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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20의 게시물 표시

식물은 어떻게 초식 동물의 공격을 감지할까?

( Researchers have identified the first key biological switch in plants that sounds an alarm following attack by animals such as leaf-munching caterpillars. Credit: University of California - San Diego )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는 식물들도 사실 순순히 초식 동물에게 먹히는 것은 아닙니다. 가시처럼 물리적인 방어 수단이 없는 경우에도 잎을 뜯어먹는 신호가 감지되면 화학 물질을 분비해 동물을 공격합니다. 이 과정은 30여년 전부터 알려져 있지만, 과학자들은 정확한 기전은 알지 못했습니다. 신경 세포도 없는 식물이 어떻게 초식 동물의 공격을 감지하는 기전은 아직도 일부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고 캠퍼스의 아담 스테인브레너( Adam Steinbrenner )와 그 동료들은 콩과 식물에서 애벌레의 공격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찾아냈습니다. 연구팀이 찾아낸 인셉틴 수용체 ( inceptin receptor, 약자 INR )은 애벌레의 침샘에서 나오는 소화효소인 인셉틴을 감지해 세포내 신호 전달 시스템을 자극합니다. 그러면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이 나와 애벌레를 공격하는 것입니다.   잎이 파괴될 때 나오는 물질을 감지하는 시스템과 함께 초식 동물의 침샘에서 나오는 소화효소를 감지하는 시스템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애벌레의 공격을 감지하는 수용체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식물의 자연적인 방어 메카니즘을 이해한다면 해충에 내성을 지닌 작물 개량이나 유전 공학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Adam D. Steinbrenner et al. A receptor-like protein mediates plant immune responses to herbivore-associated molecular patterns, Proceedings of th

청소년기 폭풍 성장을 한 티라노사우루스. 다른 공룡은 안 그랬다?

  ( Paleontologist Tom Cullen cutting into SUE the T. rex's thigh bone to learn how T. rex grew. Credit: © David Evans )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수각류 공룡의 아이콘처럼 생각되지만, 사실 모든 수각류 공룡을 대표하기 보다는 매우 독특한 케이스에 속합니다. 거대한 크기도 그렇지만, 용도를 알 수 없는 작은 앞다리와 여러 가지 생태학적 비밀 - 적극적인 사냥꾼이었는지 아니면 청소부 였는지 - 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성장 속도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과학자들은 이전 연구를 통해 티라노사우루스가 생각보다 빨리 자랐을 뿐 아니라 인간처럼 성장기가 있어 짧은 시간에 폭풍 성장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나 혹은 이런 성장 패턴이 수각류 공룡에서 일반적인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시카고 필드 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톰 쿨렌 ( Tom Cullen )은 아르헨티나와 고생물학자들과 힘을 합쳐 티라노사우루스 표본 가운데 가장 크고 완벽한 수(SUE)와 알로사우루스 계열인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 carcharodontosaurid ) 신종 화석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수는 최근 또 다른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인 스코티 발견 전까지 가장 완벽하고 큰 수각류 공룡 화석으로 많은 연구가 이뤄졌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496035503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의 성장 곡선이 티라노사우루스와 상당히 달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수의 경우 대략 33세에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사실 20세에 이미 최대 크기에 도달해 이후에는 거의 자라지 않았습니다. 수는 10대에 폭풍 성장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시기에는 주당 16-18kg 정도 체중이 늘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카르카로돈토사우루스 신종 화석은 30-40대에도 성장이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화석의

악어도 잘린 꼬리가 재생된다?

