리게 됩니다. 


 그런데 암모나이트의 단단한 껍질은 든든한 보호막이 되기도 하지만,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암모나이트가 번성을 누리던 중생대 중반에 그 사촌뻘인 초형아강 (Coleoidea, 오징어, 문어, 갑오징어 등)이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하면서 껍질을 벗어던진 대신 유연하고 빠른 움직임을 얻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연구팀은 유전자 분석을 통한 분자 시계 방식으로 초형아강에 속한 오징어, 문어, 갑오지어가 지금처럼 다양하게 진화되면서 껍질을 잃어버린 것이 1억 6000만년 전에서 1억 년 사이라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화석상의 기록을 보면 대략 1억 6600만년 전에는 단단한 내골격이나 껍질을 가진 오징어의 먼 친척이 바다에서 살고 있었으나 (사진) 점차 이들이 완전히 유연한 몸만 지닌 두족류로 진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껍질이나 단단한 내골격을 잃어버린 것은 두족류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유연한 몸과 빠른 이동 속도, 그리고 나중에는 피부의 색깔을 바꾸는 능력까지 획득하게 된 것이죠. 잃은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는 이 경우에도 맞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사실 이와 같은 변화는 어류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단단한 갑옷을 지닌 고생대 판피어강이 결국 사라지고 유연한 몸과 비늘을 지닌 경골어류와 연골어류가 번성을 누린 것이 비슷한 사례라고 할 수 있죠. 물론 거북류에서 보듯이 갑옷이 반드시 잘못된 전략은 아닐 수 있습니다. 모든 진화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적의 방법을 추구한 것이니까요. 


 참고 


 Molecular clocks indicate turnover and diversification of modern coleoid cephalopods during the Mesozoic Marine Revolution,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rspb.royalsocietypublishing.org/lookup/doi/10.1098/rspb.2016.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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