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고시한 2015년 3분기 실적에 의하면 매출 51조 6800억원, 영업이익 7조 3900억원이었습니다. 한국 대표기업 다운 실적으로 다른 대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매우 독보적인 실적이라고 하겠습니다. 2013년 3분기보다는 못한 실적 (매출 59조, 영업이익 10조)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7.45조원, 영업 이익 4조원) 크게 개선된 실적이라는 것도 주목할만 합니다.
일부는 환율 효과 (약 8000억원 정도라고 함)의 영향도 받았지만, 반도체가 역시 전체를 견인한 모습입니다. DDR4와 LPDDR4 같은 새로운 메모리, 고용량의 SSD 출하, 시스템 LSI 부분에서 14nm 파운드리 공급 등 여러 호재가 겹쳤기 때문인데, 반도체 부분 분기 매출로만 12조 8200억원, 영업이익 3조 6600억원을 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 SSD를 비롯한 낸드 플래쉬 기반 제품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점을 생각하면 새로운 3세대 V낸드 출시와 더불어 반도체의 호실적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단 DDR4의 경우 PC 시장의 침체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모바일(IM) 사업부는 매출 26조 6100억원, 영업이익 2조 4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 자체는 전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이익은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기에는 갤럭시 S6, S6 엣지 같은 주력 모델의 가격 조정과 보급형 제품인 갤럭시 A/J 시리즈 판매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현재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스마트폰 부분에서 이런 규모의 이익을 내는 회사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안드로이드 시장은 사실상 레드오션화 되면서 삼성, 구글 빼고는 돈버는 회사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수년전을 생각하면 비교가 되는 건 사실이겠죠.
삼성 전자는 2016년에도 강력한 신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겠지만, 아마도 여러 가지 제반 여건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강력한 경쟁력을 생각하면 삼성의 위기를 거론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아이폰 쇼크 때 오히려 강한 반등을 보여준 저력을 생각하면 (지금 생각하면 위기는 결국 LG나 팬택에게 다가왔죠) 그렇게 생각됩니다. 다른 회사와는 달리 핵심 부품을 모두 생산 할 뿐 아니라 경쟁력도 1위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편 디스플레이 부분은 매출 7조 4900억원, 영업이익 9300억원을 달성했고 소비자 가전 부분은 매출 11조 5900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삼성 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 규모도 같이 밝혔는데 27조원 정도를 전망했으며 반도체에 15조원, 디스플레이 부분에 5조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중에서 반도체는 메모리와 시스템 LSI에 8:2의 비중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이 삼성 전자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인데, 반도체에 15조원씩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세상에 몇 개 없기 때문입니다.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팹에 투자하는 비용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 몇 개 안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현 시점에서 100억 달러 이상을 1년에 투자할 수 있는 반도체 기업은 인텔, 삼성전자, TSMC 정도입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반도체 부분에서 삼성전자의 위치가 흔들릴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다만 반도체의 수요에 따라 수익이 크게 변할 수 있는 부분인만큼 다른 부분에서의 수익을 강화하기 위해서 앞으로 더 노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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