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700 million years ago, runaway glaciers covered the entire planet in ice. Harvard researchers modeled the conditions that may have led to this so-called 'snowball Earth'. Credit: NASA)
대략 8억 5000만년 전에서 6억 3500만년 전 지구는 몇 차례에 걸쳐 지구 대부분이 눈과 빙하로 덮힌 눈덩이 지구 시절이 있었습니다. 크리요지니아기(Cryogenian period)라고 불리는 이 시기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지만, 이런 시기가 있었던 점은 확실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은 7억 1700만년 전 있었던 대규모 화산활동과 눈덩이 지구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인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저널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재의 알래스카에서 그린란드에 이르는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산활동이 지구에 강력한 빙하기를 가져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화산 활동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기전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칼슘과 마그네슘을 포함한 현무암 분출물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온실 가스를 낮추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급격한 빙하기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주목하는 것은 이산화황을 포함한 에어로졸이 대량으로 분출되어 온도가 급격히 감소했을 가능성 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오늘날에도 관측할 수 있습니다. 1991년 발생한 피나투보 화산 폭발은 1000만톤에 달하는 황을 대기중으로 방출해 일시적으로 온도를 떨어뜨렸습니다.
만약 당시에 막대한 양의 황을 포함한 화산재가 방출되었다면 햇빛을 가려 지구 기온은 크게 감소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지구 표면에 빙하로 덮힌 지역이 증가하면서 반사되는 햇빛이 증가하고 (즉 알베도가 커지고) 지구 기온은 더 감소하게 됩니다.
화산 활동은 눈덩이 지구의 원인으로 항상 지목되었기 때문에 이런 주장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아직 논쟁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화산 활동으로 온도가 떨어지는 경우 결국 에어로졸이 대기에서 제거되면 다시 온도가 오르게 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왜 2억 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지구가 그렇게 차가웠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입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시기가 끝난 후 지구에는 에디아카라 생물군이라는 미스터리한 다세포 생물군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이 시기는 지구 생물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
F. A. Macdonald et al. Initiation of Snowball Earth with volcanic sulfur aerosol emissions, 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7). DOI: 10.1002/2016GL07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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