  ( American alligator (Alligator mississippiensis) Credit: Ruth Elsey and the Louisiana Department of Wildlife and Fisheries. ) ( The regrown alligator tail is different from the original tail. Regrown scales are densely arranged and lack dorsal scutes (top right). An unsegmented tube of cartilage (yellow) replaces bone (tan) in the regrown tail. Moreover, the regrown tail lacks skeletal muscle (red) and instead, there is an abundance of fibrous connective tissue (pink). Credit: Arizona State University )  도마뱀이나 양서류 가운데는 잘린 꼬리나 사지가 다시 자라나는 종들이 있습니다. 몸집은 작아도 꼬리가 긴 도마뱀의 경우 꼬리를 떼는 방식으로 포식자에게 벗어난 후 다시 꼬리를 재생합니다. 그런데 사실 작은 도마뱀이 아니라 대형 파충류인 엘리게이터(Alligator)에서도 꼬리가 재생될 수 있습니다. 도마뱀처럼 완벽한 재생은 아니고 또 이렇게 큰 악어류가 꼬리를 잘리는 일도 흔하진 않지만, 과학자들은 야생 엘리게이터 가운데 단순히 잘린 꼬리가 아문 정도가 아니라 다시 자라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애리조나 대학과 루이지애나 야생 동물 및 수산부 ( Arizona State University and the Louisiana Department of Wildlife and Fisheries )의 연구팀은 엘리게이터의 잘린 꼬리가 어떻게 조직학적으로 재생되는지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야생 엘리게이터는 자신의 몸길이의 최대 18%까지 꼬리를 재

B61-12 핵폭탄 투하 테스트를 진행한 F-35A

  ( An F-35A Lightning II fighter dropping a B61-12 mock nuclear bomb. Credit: Sandia National Laboratories )  미국은 냉전이 한창이던 1963년 개발한 B61 계열의 핵폭탄을 현재까지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도 도시 하나를 파괴시킬 수 있는 위력을 지닌 무기로 항공기 탑재 가능한 수준까지 크기를 줄였기 때문에 굳이 신형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는 없었지만, 반 세기가 넘는 세월이 흐른 만큼 소소한 업그레이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미군은 가장 최근 업데이트 형인 Mod 12 (B61-12)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GPS 유도 지표 관통형 ( GPS guided, earth-penetrating weapon) 핵무기로 0.3, 1.5, 10, 50kt (킬로톤)급으로 위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발전을 반영해 표적을 타격하는 오차를 100m 이상에서 30m 이내로 줄이고 F-35나 현재 개발 중인 B-21에서 운용할 수 있게 업그레이한 것이 주요 특징입니다.   최근 미국은 F-35A에서 핵탄두를 제외한 B61-12의 낙하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테스트에서 B61-12는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F-35A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된 후 지상에 떨어졌습니다. F-35A는 핵무기 운용 임무를 F-16에서 이어받게 되는데, B61이 F-35의 내부 무장창에 들어갈 수 있어 은밀하게 타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동영상)   어떻게든 핵개발을 통해 미국을 위협하려는 일부 국가에게는 섬뜩한 영상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질과 양에서 미국이야말로 핵무장이 제일 잘 된 국가일테니 말이죠.   참고  https://newatlas.com/military/f-35a-mock-nuclear-bomb-flight-test/ https://en.wikipedia.org/wiki/B61_nuclear_bomb

원자 하나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기술

  ( Credit: Cockrell School of Engineering, 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  텍사스 대학의 과학자들이 원자 하나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데지 아킨완드 교수( Deji Akinwande, professor in the Department of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 )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황화몰리브덴 ( molybdenum disulfide, MoS2 ) 나노물질을 이용한 멤리스터 메모리 ( memristor memory)를 연구했습니다. 연구팀은 원자 하나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수준까지 기록 밀도를 높였기 때문에 이를 아톰리스터 ("atomristor")라고 명명했습니다.   아톰리스터는 1nm 이내의 작은 면적에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 1제곱 센티미터 면적에 25Tb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는 3D 낸드가 아닌 단층 낸드와 비교했을 때 100배나 더 높은 기록밀도입니다. 물론 당장에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멤리스터 메모리의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로 생각됩니다.   멤리스터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알려져 있지만, 원자 단위 기록을 제외하고 생각해도 아직은 상용화까지 길이 먼 상태입니다. 항상 엄청난 가능성을 지닌 기술로 소개되곤 했는데,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은 언제가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  Saban M. Hus et al, Observation of single-defect memristor in an MoS2 atomic sheet, Nature Nanotechnology (2020). DOI: 10.1038/s41565-020-00789-w https://techxplore.com/news/2020-11-world-smallest-atom-memory.html

