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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21의 게시물 표시

1년 만에 매출 두 배 - 역대급 1분기 실적을 거둔 AMD

  (출처: AMD)  AMD가 역대급 1분기 실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지난 3월 27일 마무리한 2021년 1분기 실적에서 AMD는 전년 동기 대비 93%나 증가한 34억4500만달러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74% 증가한 6억6200만 달러, 순이익도 243% 증가한 5억55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일반 소비자용 CPU 및 GPU 시장도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가장 폭증한 부분은 엔터프라이즈, 임베디드, 세미 커스텀 ( Enterprise, Embedded and Semi-Custom) 부분입니다. 3세대 에픽 프로세서와 신형 콘솔에 들어가는 세미 커스텀 칩의 강한 수요 덕분에 2020년 1분기에는 3억 4800만 달러에 불과했던 매출이 2021년 1분기에는 13억 4500만 달러로 폭증한 것입니다. 이미 에픽 프로세서는 x86 서버 시장에서 두 자릿수 점유율을 달성했습니다.   최근 AMD의 매 분기 실적을 보면 스티브 잡스 시절의 애플을 보는 것처럼 빠르게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는 서버 및 PC, 콘솔 등의 수요 증가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인텔의 파이를 뺏어온 덕분입니다.   그러나 서버 부분에서는 ARM 진영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인텔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 고속 성장에도 어느 순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미 엄청난 성과를 거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망할 것 같은 상황에서 극적 부활한 AMD가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ir.amd.com/news-events/press-releases/detail/998/amd-reports-first-quarter-2021-financial-results https://www.anandtech.com/show/16645/amd-reports-q1-2021-earnings-firing-on-all-cylinders  

백신 1회 접종만으로도 가족에게 전파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감소

   우리보다 먼저 대규모 접종이 이뤄진 영국에서 백신을 1회만 접종한 경우에도 가족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Public Health England (PHE)가 아스트라제네카 혹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57000명의 가족 중 코로나 19 PCR 검사를 시행한 24000명의 데이터를 접종하지 않은 비교 대상 100만명과 대조 분석한 결과 코로나 백신을 1회 접종한 경우에도 3주 후 가족간 전파가 38-49%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19 백신 접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를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백신 접종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우선 내가 감염되지 않는 것과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남에게 전파시킬 가능성을 현저히 줄이는 것입니다. 결국 접종률이 올라가면 감염과 전파가 줄어들어 집단 면역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 단계인 집단 면역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접종을 할 수 없었거나 접종해도 면역이 생기지 않는 소수의 사람까지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백신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치 않다 보니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체감할만한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이자 같은 주요 생산업체가 생산량을 13억 도즈에서 30억 도즈까지 늘리는 등 공격적인 증산에 나서고 있고 국내에서도 위탁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되어 공급 부족은 점차 완화될 것입니다. 우리 나라도 올해 하반기에는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참고  https://medicalxpress.com/news/2021-04-dose-covid-vaccine-household-uk.html

해부 대신 MRI와 CT 스캔으로 확인된 신종

  ( The species has been named Grimpoteuthis imperator, or "Emperor dumbo". Credit:  Alexander Ziegler ) ( The scans were used to create this 3D computer model of the internal organs. Credit: Alexander Ziegler )  일반적으로 신종 동물에 대한 보고는 해부와 함께 이뤄집니다. 하지만 매우 드문 표본인 경우 해부를 통해 표본이 훼손되면 나중에 추가 연구를 하는데 상당한 제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살아 있는 희귀종이라면 해부는 물론 엄두도 낼 수 없는 일입니다.   본 대학의 알렉산더 지에글러 박사 ( Dr. Alexander Ziegler )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6년 확보했던 매우 독특한 형태의 문어를 CT와 MRI 그리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이 발견한 것은 대략 30cm 정도 크기의 덤보 문어 ( dumbo octopus, Grimpoteuthis속)로 디즈니 만화의 주인공인 덤보 같은 귀를 지녔다고 해서 이런 명칭이 붙었습니다. (생김새는 아래 영상 참조) 문제는 지금까지 15종의 덤보 문어가 보고되어 있는데, 연구팀이 발견한 것이 신종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표본을 훼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Rare Dumbo Octopus Shows Off for Deep-sea Submersible | National Geographic)  이 표본은 수심 4000m의 깊은 바다에서 잡았는데, 물 위로 가져오는 동안 수압 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비록 이미 죽은 표본이지만, 연구팀은 이 표본을 해부하는 대신 비파괴 검사를 통해 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고해상도 MRI 및 CT 검사를 통해 동물의 몸을 파괴하지 않고 3차원적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이 상당히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CT/MRI 검사와 유전자 검사는 연구팀이 발견한 덤보 문어

