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s: Camera Culture Group/MIT Media Lab)
SF 영화에는 벽을 투시해서 보는 특수 카메라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전자파를 완전히 차단하지만 않는다면 투과해서 관찰하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 관측 위성들이 지표나 얼음을 투과해서 전파 관측을 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료용 CT나 X 레이 역시 피부와 장기를 투과해서 내부를 관찰하는 것이죠.
MIT의 연구자들은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해서 벽뒤의 피사체를 3D로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웨이브파는 레이더와 가시광선 카메라의 중간 정도의 특성을 지닙니다. 가시광 카메라와는 달리 사물도 뚫고 볼 수 있는 반면 레이더보다 해상도가 높아 다른 사물에 가로막힌 이미지 촬영에 더 적합한 것이죠. 물론 해상도라는 면에서는 가시광 영역의 카메라보다 낮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볼 수는 있습니다.
(동영상)
현재 테스트 중인 프로토타입은 나무나 다른 재질로 막힌 경우에도 뒤에 있는 사물을 탐지할 수 있습니다. 해상도는 41x41 픽셀로 높지 않지만 여러 개의 센서를 이용하면 3D 로 사물을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사용되는 마이크로파는 전기 오븐에 사용되는 파장(2.45 GHz) 보다 높은 7.835 GHz에서 12.817 GHz 의 파장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음식을 덥힐 정도의 에너지는 필요없기 때문에 인체 유해성을 걱정할 만큼 강한 출력의 마이크로파는 필요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면 뭐가 도움이 될까요? 현재 X 레이처럼 여러 가지 비파괴 검사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만약 휴대용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면 범죄 수사는 물론 여러 건축물의 상태나 공공 구조물 (예를 들어 하수도관이라든지) 을 검사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수도관이 파손된 부위를 정확하게 알아낸다면 그 부분만 땅을 파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죠.
MIT의 연구자들은 밀리미터파 범위(5mm)의 휴대용 센서를 개발하고 해상도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런 투시 카메라가 있다고 해도 위에 보이는 것처럼 가시광 영역의 카메라처럼 해상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몰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스개 소리 같지만, 최초 X 선이 의료용으로 사용되었을 때 X선 투과를 막아준다는 여성 속옷과 의류가 팔린 역사가 있음)
아무튼 영화 로보캅에서처럼 인질과 테러범의 위치를 벽을 뚫고 확인하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전에 해상도를 높이고 센서와 리시버의 크기를 줄이는 등 여러 가지 기술적 개선을 이뤄야 널리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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