코로나 19 대유행이 온실가스 배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Chart plotting CO2 concentrations in the atmosphere. Credit: UNEP World Environment Situation Room.)  코로나 19 대유행의 역설 중 하나는 세계 경제를 위축시키면서 동시에 환경 보호에는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의 인적이 끊긴 관광지에는 야생 동물이 다시 돌아오고 봉쇄 조치가 이뤄진 도시에서는 대기 질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면서 처음으로 대규모 배출 감축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배출량이 줄어든 것이지 0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봉쇄 조치가 이뤄져도 전기는 필요하고 필수적인 인프라와 공장은 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1961825607                  https://blog.naver.com/jjy0501/222116869458  세계 기상 기구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온실가스 회보 (Greenhouse Gas Bulletin)를 통해 올해 지구 대기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4.2-7.5% 사이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셧다운 조치가 절정에 달했을 때는 최대 17%까지 배출량이 감소했지만, 이후 경제를 재가동하면서 상당 부분 화석 연료 소비량을 회복했기 때문입니다.     2018년 지구 대기 중 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07.8ppm이었고 2019년에는 410ppm이었는데 WMO는 현재의 코로나 19 대유행이 이산화탄소 농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0.23ppm 수준으로 예측했습니다. 대략 1년에 2ppm 정도 상승하고 연간 1ppm 정도의 변동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세한 증가세 완화가 예상되는 수준입니다.     결국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팬데믹처럼 모조건 소비를 줄이는 것이 온실가스 문제의 해결책이

새로운 기전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Evinacumab - LDL 콜레스테롤을 반으로 줄인다

   콜레스테롤은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지만, 양이 과도할 경우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질병은 동맥경화증과 협심증, 심근경색, 뇌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입니다. 콜레스테롤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몸에서 합성되는 부분도 있어 식이 요법 만으로는 조절이 쉽지 않으며 결국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스타틴 (statin) 계열 약물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긴 하지만, 약물로도 조절되지 않는 고콜레스테롤증도 존재합니다. 과학자들은 스타틴이나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는 약물 이외에 새로운 기전을 지닌 콜레스테를 강하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런 노력 중 하나가 단클론 항체인 에비나쿠맙 ( Evinacumab)입니다. 이 약물을 개발한 것은 코로나 19 항체 치료제로 유명해진 미국의 리제네론 제약 (Regeneron Pharmaceuticals, Inc)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여된 REGN-COV2이 이 회사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 19 치료제입니다. 에비나쿠맙 역시 항체 치료제로 angiopoietin like protein 3 (ANGPLT3)라는 경로를 억제해 스타틴 계열 약물과는 다른 방식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습니다. 이 약물이 목표로 하는 것은 동형접함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heter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eFH))처럼 쉽게 조절되지 않는 중증 고콜레스테롤 혈증입니다.   HeFH는 서구에서 흔하며 다행히 우리나리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한번 생기면 지나치게 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로 인해 조기에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현재는 스타틴 계열 및 다른 계열으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치료제로 사용하지만 치료 성적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에비나쿠맙은 이런 난치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에 새로운 치료제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27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우주 이야기 1084 -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화석 은하를 발굴하다

  ( An artist's impression of what the Milky Way might look like seen from above. The colored rings show the rough extent of the fossil galaxy known as Heracles. The yellow dot shows the position of the sun. Credit: Danny Horta-Darrington (Liverpool John Moores University), NASA/JPL-Caltech, and the SDSS ) ( An all-sky image of the stars in the Milky Way as seen from Earth. The colored rings show the approximate extent of the stars that came from the fossil galaxy known as Heracles. The small objects to the lower right of the image are the Large and Small Magellanic Clouds, two small satellite galaxies of the Milky Way. Credit: Danny Horta-Darrington (Liverpool John Moores University), ESA/Gaia, and the SDSS )  천문학자들이 100억 년 전 우리 은하와 충돌해 흡수된 고대 은하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헤라클레스 ( Heracles )라고 명명된 이 고대 은하의 흔적은 우리 은하 역사에서 초기에 흡수 합병된 것으로 워낙 오래전 은하 중심부에 통합되어 사실 일반적인 관측 방법으로는 알아내기 힘든 존재였습니다.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 ( Liverpool John Moores University (LJMU))의 과학자들은 Sloan Digital Sky Surveys(SDSS)의 Apache Point

