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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공격헬기 사업 (AH-X) 은 어디로 ?




 지난 1998 년 처음 소요가 제기되어 추진되었으나 유력 기종인 AH-64D 아파치 롱보우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아주 오랜 세월을 끌었던 국방 사업으로 대형공격헬기 사업 (AH - X) 이 있습니다. AH - X 사업은 결국 더 높아진 아파치 롱보우의 가격으로 인해 이미 차기 정권으로 사업이 연기된 상태입니다. 사실 2012 년 결국 어떻게든 도입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으나 3차 FX 사업과 마찬가지로 예산에 맞출 수 있는 기체가 없는 관계로 결국 올해로 연기되었습니다. 



(아파치 롱보우. 로터위에 있는 모자 같은 구조물이 롱보우 레이더.  Westland Apache WAH-64D Longbow helicopter (UK Army registration ZJ206) displays at Kemble Air Day 2008, Kemble Airport, Gloucestershire, England.
Photographed by Adrian Pingstone in June 2008 and placed in the public domain. )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돈 문제인데 지난 2012 년 미국의 국방 안전 협력국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 (DSCA) 가 의회에 보고한  Foreign Military Sales (FMS) 문서에 의하면 한국이 원하는 36 기의 보잉 AH-64D Block III Apache Longbow 의 가격은 36 억 달러로 대당 1 억 달러 수준이며 이보다  더 저렴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벨 헬리콥터의 AH-1Z 의 가격은 26 억 달러로 대당 7200 만 달러 수준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가 승인한 AH-X 사업의 예산은 1조 8000 억원 정도로 비용이 급등한 대형 공격헬기 가운데 어느 것도 이 예산으로 36 기를 구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벨사의 AH-1Z 바이퍼  AH-1Z on display at the MCAS Miramar airshow on October 3, 2008  Public domain ) 



 결국 한국 정부는 2012 년 기종을 결정한다는 계획을 수정했으며 어느 기종도 결정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습니다. 위에 언급한 것 이외에 다른 후보 기종은 터키 항공 (TAI) 영국 - 이탈리아 합작 아구스타웨스트랜드 (AgustaWestland) 의 T - 129 인데 어느 정도 가격을 우리에게 제시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T - 129 는 사실 가능성이 가장 떨어지는 기종이라고 할 수 있는데 2009 년에야 초도 비행을 실시했으며 현재 터키 육군을 위해 60 기를 도입하기로 결정되었을 뿐 어느 나라도 이를 아직 배치하지 않아서 실전 테스트 경험등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서 아파치 롱보우나 바이퍼는 오랜 실전 경험과 여러 국가에서 운용한 경험이 존재하며 가격이 저렴하진 않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무기라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전에서 입증된 무기라는 장점은 가격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앞의 두 기종은 생산 댓수 자체가 많아서 부품 공급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아무래도 소량 생산된 기체들은 장기간 운용시 부품 조달 문제에서 골치 아픈 일이 생기게 마련이죠. (참고로 아파치 계열 헬기는 미국에서 722 기를 배치중이고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스, 일본, 쿠웨이트, 네덜란드, 사우디 아라비아, 싱가포르, 타이완, 아랍에미리트 연합, 영국이 현재 운용중이거나 구매 예정)  



(T-129   Agusta A129 Mangusta at Air 04, Payerne, Mike Lehmann : Switzerland  copyleft: Multi-license with GFDL and Creative Commons CC-BY-SA-2.5 and older versions (2.0 and 1.0)


 본래 육군이 사려고 했던 것은 아파치 헬기라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독 입찰을 하면 가장 비싸게 부를 게 뻔하니 경쟁 입찰을 통해 바이퍼도 집어넣고 미국 기체만 리스트에 올려놓으면 아무래도 협상력이 떨어지니 T-129 도 하나더 끼어 넣은 것이죠. 러시아 측 기체는 거의 가능성 없는 이야기라 아예 입찰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입하려고 하니 이번에도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아파치 롱보우는 우리가 구매하려면 추가 생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러면 가격을 꽤 높여 부르지 않으면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초기 아파치와 현재의 최신형의 가격은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결국 2012 년에 한국에 수출할 무렵에는 대당 1 억 달러라는 고가 헬기가 되었습니다. 이 점은 앞서 언급한 바 있는 MH-60R 시호크와 비슷합니다. 시호크는 대당 1.25 억 달러를 불렀죠. 결국 그래서 탈락하긴 했지만 말이죠.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6595426 참조)   


 한편 최근 일부 언론들은 아파치 롱보우에서 이 롱보우 레이더를 제외하는 등 옵션 품목을 제외해서 일단 구매를 한 후 레이더 등은 추가로 구매한다는 새로운 절충안이 등장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방사청은 이를 부인했으며 현재 미 국방 안전 협력국의 승인을 받은 부분은 AH- 64D Block III 아파치 롱보우 뿐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1.8 조원에 이걸 사려면 수량을 대폭 줄이든지 아니면 옵션 품목을 대폭 제거하고 들여오는 수 밖에 없습니다. 레이더는 일부만 사고 더 필요하면 나중에 추가 획득 사업으로 구매하는 방식도 있으니까요. 


