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한국이 도입할 F - 35 는 36 기 ?




 Aviationweek 발 기사로 전투기 시장의 복잡한 상황을 언급하는 기사 중 한가지 눈에 띄는 내용이 있어 소개드려 봅니다. 그것은 'The F-35A is competing for a 36-aircraft order in South Korea,... ' 라는 기사로 한국에 36 기의 F - 35A 를 수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짧막하게 언급된 것입니다. 이것이 의외인 이유는 본래 3 차 FX 사업의 소요 기체수는 60 기 였기 때문이죠. 구체적으로 이 내용이 록히드 마틴과 한국 정부가 수량을 축소하는데 합의한 것인지 아니면 1차로 36 기를 들여오고 추가로 더 들여온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아무튼 이 문구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습니다.  




(2012 년 12월 3일 500 파운드 GBU-12 Paveway II laser-guided 폭탄을 투하 실험 중인 F- 35B. 현재는 상당 부분 테스트가 진행되어 예정된 시험 비행의 1/3 을 완료한 상태.   ATLANTIC OCEAN (Dec. 3, 2012) F-35B test aircraft BF-3, flown by Lt. Cmdr. Michael Burks, completes the first aerial weapons release of an inert 500-pound GBU-12 Paveway II laser-guided bomb by any variant of the F-35 Lightning II aircraft. BF-3 dropped the GBU-12 over the Atlantic Test Ranges from an internal weapons bay.  Source : USMC    )     


 몇 차례 언급했듯이 F- 35 는 A/B/C 모든 계열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를 교정하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 수록 개발비와 양산 단가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초기에 예상했듯이 저렴한 가격에 스텔스 전투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은 이제 누가 봐도 가능하지 않은 일로 생각되고 있죠.  


 F- 35 도입 건에 대해서 큰 문제가 된 캐나다의 사례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3670368  참조) 에서 언급했지만 65 기의 F- 35 A 를 구매하고 20 년간 유지하는데 적어도 300 억 캐나다 달러 (300 억 USD와 비슷한 금액) 이나 그 이상이 들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또 2012 년 F -35 의 구매 계약을 맺은 일본의 경우 42 기의 F -35 를 도입하는데 DSCA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 가 미 의회에 보고한 바에 의하면 총 100 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http://www.dsca.mil/pressreleases/36-b/2012/Japan_12-15.pdf 참조)  


 그런데 3차 FX 사업의 사업비는 8.3 조원으로 일단 책정되어 있습니다. 2012 년 5월 1일 통보된 일본과의 가격을 비교할 때 10.6 조 원으로 42 대를 구매하는 일본과 8.3 조 원으로 60 대를 구매하려는 한국의 계획은 뭔가 엄청난 괴리가 존재합니다.  


 사실 대로 말하면 F - 35 60 대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예산을 대폭 늘리던지 아니면 풀 옵션 (예비 부품등 포함) 으로 구매한다면 구매 수량을 36 기 정도로 줄여야할 상황입니다. 최근에 세계 일보의 보도에 의하면 우리가 구매할 F - 35 의 1 기당 도입비가 2130 억원이고 총 사업비는 60 대 기준으로 15 조원이 되야 한다고 대통령직 인수위가 보고했다고 합니다 (아래 기사링크) 다만 이 내용은 다른 곳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건 8.3 조원으로 F- 35 를 60 대 구매하려면 엔진 같은 핵심 부품의 비용을 별개로 계산하지 않고는 불가능 하단 점입니다.  


(참고로 일본은 F - 35 A 42 기와 5 개의 예비 엔진을 비롯한 거의 풀옵션 부품임. 아래는 DSCA 보고서를 그대로 옮겨온 것임.  