고용량 비타민 D는 코로나 19 치료에 효과가 없다

  ( The supplementation of vitamin D3 did not reduce length of stay or affect the proportion requiring intensive care. Credit: Rosa Pereira )  비타민 D는 인체의 면역을 비롯한 여러 대사 과정에 관여하는 물질입니다. 따라서 비타민 D 수치가 부족한 코로나 19 환자가 더 중증 코로나 19를 겪는다는 것은 의외의 결과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것이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다소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튼 과학자들은 비타민 D 보충제가 코로나 19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라도 도움이 된다면 매우 저렴하고 부작용이 없는 비타민 D 알약으로 당장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파울로 연구 재단 ( FAPESP )의 지원을 받은 상파울로 의대  University of São Paulo's Medical School (FM-USP)의 연구팀은 2020년 6-8월 사이 상파울로의 Hospital das Clínicas (HC) 병원에서 240명의 환자를 모집해서 고용량 비타민 D3 투여가 코로나 19 경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습니다. 환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은 비타민 D3 200,000IU를 땅콩 기름에 섞어서 먹고 나머지는 땅콩 기름만 먹었습니다. 그리고 입원 기간, 중증도, 중환자실 입원, 사망 등 주요 지표를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고용량 비타민 D 투여는 코로나 19 임상 경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부분은 다른 질병에서 진행된 비타민 D 임상시험과 같은 결과입니다. 물론 구루병처럼 극단적인 비타민 D 부족으로 생기는 질병에서는 비타민 D 투여가 도움이 되겠지만, 비타민 D가 크게 부족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에서는 질병 치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질병에서 비타민 D 수치가 낮은 것은 아마도 질병의 원인보다는 결과와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갤럭시 생태계를 노트북으로 확장 - 갤럭시 북 프로/갤럭시 북 프로 360 등 신제품을 공개한 삼성 전자

  (출처: 삼성전자)  삼성이 인텔 타이거 레이크 (11세대)를 탑재한 신상 노트북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새로운 브랜드인 갤럭시 북 프로와 갤럭시 북 프로 360입니다. 갤럭시 북 프로는  13.3인치 0.87kg / 15.6인치 1.05kg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며 모두 아몰레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무게를 줄이면서도 베사 인증 디스플레이 HDR 500 인증이 가능한 것은 아몰레이드 디스플레이 덕분일 것입니다. 인텔의 EVO 인증도 같이 받았으며 IRIS X 그래픽을 이용해 기존 내장 그래픽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15.6인치 모델의 경우 지포스 MX 450를 탑재해 더 나은 그래픽 성능을 지원합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스마트폰, 태블릿, 이어폰 등 다른 갤럭시 생태계와 연동성을 높였다는 것입니다. 갤럭시 태블릿을 세컨드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싱스를 이용해 주변 기기를 통제할 수 있고 다른 갤럭시 기기간 파일 전송이나 문서 작업 전송도 가능합니다. 또 13.3인치 모델의 경우 5G/LTE를 지원해 사실상 윈도우 10 버전의 갤럭시 기기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 북 프로 360 역시 같은 갤럭시 기기 연동성을 지원하면서 슈퍼 아몰레이드 디스플레이 탑재 360도 회전 컨버터블 기능, 그리고 갤럭시 펜 지원으로 노트북과 갤럭시 태블릿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5G가 기본인 점도 전통적인 노트북보다 모바일 기기에 더 가까운 특징입니다.   다만 그런 만큼 가격은 비싸 갤럭시 북 프로는 13.3인치 (i3/8GB 기준) 142만원, 15.6인치 (i3/8GB 기준) 152만원입니다. 국내 출시 모델은 갤럭시 버즈 프로가 증정됩니다. 갤럭시 북 프로 360은 13.3인치 (i5/16GB/256GB 기준) 194만원, 15.6인치 (i7/16GB/512GB 기준) 220만원으로 갤럭시 버즈 프로 및 S펜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되면 가격이나 스펙에서 기존의 갤럭시 북