 요즘 무기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이런 방식을 우리만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도의 경우에도 22 기의 AH - 64D Block III 를 14 억 달러에 구매하면서 롱보우 레이더 (AN/APG-78 Fire Control Radars ) 는 12 개 정도만 구매했습니다. 참고로 인도도 2012 년 10 월에 구매 결정을 내렸는데 대당 6400 만 달러가 조금 안되는 수준이었죠. 사실 아파치 도입한 국가들이 다 아파치 1기당 롱보우 레이더 하나씩 달고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도 그점은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 말고도 현재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이 아파치를 추가로 구매하려고 계획하는 등 아파치 헬기는 꽤 롱런하면서 잘 나가고 있습니다. 업그레이드 사업도 꽤 있구요. 따라서 보잉사가 안팔린다고 가격을 후려칠 (?)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돈이 없다면 꼭 풀옵션을 고집할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한국이 원하는 아파치의 구체적인 옵선은 아래 DSCA 문서를 보면 알겠지만 모든 걸 다 포함한 프리미엄 딜럭스 럭셔리 플래티넘 리미티드 에디션 (이건 방금 제가 만든 말입니다. 공식적인 용어는 아님) 입니다. 


The Republic of Korea has requested a possible sale of: 

  • 36 AH-64 D APACHE Longbow Block III Attack Helicopters 
  • 84 T-700-GE-701D Engines (72 installed and 12 spares)     
  • 42 Modernized Target Acquisition and Designation Sight/Modernized Pilot Night Vision Sensors 
  • 36 AN/APG-78 Fire Control Radar (FCR) with Radar Electronics Unit (Longbow Component) 
  • 36 AN/APR-48A Radar Frequency Interferometers 
  • 42 AN/APR-39 Radar Signal Detecting Sets 
  • 45 AN/AVR-2B Laser Warning Sets 
  • 43 AAR-57(V) 3/5 Common Missile Warning Systems (CMWS) with 5th Sensor and Improved Countermeasure Dispensers 
  • 42 AN/APX-123 Transponders 
  • 120 Improved Helmet Display Sight Systems (IHDSS-21) 
  • 81 Embedded Global Positioning Systems with Inertial Navigation 
  • 38 30mm Automatic Chain Guns (Aircraft Component)
  • 90 AN/ARC-201E Single Channel Ground and Airborne Radio System     (SINCGARS) Radios  
  • 90 AN/ARC-231 Radios 
  • 42 AN/ARC-220 Radios
  • 80 M299 HELLFIRE or Missile Launchers 
  • 400 AGM-114R1 HELLFIRE Missiles Semi-Active Lasers (SAL)
  • 438 STINGER Block I 92H Missiles 
  • 774,144 30 mm Cartridge HEDP High Explosive Dual Purpose M789s                
  • 11,020 2.75 Inch HYDRA Rockets (Unguided) 
  • 108 APACHE Aviator Integrated Helmets (AAIH)



 아마 미 육군도 이런 패키지로 구매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조금 생각을 달리해서 수량을 줄이든지 옵션을 줄이든지 해야 하지 않을 까 생각되네요. 이런 점을 생각하면 레이더 옵션등을 빼고 구매한다는 기사도 그럴듯해 보이지만 방사청은 부인한 상태입니다. 아무튼 시간을 끌수록 가격이 더 올라갈 테니 사려면 늦지 않게 결정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바이퍼 역시 대안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늦지 않게 결정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 육군이 사용하는 500MD 나 코브라가 너무 노후화 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업이 표류하는데다 정치권에서 국방에 우선순위를 둘 수 없는 정치적 상황이 도래하면서 AH-X 는 요구한 예산도 삭감당하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어찌 될지는 저 역시 알 수가 없네요. 아무튼 방사청이 미국에 구매승인(Letter of Acceptance) 시한 연장 요청을 한 점으로 봐서 (이 승인이 있어야 미국 무기를 구매 가능. 2012 년 말에 종료됨) 아파치를 향한 육군과 방사청의 사랑이 아직 식지는 않은 듯 합니다.  


덧) AH-X 사업 최종 아파치 선정 : http://blog.naver.com/jjy0501/100186186797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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