용각류 공룡이 거대해진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

( Reconstruction of the early sauropod Bagualia alba. Credit: Jorge Gonzales ) ( The tooth of Bagualia alba, discovered in Argentinian Patagonia. Credit: Diego Pol )  중생대를 대표하는 초식공룡이라고 하면 역시 역사상 가장 거대한 육지 동물이었던 용각류 (Sauropod)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장 큰 것은 몸무게 70톤이 넘고 몸길이도 40m에 달하는 거대 공룡이었지만, 사실 용각류의 초기 조상은 그렇게 큰 동물이 아니었습니다. 용각류의 초기 조상과 그 근연 그룹인 용각형류 ( sauropodomorph )의 크기는 초기 5000만년 동안 10m를 거의 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쥐라기 중반인 1억8천만년 전 다른 용각형류가 사라지고 용각류만 남으면서 몸집이 커지게 됩니다.   아르헨티나의 고생물학자인 디에고 폴( Diego Pol )과 독일의 고생물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당시 급격히 진행된 지구 온난화를 들었습니다.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남부 추부트 (Chubut) 주에서 발견한 1억7900만년 된 초기 용각류 이빨 화석을 통해 그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바구알리아 알바 ( Bagualia alba )라고 명명된 이 용각류 공룡은 동시대에 사라진 다른 용각형류 그룹에 비해 매우 두꺼운 에나멜질과 단단한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변화를 당시의 기후 변화와 연결지어 생각했습니다. 이 시기 활발한 화산 활동으로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및 온실 가스 농도가 올랐고 이로 인해 매우 덥고 습하면서 계절적인 변동이 심한 기후가 펼쳐졌습니다. 그러면서 식물 다양성도 감소해 이런 환경에 적응한 두껍고 질긴 식물이 번성하게 됐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단단하고 질긴 식물을 먹기에 적합하지 않은 얇은 이빨을 지닌 용각형류 공룡의 멸종을 재촉했습니다.   반면 나중에 용각류 그룹으로 백악기까지 후손을 남긴 일부

토끼를 닯은 캄브리아기 대두 삼엽충

  ( Artistic reconstruction of Phantaspis auritus. Credit: HUO Xiuquan ) ( Nearly complete exoskeleton (left) and cranidium (right) of Phantaspis auritus gen. et sp. nov. Credit: NIGPAS ) ( Reconstructions of the dorsal exoskeleton and life cycle of Phantaspis auritus gen. et sp. nov. Credit: NIGPAS )  삼엽충은 고생대를 대표하는 생물로 고생대 지층의 지표을 알아볼 수 있는 화석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생대에 다 똑같은 삼엽충만 살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 긴 시간 동안 매우 다양한 형태의 삼엽충이 진화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삼엽충이 처음으로 나타난 캄브리아기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중국 과학원 난징 지질학 및 고생물학 연구소 ( Nanjing Institute of Geology and Paleontology of the Chinese Academy of Sciences (NIGPAS) )의 과학자들은 산둥성에 있는 캄브리아기 지층에서 머리가 매우 큰 삼엽충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머리가 크게 진화한 삼엽충 자체는 드물지 않지만, 대부분 오르도비스기 중기 - 후기에 나타난 반면 판타스피스 아우리투스 ( Phantaspis auritus)는 캄브리아기에 등장했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대두 삼엽충이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판타스피스가 머리가 커진 이유는 아마도 바다 밑바닥에서 먹이를 효과적으로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독특한 점은 발달 후기로 가면 갈수록 커지는 토끼 귀 같은 형태의 머리입니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화석을 보면 새끼 때는 평범한 삼엽충이다가 성체가 되면 만화로 그린 토끼 귀 같은 형태로 머리가 자라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빠른 건설용 3D 프린터 - COBOD BOD 2

