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서피스 RT 에서도 거론되었던 문제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윈도우는 모바일에 적용하기에 한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윈도우 자체가 너무 스토리지 용량을 많이 잡아먹는 다는 것이죠. 윈도우 98 시절에는 설치 직후 수백 MB 였던 OS 용량은 XP 에서 수 GB 로 늘어났고 윈도우 비스타 이후에는 10 GB 는 가볍게 돌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사실 윈도우의 고향인 데스크탑 환경에서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HDD 용량이 TB 급이 되었는데다 PC 의 경우 확장도 용이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SSD 같은 플래쉬 메모리 기반 스토리지를 탑재할 수 밖에 없는 타블렛 PC 형태의 모바일 기기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금도 용량이 64 GB/ 128 GB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iOS 나 안드로이드에서는 이것은 특별히 문제 되지 않습니다. OS 가 잡아먹는 용량이라고 해봐야 iOS 6.0 같은 경우 1GB 를 좀 넘을 뿐이고 대부분의 용량이 표시한 그대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안드로이드 역시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윈도우 8 은 RT버전 역시 스토리지의 대부분을 먹어 치운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사실 윈도우 8 이 타블렛 용으로 나오려면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미래에는 저장장치의 가격이 싸지게 될 것이고 수백 GB 급 스토리지를 탑재한 타블렛들이 대거 등장하게 될 테지만 그 전까지는 용량 많이 잡아먹는 (특히 업데이트 할수록 더 잡아먹는 ) 윈도우는 타블렛에서는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MS 의 서피스 프로 발매를 압두고 사실 40 GB정도 용량이 이미 사용 불가 상태라는 루머가 돌면서 다시 이것이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MS 는 공식적으로 128 GB 중에서 83 GB, 64 GB 중에서는 23 GB 정도 밖에 여유 용량이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아래 원문)
"The 128 GB version of Surface Pro has 83 GB of free storage out of the box. The 64GB version of Surface Pro has 23GB of free storage out of the box. Of course, Surface Pro has a USB 3.0 port for connectivity with almost limitless storage options, including external hard drives and USB flash drives. Surface also comes pre-loaded with SkyDrive, allowing you to store up to 7GB of content in the cloud for free. The device also includes a microSDXC card slot that lets you store up to 64GB of additional content to your device. Customers can also free up additional storage space by creating a backup bootable USB and deleting the recovery partition."
이것이 알려지자 사용자들은 물론 꽤 실망한 상태입니다. MS 는 대안으로 USB 3.0 및 microSDXC 가 용량 확장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64 GB 의 가격도 899 달러에 달하는데 여기에 또 확장을 위해 추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 보다 차라리 반드시 윈도우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면 아이패드 128 GB 나 혹은 안드로이드 패드 쪽으로 가는 편이 더 낫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한편 이렇게 용량을 많이 집어 먹는 이유에 대해서 MS 측은 기본적으로 OS 가 15 GB 이상을 먹고 다시 여기에 기본 프로그램 + 복원 파티션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나섰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도 상당히 큰 용량 같기는 한데 아무튼 윈도우의 태생적인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스토리지가 커지면 미래에는 해소될 수 있는 문제지만 과연 사용자들 가운데서 지금 당장 그 핸디캡을 기꺼이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많을 지는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MS 오피스 같은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소비자의 경우 서피스 프로는 구매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 경우라도 64 GB 버전을 100 만원에 달하는 (아마 VAT 합치면 그것보다 가격이 더 나갈 듯) 가격에 사는 건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남는 용량은 천차 만별이지만 결국 23 GB 남는 스토리지는 오피스 깔고 좀 쓰다 보면 업데이트 하고 이것 저것 깔리는 과정에서 금방 2 GB 도 남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제 생각에는 실사용을 염두에 둔다면 적어도 256 GB 는 되야 하고 타협을 해도 128 GB 이상은 되야 합니다. 결국 미래에 mSATA 나 그만큼 작은 SSD 가격이 저렴해 지면 해결될 문제지만 지금 사는 건 조금 고민을 해봐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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