우주 이야기 1125 - 프록시마 센타우리에서 발견된 강력한 플레어

  ( Artist's conception of the violent stellar flare from Proxima Centauri discovered by scientists in 2019 using nine telescopes across the electromagnetic spectrum, including the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ALMA). Powerful flares eject from Proxima Centauri with regularity, impacting the star's planets almost daily. Credit: NRAO/S. Dagnello ) ( Artist's conception of a violent stellar flare erupting on neighboring star, Proxima Centauri. The flare is the most powerful ever recorded from the star, and is giving scientists insight into the hunt for life in M dwarf star systems, many of which have unusually lively stars. Artist's conception of a violent stellar flare erupting on neighboring star, Proxima Centauri. The flare is the most powerful ever recorded from the star, and is giving scientists insight into the hunt for life in M dwarf star systems, many of which have unusually lively stars. Credit: NRAO/S. Dagnello )  적색왜성은 태양 질량의 40% 이하인 작은 별로 핵융합

C형 간염 약물이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높일 수 있다?

  ( Creative rendition of SARS-CoV-2 particles (not to scale). Credit: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H )  현재 코로나 19 치료제로 승인 받은 항바이러스제는 렘데시비르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더 강력한 항바이러스제나 혹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병합 요법이 필요합니다. 과학자들은 기존이 항바이러스제 가운데서 계속해서 후보를 찾고 있습니다. C형 간염 치료제 역시 그 후보 중 하나입니다.   텍사스 대학의 로버트 M 크럭 교수 ( Robert M. Krug, professor emeritus of molecular biosciences at UT Austin )와 그 동료들은 현재 승인받은 경구용 C형 간염 치료제들이 SARS-CoV-2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C형 간염 치료제 중 프로테아제 (protease)를 억제하는 약물들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종류가 다른 바이러스이지만, SARS-CoV-2 프로테아제가 간염 바이러스 프로테아제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렘데시비르는  RNA 의존 RNA 중합효소 (RNA-dependent RNA polymerase (RdRp))를 억제하기 때문에 서로 기전이 달라 같이 사용했을 경우 항바이러스 효과가 더 강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10개의 약물이 SARS-CoV-2 프로테아제에 강하게 결합할 것으로 예상하고 배양한 사람 세포와 동물 세포를 통해 검증했습니다.   연구 결과 7개의 약물이 SARS-CoV-2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했지만, 특히 네 약물 (simeprevir, vaniprevir, paritaprevir, grazoprevir)은 서로 다른 종류의 SARS-CoV-2 프로테아제를 억제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험실 세포 모델에서 이 약물들을 렘데시비르와 함께 사용했을 때

