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컴퓨터는 PC가 전성기이던 시절에 업계 1위로 잘나가던 회사였습니다. 그러다가 HP 및 레노버 같은 경쟁자들에게 순위를 내줘야 했고 더 근본적으로는 PC 업계 자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점차 회사가 쇠락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델은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는데, 기업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바로 그 해결책이었습니다. 전통적인 PC 제조에서 손을 땐 것은 아니지만, 기업 시장 부분은 여전히 델이 강점을 가진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토리지 부분에서 델의 영향력은 미미했습니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델은 사모투자 전문회사인 실버 레이크(Silver Lake)와 손을 잡고 스토리지 업체인 EMC를 주당 33.15달러, 총 670억 달러의 거금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델이 이전에 상장을 폐지한 후 비상장회사가 되었기 때문에 EMC 역시 비상장회사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EMC의 자회사로 가상화 기술 분야의 선두업체인 VM 웨어는 그대로 주식이 거래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합병은 델이 비상장회사가 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변화로 합병후에는 델이 기업용 데이터 스토리지 부분에서 1위가 됩니다. 이는 기업 시장을 강화하는 HP나 IBM 같은 업체의 행보와 비슷한 것이죠. 그렇긴 해도 인수 금액이 엄청난데, IT 하드웨어 제조업체 인수 합병 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아마도 델이 일반 소비자용 PC 부분을 바로 포기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한동안 기업 솔루션 중심으로 회사를 재편할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기업 시장을 위해서 다양한 업무용 노트북과 데스크탑, 모니터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 그대로 가져가겠지만, 앞으로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에 집중할 것 역시 분명해 보입니다.
한 때 윈텔 제국의 일원으로 윈도우 OS + 인텔 CPU 제품을 대량으로 양산해서 시장을 장악했던 델의 변화는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사실 IT 업계에서는 강산이 두 번 변해도 충분할 시간입니다.
이런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시 끊임없이 변화를 해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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