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 제조사인 웨스턴 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최종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당 가격은 86.5 달러이며 총 규모는 19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올해 이뤄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 합병입니다. 인수 합병의 결과로 웨스턴 디지털 - 샌디스크는 하드디스크에서 플래쉬 메모리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토리지 기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샌디스크는 플래쉬 메모리 제조 부분에서는 점유율이 그다지 않은 것 같지만 이 분야 매우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도시바와 합작으로 플래쉬 메모리를 양산하고 있어서 플래쉬 메모리 분야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론 SSD 에서 메모리 카드까지 매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웨스턴 디지털의 경우 2012년 히타치의 하드디스크 부분을 인수해 현재 하드디스크 시장의 44%를 장악한 대형 업체이지만, 소비자용 HDD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SSD 같은 차세대 저장장치의 비중이 자꾸 커지는 점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결국 웨스턴 디지털의 미래는 SSD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기회를 잡은 셈이죠.
새로운 합병 법인의 매출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210억 달러 수준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사실 막대한 인수 합병 비용을 조달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지만, 물주가 따로 있습니다. 이 인수 합병은 웨스턴 디지털이 중국 칭화홀딩스의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로 받기로 한 자금이 조건입니다. 중국의 우회적 인수 합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칭화유니그룹이 웨스턴 디지털의 최대주주)
하지만 자금을 중국에서 끌어오더라도 샌디스크 인수는 웨스턴 디지털이 생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삼성전자, 도시바, SK 하이닉스를 인수할 수는 없는 일이고 결국 남는 건 샌디스크 뿐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웨스턴 디지털은 종합 스토리지 전문 기업으로 생존을 도모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는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아무튼 큰 댓가를 치루더라도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도 있는 법이죠. 과연 나중에 성공적인 인수합병으로 평가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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