초전도체를 이용한 고효율 수소 항공기 개념을 공개한 에어버스

  ( Airbus is working on a number of hydrogen-fueled clean aircraft, including this blended wing concept. Credit: Airbus ) ( The Airbus Ascend – a superconducting, cryogenic liquid hydrogen powertrain. Credit: Airbus )  에어버스가 ASCEND (Advanced Superconducting & Cryogenic Experimental powertraiN Demonstrator)라는 독특한 개념의 초전도 항공기 파워트레인 시스템 개념을 공개했습니다.  -253.15 °C의 초저온으로 냉각된 액체 수소를 이용해 수소 연료 전지에서 에너지를 공급할 뿐 아니라 케이블, 모터, 전원부 등 주요 장치를 초저온 액체 수소로 냉각해 초전도 상태에서 가동한다는 개념입니다.   전기 항공기는 필연적으로 전원부, 케이블, 모터에서 상당한 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열은 동력 시스템에 상당한 부하를 줄 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도 떨어뜨리게 됩니다. 특히 장시간 비행하는 대형 전기 항공기의 경우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ASCEND 시스템은 아예 열이 많이 발생하는 부분을 초전도체로 대체해 열로 소모되는 에너지를 없애고 발열도 제어하는 방식입니다. 만약 가능하기만 하다면 이론적으로 매우 효율적인 전기 항공기 개발이 가능합니다.  (Airbus Ascend - cryogenic hydrogen powertrain for electric aircraft)   물론 실제로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것이 먼저기 때문에 에어버스는 500-kW (670-hp) 수준의 실증 엔진을 지상에서 테스트할 계획입니다. 다만 실제로 가능하더라도 복잡한 구조로 인해 비용은 상당히 올라갈 가능성이 높고 대용량의 액체 수소를 항공기에 탑재하는 일 역시 간단치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초전도체 항공기가 실제 가능할지 미래가

말라리아 백신 후보 물질 Phase IIb 임상시험에서 77% 예방 효과

   작년과 올해의 최대 화두는 두말할 필요 없이 코로나 19 입니다. 하지만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은 코로나 19만아 아닙니다. 훨씬 오래된 질병인 말라리아 역시 매년 수억 명을 감염시키고 40만명에 달하는 인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전염병입니다. 다만 대부분 열대지역, 그리고 개발도상국에서만 환자가 생기다보니 우리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것 뿐입니다.   과학자들은 전통적인 말라리아 퇴치 방법은 모기 박멸은 물론 갈수록 내성 문제가 심각해지는 말라리아 원충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말라리아 역시 백신을 개발해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 같은 기생충 백신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비해 개발이 어렵지만, 최근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 후보 물질인  R21/Matrix-M는 아프리카의 말라리아 유행 국가인 부르키나 파소 (Burkina Faso)에서 소규모 대상자를 포함한 임상 시험인 phase IIb 를 진행했습니다. 말라리아에 가장 취약한 5-17개월 사이 영유아 45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R21/Matrix-M은 12개월 간 고용량 그룹에서 77%의 예방효과를 보였고 저용량 그룹에서도 71%의 예방효과를 보였습니다.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량 그룹의 예방 효과는 WHO가 목표로 한 말라리아 예방 효과 75%를 넘기 때문에 이 용량으로 백신이 개발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앞으로 연구팀은 5-36개월 사이 영유아 4500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임상 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말라리아 예방효과가 입증된다면 실제 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승인된 유일한 말라리아 백신은 단백질 재조합 백신인 RTS,S/AS01으로 Mosquirix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방 효과가 26-50%에 불과해 더 효과적인 백신 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백신 개발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고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

우주 이야기 1124 - 숨어 있는 떠돌이 블랙홀을 찾아낼 로만 우주 망원경

  ( How microlensing around a black hole would work. Credi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Conceptual Image Lab )  TESS를 이어 수많은 외계 행성을 찾아낼 나사의 로만 우주망원경  (Nancy Grace Roman Space Telescope)은 선배인 케플러나 TESS처럼 외계 행성 탐사 이외에 다른 여러 가지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연구 분야 중 하나는 숨어 있는 항성 질량 블랙홀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로만 우주 망원경:  https://blog.naver.com/jjy0501/222296947940  태양보다 훨씬 무거운 별이 초신성 폭발로 죽은 후 남기는 항성 질량 블랙홀은 빨아들이는 물질이 없는 경우 진짜 우주의 검은 구멍이기 때문에 그 존재를 알아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동반성도 이미 죽고 사라진 항성 질량 블랙홀을 관측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마이크로 중력 렌즈입니다. 멀리 있는 별 빛이 블랙홀 주변을 지나면서 휘어져 렌즈처럼 확대되어 보이거나 혹은 여러 개로 보이는 현상을 관측하면 블랙홀의 존재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How to use gravitational lensing to detect black holes. Credit: NASA)    로만 우주망원경은 전세대 행성 사냥꾼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일단 주경 자체가 2.4m로 허블 우주 망원경과 맞먹을 정도로 크고 최신 2.88억 화소 이미지 센서는 한 번에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100배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대 2500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 10만 개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로만 우주 망원경은 아주 미세한 별의 밝기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측하는 만큼 마이크로 중력 렌즈 효과를 찾는데도 제격입니다. 따라서 케플러나 TESS와 달리 모

