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cently unearthed tyrannosaur bone with peculiar teeth marks that strongly suggest it was gnawed by another tyrannosaur. Credit: Matthew McLain.)
제가 어렸을 때 본 공룡 만화에서는 백악기말 먹을게 없어진 티라노사우루스가 다른 티라노사우루스를 잡아 먹는 내용이 나왔습니다. 물론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사실 현재의 사자나 호랑이 같은 대형 육식 동물을 보더라도 자신과 비슷한 힘을 지닌 육식 동물을 사냥하는 일은 목숨을 거는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웬만큼 굶주린 상황이 아니고서는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두 마리의 티라노사우루스가 먹고 먹히는 결투를 벌이는 장면 역시 공룡 영화에서는 나올법한 상황 설정이지만, 실제로는 이런 일은 거의 없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화석상의 증거는 어떨까요?
캘리포니아 로마 린다 대학의 매튜 맥레인(Matthew McLain of Loma Linda University in California)은 와이오밍주에서 발견된 6,600만 년 전 티라노사우루스 골격을 조사하던 중 아마도 다른 티라노사우루스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이빨 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이 뼈는 양끝이 부서져있었고, 뼈의 방향과 수직으로 깊은 이빨 자국으로 보이는 홈이 파져있는데, 이 이빨을 분석한 고생물학자들은 다른 티라노사우루스 급 육식 공룡만이 이런 자국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빨 방향이 매우 가지런한 것으로 보아 이 티라노사우루스는 적어도 완전히 죽은 후 먹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화석은 티라노사우루스가 다른 티라노사우루스 고기도 먹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 사냥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죽은 시체를 먹은 것인지 구별해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자는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후자는 아주 안전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먹고 먹히는 두 공룡의 싸움은 영화의 소재로는 적합하지만, 실제로 당사자들에게는 위험천만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야생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면 짝짓기나 영역 다툼을 제외하고 거대 야수들이 단지 먹이로 삼기 위해 서로 죽기로 싸우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훨씬 안전한 사냥감도 많은데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는 것이죠.
따라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시체 청소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볼 수 있겠지만, 이 화석 하나만으로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참고
Tyrannosaur Cannibalism: A Case of a Tooth-Traced Tyrannosaur Bone in the Lance Formation of Eastern Wyoming
gsa.confex.com/gsa/2015AM/webprogram/Paper261737.html
http://phys.org/news/2015-10-tyrannosaur-eat-tyrannosaur-world.html#jCp
gsa.confex.com/gsa/2015AM/webprogram/Paper261737.html
http://phys.org/news/2015-10-tyrannosaur-eat-tyrannosaur-world.html#j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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