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에서 풍선처럼 확장되는 확장 모듈 (Expandable modules)




 우주 개발의 역사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지구의 중력과 두터운 대기를 뚫고 최소한 저지구 궤도 (LEO) 까지만 물자를 실어나르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가능한 작고 가볍게 만드는 기술이 항상 고려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이미 1950 년대 그 아이디어가 나왔던 기술 가운데 하나가 일단 발사시에는 접혀 있다가 우주에는 풍선 형식으로 커지는 모듈입니다. 




(Bigelow 의 확장 모듈이 ISS 에 부착된 상상도   Credit : Bigelow Aerospace)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벤처 기업이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 (Bigelow Aerospace) 로 최근 2015 년에 ISS 에 BEAM (Bigelow Expandable Activity Module ) 이라는 작은 풍선 확장식 모듈을 궤도에서 실험할 계획입니다. 이 모듈은 이전에 소개한 드래곤 (Dragon  :  이전 포스트 참고 http://blog.naver.com/jjy0501/100158684055  ) 우주선의 화물칸에 실려 우주로 이동하게 되며 일단 확장된 다음에 24 개월간 궤도상에서 안전성 등을 실험하게 됩니다. 


 풍선을 이용한 우주 모듈이라고 하면 의외로 생각될 지 모르지만 사실 위에서 언급한 이유로 역사가 꽤 오래된 아이디어 입니다. 1959 년 나사에서는 이런 풍선식 확장 모듈을 실제로 실험하기도 했습니다.



(1959 년 시험중인 나사의 풍선식 모듈 프로토 타입   Credit  : NASA ) 


 하지만 역시 당시의 소재기술로는 한계가 존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안전성 및 내구성에서 이런 확장 모듈은 아이디어 자체는 오래전에 나왔지만 결국 현재까지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1 세기에 이르러 소재 과학은 정말 엄청나게 발전했고 온갖 종류의 섬유 소재가 방탄은 물론 내열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고강도 소재로 된 확장가능한 풍선 모듈이 불가능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신소재 섬유를 사용해서 여러 겹과 층으로 만들게 되면 미세 운석이나 우주 쓰레기의 충돌 문제에 대해서 매우 안전한 모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풍선은 우리가 흔히 보는 놀이용 풍선 처럼 한층이 아니라 여러층으로 되어 있어 하나가 찟어지더라도 안전하고 완충하는 층이 존재해 외부의 극한적인 온도 변화에서 내부의 승무원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나사가 구상하는 확장형 거주 모듈. 모듈 중앙에는 금속 프레임으로 된 중앙 거주구가 있고 주변은 여러겹으로 된 풍선이 공기의 압력에 의해 부풀어서 모양을 갖추고 있는 형태. 잘 보면 외각층도 한겹이 아나아 여러겹으로 되어 있는 상태. 주변은 진공에 가까운 상태이므로 공기의 압력으로 형태를 유지할 수 있음. Credit : NASA)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는 2006 년 부터 나사의 지원을 받았으며 이미 Genesis I 과 Genesis II 라는 실험 모듈을 2006 년과 2007 년 성공적으로 발사해서 지금까지 궤도에서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2006 년 발사되어 이글을 쓰는 현시점까지 저지구궤도에서 공전 중인 Genesis I 확장 모듈. Credit : Bigelow Aerospace )  


 Genesis I/II 확장 모듈 (expandable module) 는 내부 공간이 11.5 ㎥ 정도 되는 작은 테스트 모듈이었습니다. BEAM 역시 비교적 작은 크기로 테스트 모듈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작게 접은 후 우주에서 펼쳐지는 모듈의 장점도 크기는 하지만 오랬동안 테스트를 해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도 확인해야겠죠. 



(BEAM 확장 모듈의 풀 스케일 목업 모델    Credit : NASA )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가 계획하는 대형 우주 모듈은 BA 330 으로 2014 - 2015 년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 모듈은 이름처럼 확장하면 330 ㎥ 이란 제법 큰 크기를 가지고 있는데 중량은 20 톤 정도 입니다. 길이는 14 미터 지름은 6.7 미터 정도 입니다. 



(BA 330 의 상상도   Credit : Bigelow Aerospace) 


 이것이 가능하다면 이후에는 올림푸스 (Olympus) 혹은 BA - 2100 이라고 불리는 대형 확장 모듈이 계획 중입니다. 중량은 70 - 100 톤 수준이고 내부 공간은 2100 ㎥ 이나 됩니다. 크기는 길이 17.8 미터에 지름 12.6 미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BA 2100 의 상상도    Credit : Bigelow Aerospace ) 


 비글로 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이용한 일종의 사업 모델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우주 호텔 같은 우주 관광 사업이죠. 2010 년에 발표하기로는 30 일간 궤도에서 머무는 비용으로 2300 만 달러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물론 향후에 달 유인 기지등에도 이 확장 모듈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달까지 보낼 수 있는 물자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적은 물자로 건설할 수 있는 기지가 필요합니다. 현재는 거주 모듈을 실제로 만들고 지상에서 테스트 하고 있습니다. 






 
(지상 테스트 기지인 알파의 밖과 내부   Credit : NASA ) 


 안전성, 내구성, 성능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게 되면 이런 확장식 거주 모듈은 그다지 신기하지 않은 미래 우주 기지의 표준적인 형태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양한 형식의 확장식 모듈이 테스트 중인데 사실 예산 문제만 해결될 수 있다면 확장 모듈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생각되니다. 문제는 역시 우주 개발 역시 예산 삭감의 칼날을 피해 갈 수 없다는 것이겠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