건설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모듈러 건설 로봇 - Baubot

  (출처:  Printstones )  호주의 3D 프린팅, 로봇 스타트업인 프린트스톤스 (Printstones)가 건설현장에서 사람을 도와 여러 가지 작업을 할 수 있는 건설 로봇인 바우봇 (Baubot)을 선보였습니다. 한 번 충전으로 8시간 작업이 가능한 바우봇은 시속 3.2km에 불과한 느린 속도를 지니고 있으나 대신 무한궤도를 이용해서 다양한 지형과 계단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로봇의 주 목적은 다양한 로봇팔 모듈을 장착해서 사람이 했던 작업을 보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용접이나 드릴로 구멍 뚫기, 미장 작업, 벽돌 쌓기 등이 그것입니다. 그 외에 3D 프린터 암을 설치하면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출력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작업은 동영상을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동영상)     바우봇의 로봇 팔은 최대 1m의 범위에서 작업이 가능하며 1mm 이내의 정확도로 정밀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작업을 지시할 수 있으며 사람과의 협업도 가능합니다. 최대 500kg의 화물도 실을 수 있어 공사에 필요한 물품과 자재를 실어 나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실용적일지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해 보입니다. 적어도 같은 장소에서 획일적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 제조업 공장과 달리 작업 환경이나 작업 방식이 다양한 공사 현장에서는 반드시 로봇이 사람보다 낫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에서는 어쩌면 수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로봇보다 사람이 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고 사실 작업 속도도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 로봇의 보급은 생각보다 더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초기에는 비용도 결코 저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경제성과 신뢰성을 갖춘 건설 로봇을 건설현장에서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robotics/baubot-modular-mobile-construction-robot/

우주 이야기 1123 - 모항성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생성된 거대 행성

  ( A direct image of the exoplanet YSES 2b (bottom right) and its star (centre). The star is blocked by a so-called coronagraph. Credit: ESO/SPHERE/VLT/Bohn et al. )  천문학자들이 기존이 가스 행성 생성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먼 거리에서 생성된 거대 가스 외계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의 알렉산더 본 (Alexander Bohn, Leiden University)이 이끄는 연구팀은 Young suns Exoplanet Survey (YSES) 연구에서 발견된 외계 행성 YSES 2b를 유럽 남방 천문대 (ESO)의 VLT (Very Large Telescope) 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습니다.   YSES 2b는 지구에서 360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사실 이 거리에 있는 외계 행성을 직접 관측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연구팀은 VLT에 있는 SPHERE 장치를 이용해서 이를 관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외계 행성이 모항성과 적당히 먼 거리에 있을 뿐 아니라 별의 나이가 1400만년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서 아직 뜨겁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구 결과 이 거대 행성은 새로운 가스 행성이 생성되기 매우 어려운 위치에 있었습니다. 모항성과의 거리는 해왕성/명와성 궤도의 거의 세 배인 지구 - 태양 거리의 110 배 (110AU) 정도인데 목성 질량의 6배나 되는 행성이 생성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스 행성 생성 이론에 따르면 거대 가스 행성은 모항성의 간섭을 피해 많은 가스를 모을 수 있는 적당한 거리에서 생성됩니다. 예를 들어 목성이나 토성 궤도가 그런 경우입니다. YSES 2b처럼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는 카이퍼 벨트 같은 얼음 천체들이 형성됩니다. 따라서 이 외계 행성은 기존의 가스 행성 생성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습니다.   가능성 있는 생성 이론 중 하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다른 거대

말 크기의 토끼가 없는 이유는?

