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고중성지방혈증의 올바른 식이요법은?




 얼마전 포스트에서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일단 제 책을 읽어주신 독자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사실 댓글을 통해서 밝힌 바와 같이 책의 내용을 많이 줄이면서 고지혈증/이상지혈증의 식이 요법 및 치료에 대한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지나치게 의학적으로 깊이있는 내용을 설명하면 독자에게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였는데, 사실 정보 제공에서 부족해지는 문제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포함시킬 걸 그랬다는 생각입니다. 아무튼 이렇게나마 포스트를 통해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고지혈증을 포함해 혈중 지질 농도가 정상이 아닌 경우를 이상지질혈증 (dyslipidemia)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2015년에 나온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3판)을 기준으로 식이요법에 대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표의 출처는 모두 이 치료지침입니다) 


 일단 이상지질혈증이란



 을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체내에는 콜레스테롤보다 중성지방의 비중이 훨씬 높으나 동맥경화와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중요한 것이 콜레스테롤이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을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LDL 콜레스테롤이 높을수록 HDL 콜레스테롤이 낮을 수록 좋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치료의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입니다. 




  하지만 중성지방 역시 심혈관 질환을 예측하는 중요한 인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혈중 중성지방 150~200mg/dL 이상이라면 피속에 지방이 많이 흐르고 있다는 의미이고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성지방을 줄이기 위한 식이요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체중 감량


 다른 이상지질혈증과 마찬가지로 먹는 줄이고 운동을 많이해서 체중을 줄이는 것이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첫번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인에서 체중이 5-10% 감소하면 혈중 중성지방은 최대 20%까지 감소할 수 있습니다. 미 심장협회 (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는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150~199 mg/dL이면 체중의 5%, ≥200 mg/dL이면 체중의 5~10%를 감량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2. 지방섭취 


 총지방 섭취보다는 지방의 종류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HA 에서는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150~199 mg/dL이면 총 열량 섭취의 25~35%, ≥200 mg/dL이면 총 열량의 30~35%선으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통상 지방 섭취는 전체 열량의 35%가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지방 섭취가 많은 서구의 가이드라인이며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한국인의 경우 사람에 따른 개인차가 크지만, 지방 섭취량은 전체 열량의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지방섭취가 엄청나게 많으면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올라가겠지만, 통상적인 한국인의 경우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어 지방 제한식은 필요없습니다. 오히려 지방을 줄이고 탄수화물 섭취를 크게 높일 경우 남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면서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흔히 하는 실수는 고중성지방혈증이 있으니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겠다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중성지방 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기보다는 건강하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성지방 농도를 상승시키는 중요한 지방은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입니다. 우리 나라 가이드라인에서 포화지방 섭취는 전체 열량의 7% 이내로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AHA에서는 중성지방이 150~199 mg/dL이면 총 에너지 섭취의 7% 이내 , ≥200 mg/dL이면 총 에너지의 5% 이내로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가이드라인은 트랜스지방 섭취를 아예 금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트랜스 지방의 경우 책에서도 설명했듯이 주된 섭취 경로인 부분경화유의 사용이 점차 줄어들면서 과다 섭취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포화지방의 경우 한국인의 주된 섭취 경로는 라면 같은 가공 식품과 삼겹살 같이 포화지방이 많은 고기입니다. 고중성지방혈증의 경우 이런 식품의 섭취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 유리합니다. 


 권장할 지방은 불포화지방입니다. 불포화지방은 견과류에 풍부하며 오메가 - 3 지방산이 많은 기름기 많은 생선에도 많습니다. 오메가 - 3 지방산 섭취 증가는 중성지방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AHA는 중성지방 농도에 따른 오메가 - 3 지방산 섭취량에 대해서 150~199 mg/dL이면 0.5~1 g, 200~499 mg/dL이면 1~2 g; ≥500 mg/dL이면 >2 g 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들기름, 카놀라유 등에도 필수지방산인 알파 리놀렌산을 포함한 불포화지방이 풍부합니다. 


 3. 단백질 


  앞에 댓글에서 약간 의외는 단백질 섭취를 늘렸다는 대목입니다. 아마도 이것은 책에서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내용을 너무 줄인 것 같아서 이런 부분은 죄송합니다. 책이 너무 두꺼우면 팔리지 않을 것을 우려한 조치였는데, 어차피 잘 안나가는 책인데 괜한 고민을 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상지질혈증에서 단백질 섭취 가이드라인은 따로 지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백질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백질 섭취를 늘리기 위해서 적색육 (돼지고기나 소고기 등) 섭취를 늘리는 경우 포화지방 섭취 증가와 더불어 오히려 고중성지방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습니다. 단백질 100%만 섭취하는 음식은 없으니까요. 이 경우 불포화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콩류, 그리고 생선류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탄수화물 


 책에는 단순히 탄수화물 섭취가 지나치게 많으면 중성 지방이 상승한다고 설명했는데, 사실 이 부분도 설명이 단순한 부분이 있습니다. 탄수화물 역시 종류에 따른 차이가 있습니다. 전체 탄수화물 섭취 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당 (설탕, 포도당, 과당 등) 입니다. 


 책에서 강조했듯이 첨가당 10% 이상 섭취는 건강상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중성 지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HA는 중성지방 농도가 150~199 mg/dL이면 단순당은 총 에너지 섭취의 <10 200="" dl="" mg="" nbsp="" span="">5~10%, ≥500 mg/dL이면 5% 이내로 줄일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 성인의 첨가당 및 총당류 섭취는 높지 않지만, 소아 청소년 계층에서 증가하고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전체 탄수화물의 경우 국내에서의 연구는 탄수화물 섭취를 전체 열량의 7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내 권장량은 55-65% 정도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상지질혈증이 있다고 하면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채식 위주로 매우 극단적인 탄수화물 중심 식이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중성지방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국내 연구를 통해서 알려져 있습니다. 


 탄수화물 가운데서 식이 섬유는 반대로 중성 지방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런 만큼 탄수화물을 단순히 줄이는 것보다 단순당류를 피하고 다당류 위주로 식사를 하면서 풍부한 식이 섬유를 섭취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렇게보면 콩류와 보리, 현미 등 다양한 잡곡을 넣은 잡곡밥이 고중성지방 혈증에 훨씬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중성지방 혈증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만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도 잡곡밥이 훨씬 유리합니다. 


 여기까지 내용을 포함해서 권장식품과 주의식품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식단을 종합해 보면 사실 고중성지방혈증을 제외하고 생각해도 건강한 식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공식품의 비중이 매우 적은 것을 볼 수 있는데, 뒤집어 말해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고중성지방혈증은 물론 여러 가지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가공식품을 먹더라도 열량이 매우 높은 음식이므로 조금씩만 먹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enage-girl-years-reconstructe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