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t content of Isaberrysaura (a–c), seeds of cycads (c), and other seeds (s); rib (r). (d,e) Detail of seeds of cycads: sarcotesta (sa), sclerotesta (sc), coronula (c), nucellus (n). (f) Location of the gut content in the reconstructed skeleton of Isaberrysaura . Credit: Salgado et al., 2017)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는 그 생물의 특징과 진화 방향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풀을 뜯어 먹는 초식동물과 고기를 먹는 육식동물이 차이가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정확히 어떤 것을 어떻게 먹었느냐에 따른 신체 구조의 변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친 풀을 주로 먹었는지 아니면 씨앗이나 과일을 먹었는지에 따라 당연히 소화기관의 진화 역시 달라졌을 것입니다.
보통 이런 기록은 화석으로 남기 어렵지만, 과학자들은 종종 소화기관 내에 잔류물을 포함한 화석을 발견해왔습니다. 이는 배설물의 화석인 분변화석과 함께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최근 고생물학자들은 1억 8천만년 전 남미의 파타고니아에서 살았던 초식 공룡 이사베리사우라 몰렌시스 (Isaberrysaura mollensis)의 화석에서 상당히 보존이 잘 된 음식 잔류물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에는 아직도 소화되지 않은 씨앗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후기에 등장하는 잘 발달된 초식 공룡과 달리 아사벨리사우라는 아직 잘 발달되지 않은 이빨을 가진 공룡이었습니다. 그런만큼 잘 씹어서 먹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씨앗들은 어느 정도 양분을 제공한 후 배설물과 함께 나와서 발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테면 당시 초식 공룡도 식물과 공생관계였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씨앗은 소철류(cycad, 겉씨식물의 일종)의 것으로 이 공룡이 잘 씹어먹지 않은 덕분에 그 씨앗의 형태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겉씨식물의 전성시대였으며 우리에게 친숙한 속씨식물이 등장한 것은 중생대 중기 이후입니다. 당연히 당시 초식 공룡의 먹이 역시 이런 겉씨식물이였겠죠. 지금의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식량 자원을 최대한 사용해 번성했을 것입니다.
참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