  ( Eastern cottontail (Sylvilagus floridanus). Taken by Gareth Rasberry, Huntington Beach State Park, Murrells Inlet, South Carolina, USA )    토끼는 설치류 가운데서 매우 성공적인 초식 동물입니다. 토끼목 (Lagomorpha)에는 102종이 보고되어 있으며 화석종은 75속에 230종이나 보고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토끼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5kg 정도이며 일부 예외적인 경우에도 최대 8kg을 넘지 못합니다. 가장 큰 설치류인 카피바라가 50kg까지 커진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나무늘보처럼 현재는 별로 크지 않아도 과거에는 수톤에 달하는 거대 종이 있었던데 비해 토끼과의 최대 크기는 항상 일정했습니다.   교토 대학의 스스무 토미야( Susumu Tomiya )가 이끄는 연구팀은 그 이유를 이론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또 다른 성공적인 초식 포유류이자 토끼가 커지면 가장 직접적인 경쟁 상대일 가능성이 높은 유제류 ( ungulate )와 토끼목을 비교 연구했습니다. 말, 양, 소, 염소 등을 포함하는 유제류(발굽이 있는 포유류)는 매우 성공적인 초식 동물로 네 발을 이용해서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달릴 수 있습니다. 반면 토끼류는 뒷다리의 힘을 최대한 이용해서 도약하듯이 뛰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연구팀은 토끼의 이동 방식이 체중 6kg 이상에서는 유제류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이 이상 크기에서는 토끼의 이동 방식보다 그냥 네 발로 뛰는 유제류의 이동방식이 더 에너지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나 말 크기의 토끼는 효율성 면에서 유제류의 경쟁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유제류가 생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효과가 누적되면 결국 토끼를 몰아내게 됩니다.   하지만 토끼에도 큰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6kg 이하 작은 크기에서는 유제류보다 뛰기 효율이 좋다는 것입니

티라노사우루스는 무리 지어 사냥했다?

  ( A skull of Teraphoneus from a Utah dig site that contained the bones of at least four individual tyrannosaurs. Credit: Bureau of Land Management Utah )  영화든 복원도이든 간에 티라노사우루스는 보통 혼자 사냥하는 폭군으로 묘사됩니다. 반면 영화 쥐라기 공원의 영향으로 랩터 (벨로키랍토르)는 늑대처럼 무리지어 사냥하는 영리한 공룡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육식 공룡이 혼자 사냥하는지 아니면 무리지어 사냥하는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의 대상이었습니다.   대형 초식 공룡의 경우 사냥에 성공하면 여러 개체가 먹을 수 있는 고기가 나온다는 사실과 현생 육식 동물 가운데서도 무리 지어 사냥하는 부류가 여럿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최소한 몇몇 육식 공룡은 무리 지어 사냥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벨로키랍토르는 물론이고 티라노사우루스과 공룡이 무리 지어 사냥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이런 행동 양식이 화석화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미 토지관리국 (US Bureau of Land Management) 소속의 고생물학자인 앨런 타이투스 박사(Dr. Alan Titus)가 이끄는 연구팀은 유타 주에 있는 레인보우 앤 유니콘 채석장 (Rainbows and Unicorns Quarry)에서 백악기 후기인 7700-7600만년 전 살았던 티라노사우루스과 대형 수각류 공룡인 테라토포네우스 (Teratophoneus curriei)의 뼈 무더기를 확인했습니다.   테라토포네우스는 몸길이 6-8m, 몸무게 1-2.5t 정도의 대형 수각류 육식 공룡으로 후에 등장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보다는 작지만, 호랑이나 사자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대형 육식 동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초식 공룡을 쓰러뜨리면 여러 개체가 먹을 수 있는 고기가 나온다는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발굴에서 연구팀은 한 개체가 아니라 아마도 4-5마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