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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양서류 이야기 (2) - 악어를 닮은 거대 양서류들



  페름기에는 다양한 양막류가 진화해서 앞서 소개한 육상형 템노스폰딜리는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하지만 양서류는 본래 자신의 서식지인 물과 습지에서 여전히 번성을 누렸습니다. 당시에는 악어류 같은 대형 양서형 파충류도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생태학적 지위는 여전히 양서류의 몫이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제 책인 포식자에서 비교적 간단히 다뤘는데, 오늘은 여기에 대한 보충 설명입니다. 











 페름기에는 아르케고사우루스과 (Archegosauridae)의 템노스폰딜리가 물속에서 크게 번성했습니다. 이들은 외형상 파충류나 악어와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어 악어를 의미하는 어미인 suchus와 도마뱀을 의미하는 saurus라는 명칭의 속(genus)으로 분류되곤 합니다. 이들은 물속 생활에 잘 적응되어 네 다리를 지닌 사지류임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을 물속에서 지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르케고사우루스과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 Platyoposaurinae

Archegosaurus
Bageherpeton
Bashkirosaurus
Collidosuchus
Kashmirosaurus
Platyoposaurus
Prionosuchus


- Melosaurinae

Koinia
Konzhukovia
Melosaurus
Tryphosuchus
Uralosuchus


 이들 가운데 하나가 멜로사우루스 (Melosaurus) 입니다. 대략 2.5-3m 정도 되는 몸길이를 가진 작지 않은 육식 동물로 전체적인 외형이나 사냥 방식이 현생 악어와 유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Melosaurus platyrhinus의 복원도. 



 하지만 아르케고사우루스과에서 가장 유명한 속은 책에서 소개한 프리오노수쿠스 (Prionosuchus)입니다. 악어라는 의미의 suchus라는 어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프리오노수쿠스는 거대한 악어처럼 생긴 템노스폰딜리 양서류입니다. 20세기 중반 브라질에서 첫 화석 표본이 발견되었는데, 당시에 50cm 정도의 긴 두개골이 발견되어 Prionosuchus plummeri로 명명되었습니다. 


 이 속에서 발견된 종은 P. plummeri 하나 뿐이라서 대표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1.6m 길이로 추정되는 거대한 두개골 파편이 발견되었으며 이를 통해 전체 몸길이 9m에 달하는 거대한 프로오노수쿠스가 페름기 중기인 2억 7천만년 전 살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템노스폰딜리는 물론이고 양서류 전체를 통틀어 가장 거대한 크기입니다. 


(Prionosuchus from the Permian, probably the largest amphibian ever. Prionosuchus plummeri. public domain)


 프리오노수쿠스는 긴 주둥이와 날카로운 이빨, 헤엄치기 적합한 긴 꼬리를 가진 반면 다리의 길이는 상대적으로 짧아서 육지에서는 움직일 수 있다고 해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거나 매우 느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사지류의 일종임에도 거의 물속에서만 생활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는 다른 아르케고사우루스 역시 마찬가지로 이들은 잘 발달된 아가미와 수중 생활에 적응된 신체 구조로 아직 다리를 지닌 사지류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다시 물속으로 돌아간 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사실상 이들이 양서류보다 어류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크기의 대형 아르케고사우루스가 번성했다는 이야기는 페름기 당시에 큰 강과 호수, 습지가 생태계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이들 가운데 일부는 현생 악어처럼 민물 환경은 물론이고 바다로 진출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모든 멸종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페름기 말 대멸종은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페름기 이후에도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템노스폰딜리가 등장했지만, 중생대 이후 양서류는 다른 사지류의 발달로 인해 점차 사양세에 접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 


Cox, C.B., and Hutchinson, P. (1991). "Fishes and amphibians from the Late Permian Pedra de Fogo Formation of Northern Brazil" Palaeontology, 34(3): 561-573.

Florian Witzmann; Elizabeth Brainerd (2017). "Modeling the physiology of the aquatic temnospondyl Archegosaurus decheni from the early Permian of Germany". Fossil Record. 20 (2): 105–127. doi:10.5194/fr-20-105-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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