  (Credit:  COBOD)  독일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면적 380㎡ (115평)의 3층 건물을 짓는다는 소식입니다. 건설용 3D 프린터 제조사인 COBOD와 현지 골조 및 건설 회사인 페리 (Peri)와 Michael Rupp Bauunternehmung이 손잡고 3층 짜리 아파트를 건설하는데 3D 프린터의 힘을 빌리기로 한 것입니다. BOD 2는 모듈러 3D 프린터로 이번 건설에서는 12.5 x 15 x 7.5 m 크기의 면적에 설치됩니다.   제조사의 주장에 의하면 BOD2가 콘크리트를 출력하는 속도가 최고 초당 100cm에 달해 속도면에서 가장 빠른 3D 프린터라고 합니다. 이는 시간당 최고 10톤의 콘크리트를 출력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실제 건설현장에서는 콘크리트만 뿌리면 건물이 되는 건 아니라서 실제 건설 시간은 6주 정도 걸릴 예정입니다. 당연히 콘크리트 이외 골조 및 전기 배선, 상하수도관 등 다른 부분은 사람이 작업해서 설치해야 합니다. 인테리아는 물론 별도입니다.  (BOD2 Second to none 3D construction printer COBOD)  제조사 및 건설사 측에 의하면 BOD2는 전기 배선, 창, 각종 배관 설치를 방해하지 않고 쉽게 통합해서 건설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3D 프린터 자체로는 그냥 콘크리트를 적층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철골조를 비롯해 건물의 다양한 부분과 통합하지 않으면 애물 단지에 불과할 것입니다. 최근 많은 시도가 이뤄지는 만큼 미래 건설에서 3D 프린터가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architecture/3d-printed-apartment-building-germany/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19 백신을 둘러싼 의문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코로나 19 백신 후보 물질인  AZD1222(ChAdOx1)가 임상 시험 중간 결과 발표 후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왜 일부 대상자들에게 절반 용량이 들어갔냐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백신 용량을 줄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된 결과로 생각했으나 아스트라제네카의 해명은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실수로 백신을 덜 접종 받은 사람에서 오히려 90% 예방효과가 나왔다고 설명해 의문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222152635459  아스트라제네카 보도 자료 :  https://www.astrazeneca.com/media-centre/press-releases/2020/azd1222hlr.html  나중에 추가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1+1회 접종 (1회 접종량은 아데노 바이러스 백터 입자 500억 개)을 한 사람은 8,895명이고 0.5+1회 접종 한 사람은 2,741명입니다. 정확히 반으로 나누지 않은 점을 볼 때 의도된 결과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0.5+1회 접종한 사람이 모두 55세 미만이라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면역 반응이 노인보다는 젊은 층에서 강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할 때 90% 예방 효과는 연령대별 차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예시당초 이 그룹이 너무 숫자가 작아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인지도 의문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각 그룹에서 얼마나 환자가 발생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12월 말로 예정된 최종 임상 결과 보고를 봐야 겠지만, 이는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기존의 백신과 비슷하게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해서 제조하기 때문에 제조가 쉽고 가격도 저렴하며 냉장보관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격도 비싸고 국내 제조도 어렵고 보관도 까다로운

태양열을 이용한 오토클레이브

  (Credit: MIT)  오토클레이브 (autoclave)는 일회용이 아닌 의료 기구들을 소독할 때 쓰이는 장비로 고온 고압의 증기로 소독합니다. 일종의 압력 밥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균, 바이러스, 포자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본적인 소독 장비도 없는 가난한 나라들도 있습니다. 전기 공급도 제한적인 낙후된 지역에서는 오토클레이브 없이 끓는 물에 소독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MIT와 인도 공대 ( Indian Institutes of Technology (IITs) )의 연구팀은 전기나 연료를 구하기 힘든 지역에서 태양열 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오토클레이브 장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태양열을 이용해서 물을 데우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효과적으로 고압 수증기를 만드는 소규모 태양열 장치는 새로운 과제입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태양열 오토클레이브는 태양열 발전기와 비슷한 방식을 사용합니다. 반원형의 알루미늄 반사경 안에 물이 담긴 파이프를 넣고 이를 가열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투명 실리카 기반 에어로젤( transparent silica-based aerogel )로 표면을 덮었는데, 덕분에 태양광이 쉽게 통과하지만 반대로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가 됩니다. 연구팀은 2㎡ 정도의 집열 장치가 있으면 작은 오토클레이브를 작동시키기에 충분한 증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동영상)   실제 보급까지는 많은 과정이 남아 있지만, 성공한다면 태양열 오토클레이브는 적정기술의 성공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급적이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서 개도국이 의료 사각 지대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https://newatlas.com/good-thinking/solar-powered-autoclave/

