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마스 2016의 개념도. 출처 : ESA)
현재 화성 탐사는 사실상 미국의 독무대나 다를 바 없습니다. 화성궤도에는 나사의 MRO 같은 탐사선이 있고 지상에는 큐리오시티를 비롯한 로버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화성에 관심이 있는 것은 미국 과학자들만이 아닙니다.
유럽 우주국(ESA)와 러시아 역시 독자적인 화성 탐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비용이 많이들고 위험도가 높은 일이라 독립적으로 진행하기보다 서로 협력을 해서 일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내년 1월 발사를 목표로 한 엑소마스 2016(ExoMars 2016) 미션이 그 첫번째 무대가 될 것입니다.
보통 유럽 우주국은 나사와 밀접한 협력을 해왔습니다. 가장 많은 기술과 예산을 가지고 있으니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죠. 하지만 엑소마스의 경우 특이하게도 화성 로버 부분은 주도적으로 개발하되 다른 부분에서는 러시아와 손을 잡았습니다. 러시아는 주로 발사체 (프로톤 로켓)을 제공하고 탐사선과 로버는 유럽 우주국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리고 10억 유로에 달하는 비용도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부담)
엑소마스 2016는 화성의 대기를 연구하는 탐사선인 Trace Gas Orbiter (TGO)와 착륙선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 이탈리아 출신의 천문학자로 화성 운하설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음. 참고로 이 미션에 가장 큰 비용을 부담하는 쪽은 이탈리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TGO는 현재 화성에서 연구 중인 나사의 메이븐과 비슷한 개념의 탐사선으로 화성 대기의 구성과 특징을 연구할 것입니다.
더 관심이 가는 쪽은 역시 착륙선인데, 아쉽게도 이번에 가는 것은 완전한 로버가 아니라 테스트를 위한 미니 프로토타입입니다. 이 로버는 태양광 패널 없이 배터리가 작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만 작동할 예정입니다.
엑소마스 로버의 독특한 점은 드릴로 최대 2m 깊이까지 화성의 땅을 뚫고 들어가서 내부의 토양 샘플을 확보하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여기에서 화성 생명체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얻어질지도 모릅니다.
(동영상)
엑소마스 로버(ExoMars Rover)는 2018년 화성으로 향할 예정입니다. 사실 여기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 본래는 유럽 우주국은 오랜 맹방인 미국의 나사와 더불어 로버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로버 제작 기술 부분에서 앞선 기술을 가진 나사와의 협력이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300kg의 상당히 큰 로버를 제작할 계획이었나 예산 등의 문제로 2012년 나사가 손을 놓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로제타 탐사선이 본래 나사와 합작으로 혜성에서 샘플을 채취해서 지구로 가져오는 미션이었다가 나사가 빠지면서 그냥 착륙선만 보내는 미션으로 축소된 것과 약간 비슷합니다)
(테스트 중인 엑소마스 로버의 프로토타입. Bridget the rover, pictured here with Paranal Observatory in the background. ESA's 2018 ExoMars mission is acting as the reference mission for the trial.
출처:ESO)
결국 영국이 주도적으로 만드는 엑소마스 로버는 본래 계획보다 크기가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아직 완성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따라서 2018년 발사 역시 아직 확실히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입니다.
2년 앞서 화성에 도착하는 TGO는 엑소마스 로버의 통신을 중계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엑소마스 계획의 성공은 2016년 발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로버가 안정적으로 개발되어야 하겠죠.
아무튼 엑소마스 로버가 성공적으로 착륙해 나사의 마스 2020 로버와 함께 화성을 누빌 수 있다면 여러 모로 화성 연구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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