The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 notified Congress April 30 of a possible Foreign Military Sale to the Government of Japan for a possible sale of an initial four F-35 Joint Strike Fighter Conventional Take-Off and Landing (CTOL) aircraft with an option to purchase an additional 38 F-35 CTOL aircraft. The estimated cost is $10 billion 

  All aircraft will be configured with the Pratt and Whitney F-135 engines, and 5 spare Pratt and Whitney F-135 engines. Other Aircraft Equipment includes: Electronic Warfare Systems, 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Computers and Intelligence/Communication, Navigational and Identifications (C4I/CNI), Autonomic Logistics Global Support System (ALGS), Autonomic Logistics Information System (ALIS), Flight Mission Trainer, Weapons Employment Capability, and other Subsystems, Features, and Capabilities, F-35 unique infrared flares, reprogramming center, and F-35 Performance Based Logistics. Also included: software development/integration, flight test instrumentation, aircraft ferry and tanker support, spare and repair parts, support equipment, tools and test equipment, technical data and publications, personnel training and training equipment, U.S. Government and contractor engineering, technical, and logistics support services, and other related elements of logistics support. The estimated cost is $10 billion.   )  


 따라서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8.3 조원으로 36 기의 F - 35A 를 구매한다는 이야기는 뭔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바는 전혀 없습니다. 사실 아직 F - 35 를 구매할 건지도 결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죠. 여기에 F - 35 자체의 문제도 있습니다.   


 F - 35 는 2013 년 1 월 새로운 보고서에 의해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예정된 테스트 비행의 1/3 을 완료한 시점에서조차 새로운 문제점이 대거 발견되고 있는데 A 모델의 공중 급유 문제, B 모델의 동체 균열, 전투와 비행에 꼭 필요한 헬멧 문제, 무장 장착 문제, 소프트웨어 문제, 고고도에서 스텔스 도료가 벗겨지는 문제 등 다 나열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 몇개는 꽤 치명적인 문제들이죠. (아래 링크 참조)  


 한국 정부 역시 F- 35 를 바로 구매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고 3 차 FX 사업 시기를 늦추었지만 F - 35 프로그램 자체가 앞으로 2 년간의 추가 테스트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당초 계획 대로 2016 년 F - 35 를 받으려면 아직 문제가 다 수정되지 않은 초도 저율 생산 기체를 인도 받을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도 F - 35 로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본래 F - 35 를 구매하기로 준비중이던 다른 국가들이 그렇듯이 한국 역시 이제는 다른 옵션을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별 뾰족한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라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전투기의 가격이 천정 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그렇다고 국방비를 대폭 늘릴 수도 없고, 스텔스 전투기 획득을 포기하기도 애매한 여러 나라 국방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560 억 달러를 투입하고도 이 상태인 미국 정부가 아마 가장 답답한 상황일 것으로 생각되네요. 한국은 다른 옵션이라도 고려해 볼 수 있지만 미국은 이미 들인 돈과 시간을 생각할 때 F - 35 로 갈수 밖엔 없기 때문이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9000년 전 소녀의 모습을 복원하다.

( The final reconstruction. Credit: Oscar Nilsson )  그리스 아테나 대학과 스웨덴 연구자들이 1993년 발견된 선사 시대 소녀의 모습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복원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유골은 그리스의 테살리아 지역의 테오페트라 동굴 ( Theopetra Cave )에서 발견된 것으로 연대는 9000년 전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주인공은 15-18세 사이의 소녀로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괴혈병, 빈혈, 관절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소녀가 살았던 시기는 유럽 지역에서 수렵 채집인이 초기 농경으로 이전하는 시기였습니다. 다른 시기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의 사람들도 젊은 시절에 다양한 질환에 시달렸을 것이며 평균 수명 역시 매우 짧았을 것입니다. 비록 젊은 나이에 죽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죠.   아무튼 문명의 새벽에 해당하는 시점에 살았기 때문에 이 소녀는 Dawn (그리스어로는  Avgi)라고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유골에 대한 상세한 스캔과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해서 살아있을 당시의 모습을 매우 현실적으로 복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나타난 모습은.... 당시의 거친 환경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긴 턱은 당시를 살았던 사람이 대부분 그랬듯이 질긴 먹이를 오래 씹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강하고 억센 10대 소녀(?)의 모습은 당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야 했다는 점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이렇게 억세보이는 주인공이라도 당시에는 전염병이나 혹은 기아에서 자유롭지는 못했기 때문에 결국 평균 수명은 길지 못했겠죠. 외모 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되겠지만, 당시의 거친 시대상을 보여주는 듯 해 흥미롭습니다.   참고  https://phys.org/news/2018-01-te...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