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있는 다세포 동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은 절지 동물입니다. 그중에서 곤충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거미 같은 다른 절지 동물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 45000종 이상의 거미가 알려져 있고 그 서식 밀도는 평방미터당 1000마리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정확한 생물양을 측정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야행성이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이죠. 우리 눈에 보이는 거미는 그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거미가 대단히 흔하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바젤 대학과 룬드 대학의 동물학자들은 전세계의 거미가 연간 먹는 먹이의 양을 두 가지 계산 방법과 모델을 이용해서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전세계의 거미의 무게는 총 2500만톤 정도로 추정되며 이들이 먹는 먹이는 연간 4억에서 8억톤 정도로 추정됩니다. 먹이의 대부분은 곤충류를 포함한 절지동물이지만, 대형 거미류의 경우 양서류, 도마뱀, 새, 물고기등을 잡아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계 식량 기구 (FAO)에 따르면 전세계 인류가 연간 섭취하는 육류와 어류의 총량이 4억톤 정도라고 하니 거미가 먹는 고기의 양이 인류보다 더 많은 셈입니다. 동시에 바다의 상위 포식자인 고래류가 섭취하는 추정량인 2억8천만 톤에서 5억톤보다도 더 많은 양입니다.
사실 징그러운 외형 때문에 저 역시 거미를 좋아하지 않지만, 잘 생각해보면 거미는 인간의 관점에서도 해가 되기 보다는 유익한 부분이 많은 동물입니다. 거미가 잡아먹는 곤충류나 절지 동물 가운데 작물에 해를 입히거나 혹은 인간에게 질병을 매개하는 톡토기 같은 것들도 있기 때문이죠. 동시에 많은 절지동물의 개체수를 조절해서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편견을 내려놓고 생각해보면 사실 거미야 말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숨은 일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Martin Nyffeler et al, An estimated 400–800 million tons of prey are annually killed by the global spider community, The Science of Nature (2017). DOI: 10.1007/s00114-017-1440-1
거미야 말로 인류의 친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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