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해파리류의 일종인 Marrus orthocanna. Credit : NOAA)
심해에는 매우 독특한 생물체들이 번성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히드라강에 속하는 관해파리 (siphonophores)류가 있습니다. 관해파리류는 심해에서 매우 독특한 모습을 한 생명체로 유명합니다. 반투명한 몸에는 여러 개의 개체가 매달려 있고 이들은 수m 이상 매우 긴 군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심지어 40m 이상 군체가 기록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군체는 사실 하나의 생명체가 아닙니다. 여러개의 독립적인 개체가 모인 군체로 그 생성 방식도 독특합니다. 알에서 1개의 공동 줄기를 만든 후 여기에 출아한 여러 개체가 규칙적으로 줄기를 따라 연결되는데, 각 개체는 영양체, 촉수체, 감촉제(감각 기관), 생식체 등으로 분화되어 있습니다. 마치 여러 개체가 모여서 만든 하나의 개체 같다고 할까요.
한 가지 더 독특한 부분인 이들이 움직이는 방식입니다. 관해파리류는 외부에 지느러미나 꼬리 처럼 앞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들은 해파리나 오징어처럼 제트 추진 방식을 이용합니다. 몸안에 물을 채운후 한쪽으로 분사하는 방식이죠.
관해파리가 아주 독특한 부분은 추진용 제트가 하나가 아니라 군체 생물답게 여러 개라는 것입니다. 각 다세포 개체들이 동시에 물을 뿜어내는 방식으로 앞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최근 프로비던스 대학의 해양 생물학자인 잭 코스텔로(Jack Costello of Providence College)와 그의 동료들은 Nanomia bijuga라는 관해파리의 움직임을 분석해 이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즈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이 원시적인 동물은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움직인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앞으로 가는 제트 엔진 기능을 하는 개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조절하는데 사용되는 제트 엔진도 있다는 것입니다.
전진한는데 힘을 내는 제트 엔진의 역할은 다 큰 개체들이 담담합니다. 일단 힘이 쎄니까 당연하겠죠. 반면 출아한지 얼마되지 않은 어린 개체들은 좌우 아래로 개체의 방향을 틀는 역할을 합니다. 물을 이용한 다수 개체의 제트 추진이라는 사실도 놀라운데 더 나아가 역할 분담까지 한다는 것은 자연이 경이입니다. 그것도 제트 추진 방식으로 말이죠.
미 국립 과학 재단에서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에서 해양 생물학자들은 이 관해파리류가 생김새와는 다르게 매우 빠르게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는데, 여기에는 이런 역할 분담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신기한 생김새 만큼이나 정말 재미있는 생명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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