공룡은 소행성 충돌 전에 쇠퇴하지 않았다?

  ( Credit: Pixabay/CC0 Public Domain )  비조류 공룡이 멸종한 결정적인 이유는 6600만년 전 소행성 충돌이라는 것은 이제 학계에서 정설로 굳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각론에서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논쟁은 소행성 충돌 이전에 공룡이 쇠퇴했느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미 소행성 충돌 이전에 공룡의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과학자들을 그렇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스 대학 및 자연사 박물관의 조에 본서 ( Joe Bonsor, Milner Centre for Evolution at the University of Bath and the Natural History Museum. )와 그 동료들은 새로운 통계적 분석고 모델링을 통해 멸종 직전 공룡의 다양성이 의미 있게 줄어든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해 공룡이 백악기말 쇠퇴하고 있어 소행성 충돌 없이도 사라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한 것입니다.   연구팀은 저널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공룡 종 다양성이 백악기 말 감소했다는 이전 연구는 표본 편향 (sampling bias)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화석 기록은 드문 드문 남을 수밖에 없어 단순히 과 단위에서 종 수를 비교하면 마치 다양성이 줄어든 것처럼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과(family) 단위에서 신종이 보고되는 비율을 조사해 백악기 말까지 실제로 다양성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이 옳다면 소행성 충돌이 없었다면 비조류 공룡 중 일부는 지금까지도 살아있을지 모릅니다. 물론 암모나이트와 익룡을 비롯해 다양한 중생대 생물 역시 지금까지 일부 후손을 남겼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지금 우리가 보는 포유류나 조류 가운데 일부는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 주장이 옳던 간에 인류가 지금처럼 진화했다면 이렇게 살아남은 중생대 생물 역시 위기에

물고기 사체가 가장 깊은 바다까지 수은을 끌고 내려간다

  ( Former University of Hawaii graduate student Mackenzie Gerringer dissects a snailfish collected from the Mariana Trench in the northwest Pacific Ocean. Credit: Chloe Weinstock. )  석탄 발전의 가장 큰 문제는 대기 중으로 막대한 온실가스와 미세 먼지를 배출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수은 오염입니다. 석탄에 포함된 미량의 수은이 석탄을 연소시키는 과정에서 배출되는데, 워낙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석탄이 많다보니 합쳐놓고 보면 꽤 많은 수은이 대기중으로 배출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수은의 양은 연간 2000톤이 넘습니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빗물에 의해 토양과 바다로 흘러들게 됩니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수은은 주로 메틸 수은의 형태로 해양 생물체의 몸에 들어가 먹이 사슬을 통해 축적됩니다. 따라서 큰 물고기일수록 체내 수은 농도가 높아 위험합니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임산부나 소아 등 수은 중독에 취약한 사람은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전 포스트:  https://blog.naver.com/jjy0501/100194910719  그런데 이런 수은 오염은 주로 1000m 이내의 비교적 얕은 바다에서 이뤄진다고 알려졌습니다. 상대적으로 깊은 심해는 안정한 환경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은 매우 깊은 심해에서 수은 오염의 증거들을 발견했습니다.   미시간 대학의 조엘 블룸 (Joel Blum)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수심 1만m에 달하는 깊은 해구인 괌 인근의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와 뉴질랜드 인근의 케르마덱 해구 (Kermadec Trench)에서 꼼치와 갑각류의 사체를 수집해 메틸 수은에 포함된 수은 동위원소를 측정했습니다.   자연계의 수은은 7개의 안정 동위원소를 지니고 있는데, 그 기원에 따라 동위원소의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